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수치스럽다고?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성적 수치심’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적 수치심? 학업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인가?’ 자세히 들어 보니 성추행 관련기사였는데 기자가 ‘성:쩍 수치심’을 ‘성적 수치심’으로 발음한 것이었다. 뜻을 생각하지 않고 글자에만 신경을 쓸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학습이나 일의 실적을 나타내는 성적(成績)은 예사소리로 발음하지만 남녀의 특성을 나타내는 ‘성(性)’에 접미사 ‘적(的)’이 붙은 성적(性的)은 ‘성:쩍’ 즉 된소리로 발음한다. 마찬가지로 지적(指摘)은 ‘지적’으로 발음하지만 지적(知的)은 ‘지쩍’으로 발음한다. 내적(內的) 외적(外的) 공적(公的) 사적(私的)도 ‘내:쩍’ ‘외:쩍’ ‘공쩍’ ‘사쩍’이 된다.
하지만 ‘접미사 ‘-적’이 모두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성공적’ ‘근본적’처럼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한음절 단어에 붙을 때 된소리가 나지만 명확한 것은 아니며 관습적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방송 출연자가 ‘잠자리(잠을 자는 곳)’를 ‘잠짜리’가 아닌 ‘잠자리’(곤충)로 발음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합성어의 경우 표기상에는 사이시옷이 없어도 관형의 뜻이 성립할 때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한다. 문고리(문꼬리), 등불(등뿔), 눈동자(눈똥자), 손재주(손째주), 발바닥(발빠닥) 등이 이런 경우이다.
불필요한 된소리도 피해야겠지만 제때 된소리를 발음해야 의미 전달이 잘 될 뿐 아니라 발음하기도 쉽다. 경음화의 모든 원칙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가 규칙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례별로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296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970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4393 |
3150 | 통합키로, 참석키로 | 바람의종 | 2010.05.08 | 12743 |
3149 | 통틀어 | 바람의종 | 2007.03.30 | 7593 |
3148 | 통째/통채 | 바람의종 | 2008.09.03 | 11889 |
3147 | 통장을 부르다 | 바람의종 | 2008.04.17 | 11818 |
3146 | 통음 | 바람의종 | 2012.12.21 | 21519 |
3145 | 통속어 활용법 | 風文 | 2022.01.28 | 1683 |
3144 | 톨마 | 바람의종 | 2009.09.21 | 7726 |
3143 |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 바람의종 | 2007.12.16 | 7359 |
3142 | 토씨의 사용 | 바람의종 | 2009.05.31 | 6317 |
3141 | 토씨 하나 잘못 쓰면 | 바람의종 | 2010.05.06 | 8549 |
3140 | 토를 달다 | 바람의종 | 2008.02.01 | 13993 |
3139 | 토끼 | 바람의종 | 2008.10.22 | 8198 |
3138 |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 바람의종 | 2007.11.08 | 6943 |
3137 | 터울 | 바람의종 | 2008.11.11 | 7232 |
3136 | 터물·더믈 | 바람의종 | 2008.04.28 | 8350 |
3135 | 터무니없다 | 바람의종 | 2010.04.13 | 10661 |
3134 | 터무니가 없다 | 바람의종 | 2008.01.31 | 11606 |
3133 | 택도 없다. | 바람의종 | 2010.08.15 | 14851 |
3132 | 태풍의 눈 | 바람의종 | 2008.01.31 | 10770 |
3131 | 태어나다 | 바람의종 | 2012.02.28 | 9714 |
3130 | 태백산과 아사달 | 바람의종 | 2008.01.21 | 7959 |
3129 | 태극 전사들 | 風文 | 2022.01.29 | 1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