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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오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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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오뉴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는 노래가 있다. 낮은 바리톤 목소리에 유려한 소프라노 화음이 곁들여진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이다. 고운 선율뿐만 아니라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라는 아름다운 가사 덕에 결혼식 축가로도 자주 불린다.

그런데 이 노래 제목은 왜 ‘십월’이 아니고 ‘시월’일까? ‘십 일, 십 원, 십 점’ 등 ‘열’을 나타내는 한자 ‘十’은 모두 ‘십’으로 읽히는데, ‘월’과 결합할 때만 유독 ‘시월’로 발음한다. ‘유월’도 마찬가지로 ‘육월’이라 하지 않고 ‘유월’이라고 한다.

‘십월, 육월’ 대신 ‘시월, 유월’로 소리를 내는 것은 ‘활음조’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활음조란 인접해 있는 두 소리를 연이어 발음하기 어려울 때 어떤 소리를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소리로 바꾸어서 발음하기 쉽고 듣기 부드러운 소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한글맞춤법’에서는 ‘시월, 유월’의 ‘시’나 ‘유’처럼 한자의 본래 음이 변해서 사람들 사이에 널리 통용되는 발음이 있다면 그 소리에 따라 적도록 하고 있다. 굳이 그 한자의 본래 발음을 살려 ‘십월’이나 ‘육월’로 적지 않는다.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말과 그 말을 적은 글이 서로 다르지 않게 하려는 ‘언문일치’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활음조의 영향으로 본래의 음과 다르게 발음되는 예에는 ‘시월, 유월’ 말고도 ‘오뉴월, 초파일’ 등이 있다. 오월과 유월을 아울러 이를 때에는 ‘오륙월’이나 ‘오유월’이 아니라 ‘오뉴월’로 발음하고 표기해야 한다. ‘부처님 오신 날’도 ‘사월 초파일’이라고 하지 ‘초팔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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