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2 16:03

한 두름, 한 손

조회 수 8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 두름, 한 손

받고 싶은 추석 선물 1위로 한우가 꼽혔다고 한다. 부동의 1위였던 현금은 2위로 밀렸다. 한우 값 폭등이 원인이라는 분석 기사를 보면서 주머니 사정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한우에 밀리긴 했지만 굴비도 예나 지금이나 최고급 선물에 속한다. 굴비는 아직도 새끼로 엮어 파는 전통이 남아 있다. 조기 같은 생선을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즉 20마리를 한 두름이라고 한다. 오징어도 20마리를 묶어 파는데 이를 ‘축’이라고 한다. 북어 스무 마리를 묶은 것은 ‘쾌’이다. 유독 스물을 나타내는 단위가 많다. 한약 스무 첩은 한 제이다.

‘고등어 한 손’하면 고등어 두 마리를 말한다. ‘손’은 한 손에 잡을만한 분량을 나타내는 말로 조기, 고등어, 배추 등의 한 손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른다. 미나리나 파 등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말한다. 참 정겨운 표현이다. 그릇 열 개는 한 죽이다. 옷 열 벌도 ‘죽’이라고 한다. 버선 한 죽(열 켤레), 접시 한 죽과 같이 쓴다. 흔히 서로 뜻이 잘 맞을 때 ‘죽이 잘 맞다’ 고 하는데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 접은 채소나 과일 100개를 묶어 세는 단위이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는 배추 두 접씩 김장을 하곤 하셨는데 요즘 배추 200포기 김장하는 집이 얼마나 될까 싶다. 마늘, 곶감 등도 접을 쓴다. 오이, 가지 등을 셀 때에는 ‘거리’를 쓰기도 한다. 한 거리는 50개이다. 김을 묶어 세는 단위는 ‘톳’이다. 김 한 톳은 백 장이다.

선물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이제는 사라져 가는 우리말도 많다. 단위를 나타내는 말들이 특히 그렇다. 추석을 앞두니 이런 말들이 멀어져 가는 게 더 아쉽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332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8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5000
3410 훈방, 석방 바람의종 2010.07.23 14692
3409 훈민정음 반포 565돌 바람의종 2011.11.20 14497
3408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147
3407 후덥지근 / 후텁지근 바람의종 2012.05.30 11428
3406 효시 바람의종 2007.10.08 13427
3405 효능, 효과 바람의종 2010.04.25 10555
3404 횡설수설 1 바람의종 2010.11.11 15102
3403 획정, 확정 바람의종 2008.12.10 14898
3402 회피 / 기피 바람의종 2012.07.05 11748
3401 회가 동하다 바람의종 2008.02.01 20194
3400 홰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39628
3399 황제 바람의종 2012.11.02 18449
3398 황소바람 바람의종 2010.09.04 11831
3397 황새울과 큰새 바람의종 2008.01.24 11104
3396 황금시간 / 우리말 속 일본어 風文 2020.06.11 1861
3395 활개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12625
3394 환멸은 나의 힘 / 영어는 멋있다? 風文 2022.10.28 1309
3393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167
3392 화이바 바람의종 2009.09.24 10565
3391 화성돈 바람의종 2012.08.30 10764
3390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2048
3389 홍일점 바람의종 2010.10.06 149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