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고세’와 ‘푸르지오’

우리 집 근처엔 ‘이고세’라는 음식점과 ‘푸르지오’라는 아파트가 있다. 이들은 각각 상호와 상품명에 우리말을 활용한 것으로서 아주 특기할 만하다. 그러나 둘 다 약간의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이고세’는 ‘이 곳에’를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을 상호로 쓴 것이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우리말을 한글 맞춤법에 따르지 않고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그 둘 간에는 출발 지점이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빠르게 적기 위해서 그런 데 반해, ‘이고세’는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견과류 관련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머거본’이라는 상호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먹어 본’을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머거본’을 그 상호로 쓴 것이다.

다음으로 ‘푸르지오’는 한글 표기상으론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푸르지오’의 영문 표기가 ‘Prugio’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또한 얼마간 문제가 있다. ‘푸르지오’가 우리말의 형용사 ‘푸르-’를 활용한 것이라면 그 영문 표기는 ‘Pureujio’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ureujio’라 하지 않고 ‘Prugio’라 한 것은 군말할 필요도 없이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상호, 상품명 등에 우리말을 활용하는 것은 크게 환영 받을 만한 일이다. 현재보다 훨씬 더 우리말을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상호, 상품명 등의 대부분이 외국어로 도배돼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이고세’, ‘푸르지오’ 등은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들 또한 외국어로 가장되어야만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8575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5146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9993
    read more
  4. 상석

    Date2023.12.05 By風文 Views808
    Read More
  5. 드라이브 스루

    Date2023.12.05 By風文 Views1010
    Read More
  6. '넓다'와 '밟다'

    Date2023.12.06 By風文 Views989
    Read More
  7. 가짜와 인공

    Date2023.12.18 By風文 Views655
    Read More
  8. 어떤 반성문

    Date2023.12.20 By風文 Views617
    Read More
  9. 장녀, 외딸, 고명딸

    Date2023.12.21 By風文 Views678
    Read More
  10. 여보세요?

    Date2023.12.22 By風文 Views674
    Read More
  11. '-시키다’

    Date2023.12.22 By風文 Views692
    Read More
  12. 한소끔과 한 움큼

    Date2023.12.28 By風文 Views739
    Read More
  13. ‘며칠’과 ‘몇 일’

    Date2023.12.28 By風文 Views730
    Read More
  14. ‘~스런’

    Date2023.12.29 By風文 Views758
    Read More
  15. 뒤치다꺼리

    Date2023.12.29 By風文 Views757
    Read More
  16.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Date2023.12.30 By風文 Views701
    Read More
  17. ‘이고세’와 ‘푸르지오’

    Date2023.12.30 By風文 Views847
    Read More
  18. 한 두름, 한 손

    Date2024.01.02 By風文 Views667
    Read More
  19. 아주버님, 처남댁

    Date2024.01.02 By風文 Views664
    Read More
  20. 내일러

    Date2024.01.03 By風文 Views667
    Read More
  21. 있다가, 이따가

    Date2024.01.03 By風文 Views882
    Read More
  22. ‘폭팔’과 ‘망말’

    Date2024.01.04 By風文 Views806
    Read More
  23.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Date2024.01.04 By風文 Views872
    Read More
  24. 북한의 ‘한글날’

    Date2024.01.06 By風文 Views864
    Read More
  25.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Date2024.01.06 By風文 Views86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