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수증 받으실게요”

대형 커피전문점 컵 걸이에 새겨진 글이 화제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X). 나왔습니다(O)” 사물 존칭이 하도 문제가 되다 보니 아예 문구를 새겨 넣은 모양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시급보다 비싼 커피이니 나오시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때 씁쓸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사물존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높임말을 어려워한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틀리는 말 중에 “-(하)실게요”라는 표현이 있다.“영수증 받으실게요” “여기 앉으실게요” “다른 옷 입어 보실게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하)실게요”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상대방을 높이는 ‘시’와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담은 ‘-ㄹ게요’는 함께 쓸 수 없다. “영수증 받으세요” “영수증 받을게요”는 되지만 “영수증 받으실게요”는 자신이 영수증을 받겠다는 얘기인지 상대방에게 영수증을 받으라는 것인지 뜻이 모호하게 된다. “영수증 받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다른 옷 입어 보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높여야 할 서술어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우셨다’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울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 어느 것이 맞을까? 어느 쪽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시’를 쓴다. 즉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가 자연스럽다. 다만 존경의 어휘와 같이 쓸 때에는 다른 서술어에도 ‘시’를 쓴다. 가령 ‘주무시다’는 그 자체가 어른에게만 쓰는 존경의 뜻을 담은 어휘이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가셨다’와 같이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2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6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712
3344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893
3343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894
3342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895
3341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896
3340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898
3339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900
3338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902
3337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902
3336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903
3335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904
3334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904
3333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904
3332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905
3331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906
3330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907
3329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909
3328 순직 風文 2022.02.01 913
3327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913
3326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914
3325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914
3324 쓰봉 風文 2023.11.16 915
3323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9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