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6.16 14:55

‘파바’와 ‘롯리’

조회 수 1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파바’와 ‘롯리’

요즘 학생들은 줄여 만든 신조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말을 짧게 줄여 쓰는 것이다. ‘파바’는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을 줄인 말로서, ‘파리’와 ‘바게트’의 첫 음절 ‘파’와 ‘바’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말로는 ‘미피’와 ‘배라’를 더 들 수 있다. 이 또한 각각 ‘미스터피자(Mr. Pizza)’와 ‘배스킨라빈스(Baskin Robbins)’ 등에서 그것을 구성하는 말의 첫 음절을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줄인 말은 짧게 두 음절로 된 경우가 많다.

한편 ‘롯리’는 ‘롯데리아(Lotteria)’을 줄인 말이지만 ‘파바’와는 그 성격이 좀 다르다. ‘롯데리아’는 ‘롯데(Lotte)’와 ‘카페테리아(cafeteria)’의 혼성어로 ‘롯데’와 ‘리아’로 구성된 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간결성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짧게 두 음절로 줄여 만든 말이다. ‘아디다스(Adidas)’와 ‘맥도날드(MacDonald)’의 줄인 말인 ‘아다’ ‘맥날’ 등도 똑같다.

이런 줄인 말은 ‘연세대학교(延世大學校)’와 ‘국제연합(國際聯合)’의 한자어를 각각 ‘연대’와 ‘국련’으로 줄인 말에서 유추된 것이다. 줄인 말이란 대개 사람들 간에 서로 공유된 것이나 그 뜻이 쉽게 이해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런데 ‘파바’와 ‘롯리’ 같은 줄인 말이 학생들끼리의 대화에서야 편리할지 몰라도 다른 세대와의 대화에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학생들이 이 점을 알아 줄인 말의 사용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37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9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949
3348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1197
3347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198
3346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200
3345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1205
3344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1212
3343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212
3342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214
3341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215
3340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218
3339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1218
3338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風文 2022.05.31 1219
3337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219
3336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1219
3335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232
3334 옹알이 風文 2021.09.03 1233
333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風文 2022.05.26 1233
3332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1234
3331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234
3330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1236
3329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236
332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237
3327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2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