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22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수증 받으실게요”

대형 커피전문점 컵 걸이에 새겨진 글이 화제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X). 나왔습니다(O)” 사물 존칭이 하도 문제가 되다 보니 아예 문구를 새겨 넣은 모양이다. 아르바이트생의 시급보다 비싼 커피이니 나오시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한때 씁쓸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다. 사물존칭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높임말을 어려워한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틀리는 말 중에 “-(하)실게요”라는 표현이 있다.“영수증 받으실게요” “여기 앉으실게요” “다른 옷 입어 보실게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하)실게요”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상대방을 높이는 ‘시’와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담은 ‘-ㄹ게요’는 함께 쓸 수 없다. “영수증 받으세요” “영수증 받을게요”는 되지만 “영수증 받으실게요”는 자신이 영수증을 받겠다는 얘기인지 상대방에게 영수증을 받으라는 것인지 뜻이 모호하게 된다. “영수증 받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다른 옷 입어 보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높여야 할 서술어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우셨다’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울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 어느 것이 맞을까? 어느 쪽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시’를 쓴다. 즉 ‘어머니는 나를 보며 우셨다’가 자연스럽다. 다만 존경의 어휘와 같이 쓸 때에는 다른 서술어에도 ‘시’를 쓴다. 가령 ‘주무시다’는 그 자체가 어른에게만 쓰는 존경의 뜻을 담은 어휘이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가셨다’와 같이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271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412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6Jan
    by 風文
    2022/01/26 by 風文
    Views 1490 

    정당의 이름

  5. No Image 24Feb
    by 風文
    2022/02/24 by 風文
    Views 1492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6. No Image 23Aug
    by 風文
    2022/08/23 by 風文
    Views 1494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7. No Image 23May
    by 風文
    2022/05/23 by 風文
    Views 1496 

    날씨와 인사

  8. No Image 03Jan
    by 風文
    2023/01/03 by 風文
    Views 1497 

    말하는 입

  9. No Image 05Dec
    by 風文
    2023/12/05 by 風文
    Views 1497 

    상석

  10. No Image 30Oct
    by 風文
    2021/10/30 by 風文
    Views 1498 

    말의 미혹

  11. No Image 21Oct
    by 주인장
    2022/10/21 by 주인장
    Views 1498 

    국가 사전을 다시?(2,3)

  12. No Image 31May
    by 風文
    2022/05/31 by 風文
    Views 1499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13. No Image 28Apr
    by 風文
    2020/04/28 by 風文
    Views 1500 

    벌금 50위안

  14. No Image 30Jun
    by 風文
    2023/06/30 by 風文
    Views 1500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15. No Image 17May
    by 風文
    2020/05/17 by 風文
    Views 1501 

    사수 / 십이십이

  16. No Image 18Jun
    by 風文
    2022/06/18 by 風文
    Views 1501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17. No Image 22Jun
    by 風文
    2022/06/22 by 風文
    Views 1502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18. No Image 01Mar
    by 風文
    2023/03/01 by 風文
    Views 1502 

    울면서 말하기

  19. No Image 31May
    by 風文
    2020/05/31 by 風文
    Views 1503 

    아카시아 1, 2

  20. No Image 01Dec
    by 風文
    2021/12/01 by 風文
    Views 1503 

    더(the) 한국말

  21. No Image 28Jan
    by 風文
    2022/01/28 by 風文
    Views 1503 

    외래어의 된소리

  22. No Image 21Jan
    by 風文
    2022/01/21 by 風文
    Views 1504 

    야민정음

  23. No Image 25Jan
    by 風文
    2022/01/25 by 風文
    Views 1504 

    법과 도덕

  24. No Image 01Sep
    by 風文
    2022/09/01 by 風文
    Views 1506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25. No Image 28Jul
    by 風文
    2022/07/28 by 風文
    Views 1507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