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8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6268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933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24074
    read more
  4.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Date2022.09.21 By風文 Views1376
    Read More
  5. 안녕히, ‘~고 말했다’

    Date2022.10.11 By風文 Views1381
    Read More
  6. 일고의 가치

    Date2022.01.07 By風文 Views1384
    Read More
  7.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Date2022.10.07 By風文 Views1388
    Read More
  8. 매뉴얼 / 동통

    Date2020.05.30 By風文 Views1389
    Read More
  9. 권력의 용어

    Date2022.02.10 By風文 Views1391
    Read More
  10. 올바른 명칭

    Date2022.01.09 By風文 Views1393
    Read More
  11. 언어의 혁신

    Date2021.10.14 By風文 Views1396
    Read More
  12.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Date2022.08.22 By風文 Views1397
    Read More
  13. 몰래 요동치는 말

    Date2023.11.22 By風文 Views1398
    Read More
  14.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Date2022.06.21 By風文 Views1399
    Read More
  15.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Date2022.06.23 By風文 Views1399
    Read More
  16. 이중피동의 쓸모

    Date2023.11.10 By風文 Views1405
    Read More
  17.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Date2022.07.13 By風文 Views1406
    Read More
  18. 쓰봉

    Date2023.11.16 By風文 Views1408
    Read More
  19. 내연녀와 동거인

    Date2023.04.19 By風文 Views1411
    Read More
  20.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Date2022.07.12 By風文 Views1415
    Read More
  2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Date2022.05.12 By風文 Views1418
    Read More
  22.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Date2020.05.15 By風文 Views1419
    Read More
  23.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Date2020.05.24 By風文 Views1419
    Read More
  24.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Date2022.08.27 By風文 Views1428
    Read More
  25.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Date2022.09.05 By風文 Views143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