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30 09:42

프로듀사

조회 수 20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프로듀사

드라마 ‘프로듀사’를 보는 것은 주말 저녁의 큰 기쁨이었다. 김수현의 매력에도 푹 빠졌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생활의 일부가 드라마로 나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익숙한 장소, 누구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 극중 배역, 아찔했던 방송 현장의 사고들. 그런데 왜 ‘프로듀서’가 아니고 ‘프로듀사’였을까?

방송의 연출, 제작을 책임지는 사람을 ‘프로듀서’라고 한다. ‘생산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produc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이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다. 그런데 ‘-er’대신에 직업을 나타내는 우리말 접미사 ‘-사(士)’를 붙여 ‘프로듀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목을 살짝 비튼 데에는 프로듀서의 깊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흔히 끝에 ‘선비 사(士)’가 붙으면 직업을 나타내는 말이 된다. 변호사(辯護士), 건축사(建築士), 세무사(稅務士)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판사(判事), 검사(檢事)의 ‘사’는 ‘일 사(事)’이다. 교사(敎師), 의사(醫師)는 ‘스승 사(師)’를 쓴다. 명확하게 어떤 기준인지는 밝히기가 어렵다.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나오는 전문적인 직업에는 ‘-사(士)’가 붙는 경향이 있다. ‘변호’라는 말 뒤에 접미사 ‘사(士)’가 붙어 ‘변호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판사’ ‘검사’도 전문직임에 틀림없으나 변호사와 같은 파생어가 아니라 ‘판사’ ‘검사’가 원어로 하여 쓰여 온 말이다. ‘의사’ ‘교사’ 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아나운서들은 예전부터 스스로를 ‘언어운사(言語運士)’라 칭하며 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해 왔다. ‘프로듀사’ 후속작 ‘아나운사’를 기대해 보며….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262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4020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8Apr
    by 風文
    2023/04/18 by 風文
    Views 1697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5. No Image 19Apr
    by 風文
    2023/04/19 by 風文
    Views 1411 

    내연녀와 동거인

  6. No Image 20Apr
    by 風文
    2023/04/20 by 風文
    Views 1284 

    막냇동생

  7. No Image 21Apr
    by 風文
    2023/04/21 by 風文
    Views 1339 

    댄싱 나인 시즌 스리

  8. No Image 24Apr
    by 風文
    2023/04/24 by 風文
    Views 1745 

    너무

  9. No Image 25Apr
    by 風文
    2023/04/25 by 風文
    Views 1731 

    개양귀비

  10. No Image 26Apr
    by 風文
    2023/04/26 by 風文
    Views 1511 

    용찬 샘, 용찬 씨

  11. No Image 28Apr
    by 風文
    2023/04/28 by 風文
    Views 1573 

    돼지껍데기

  12. No Image 12May
    by 風文
    2023/05/12 by 風文
    Views 1590 

    대통령과 책방

  13. No Image 22May
    by 風文
    2023/05/22 by 風文
    Views 1742 

    단골

  14. No Image 24May
    by 風文
    2023/05/24 by 風文
    Views 1596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15. No Image 26May
    by 風文
    2023/05/26 by 風文
    Views 1706 

    ‘이’와 ‘히’

  16. No Image 27May
    by 風文
    2023/05/27 by 風文
    Views 1622 

    도긴개긴

  17. No Image 28May
    by 風文
    2023/05/28 by 風文
    Views 1747 

    아이 위시 아파트

  18. No Image 29May
    by 風文
    2023/05/29 by 風文
    Views 1503 

    예민한 ‘분’

  19. No Image 30May
    by 風文
    2023/05/30 by 風文
    Views 2041 

    프로듀사

  20. No Image 31May
    by 風文
    2023/05/31 by 風文
    Views 1537 

    김 여사

  21. No Image 02Jun
    by 風文
    2023/06/02 by 風文
    Views 1746 

    ‘부끄부끄’ ‘쓰담쓰담’

  22. No Image 06Jun
    by 風文
    2023/06/06 by 風文
    Views 1904 

    이 자리를 빌려

  23. No Image 09Jun
    by 風文
    2023/06/09 by 風文
    Views 2053 

    망신

  24. No Image 14Jun
    by 風文
    2023/06/14 by 風文
    Views 1917 

    말 많은 거짓말쟁이 챗GPT, 침묵의 의미를 알까

  25. No Image 16Jun
    by 風文
    2023/06/16 by 風文
    Views 1757 

    ‘파바’와 ‘롯리’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