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와센터’ ‘몰던카’

내가 자주 가는 대형 마트에서는 정문 한쪽에 ‘도와센터’를 설치하여, 장 보러 온 사람들의 궁금 사항이나 불편ㆍ불만 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고객센터’니 ‘서비스센터’라는 말을 쓰는 데 반해 그곳에서는 ‘도와센터’라는 말을 써서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도와’라는 말을 써서인지 그 대형 마트에서는 장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정말로 열심히 노력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또 며칠 전 길을 가다가 ‘몰던카’라는 말을 쓰는 상호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언뜻 봤지만 중고차를 사고파는 가게임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몰던카’라는 말을 쓰는 사이트도 서넛 있었다. 중고차를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중고차’, ‘used car’를 대신해 ‘몰던카’를 쓰기도 하는 모양이다.

‘도와센터’와 ‘몰던카’는 ‘고객센터’, ‘서비스센터’와 ‘중고차’,‘used car’에 비해 훨씬 이해하기 쉽다. ‘도와’와 ‘몰던’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순 우리말(고유어)이기 때문이다. 의미 전달의 효과는 순 우리말이 한자어, 외래어(외국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물론 ‘도와’, ‘몰던’ 등과 ‘센터(center)’, ‘카(car)’ 등의 결합이 아주 자연스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카(car)’는 외래어로도 볼 수 없는 외국어이다.

우리 언어생활에서 순 우리말이 한자어, 외래어(외국어)에 비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순 우리말(고유어)은 ‘도와센터’와 ‘몰던카’처럼 의사소통 측면에서 탁월한 효과가 있다. 새말을 만들거나 가게 이름을 지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해 봄직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4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9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902
114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1142
113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139
112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1137
111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136
110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1136
109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135
108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134
107 쓰봉 風文 2023.11.16 1133
106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132
105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131
104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128
103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123
102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122
101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121
100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1119
99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116
98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116
97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115
96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115
95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1111
94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1109
93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風文 2022.06.28 110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