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7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수증 받으실게요”

대형 커피전문점 컵 걸이에 새겨진 글이 화제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X). 나왔습니다(O)” 사물 존칭이 하도 문제가 되다 보니 아예 문구를 새겨 넣은 모양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시급보다 비싼 커피이니 나오시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때 씁쓸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사물존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높임말을 어려워한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틀리는 말 중에 “-(하)실게요”라는 표현이 있다.“영수증 받으실게요” “여기 앉으실게요” “다른 옷 입어 보실게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하)실게요”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상대방을 높이는 ‘시’와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담은 ‘-ㄹ게요’는 함께 쓸 수 없다. “영수증 받으세요” “영수증 받을게요”는 되지만 “영수증 받으실게요”는 자신이 영수증을 받겠다는 얘기인지 상대방에게 영수증을 받으라는 것인지 뜻이 모호하게 된다. “영수증 받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다른 옷 입어 보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높여야 할 서술어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우셨다’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울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 어느 것이 맞을까? 어느 쪽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시’를 쓴다. 즉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가 자연스럽다. 다만 존경의 어휘와 같이 쓸 때에는 다른 서술어에도 ‘시’를 쓴다. 가령 ‘주무시다’는 그 자체가 어른에게만 쓰는 존경의 뜻을 담은 어휘이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가셨다’와 같이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8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4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359
3260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352
3259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355
3258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356
3257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356
3256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1356
3255 순직 風文 2022.02.01 1357
3254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1359
3253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360
3252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361
3251 '-시키다’ 風文 2023.12.22 1363
3250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364
3249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1365
3248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366
3247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367
3246 김 여사 風文 2023.05.31 1368
3245 언어적 적폐 風文 2022.02.08 1372
3244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風文 2022.09.11 1373
3243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1374
3242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374
3241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376
3240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376
3239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3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