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마음이 강해야 내  소원도 이루어진다 -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4. 가족들과의 더 좋은 관계를 위하여

   진면목을 요청하라 - 헬리스 브릿지

 나는 나른한 햇살 속에서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온몸에서 긴장이 다 풀리는 듯했다. 내 벤치의 한쪽 끝엔 숙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은 양, 허리가 구부정하게 휘고 가냘픈 체구인데다 마녀 같은 매부리코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왠지 나는 그녀에게 끌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길을 바다에 두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나는 충동적으로 노숙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조용히 질문했다.

  "우리가 서로를 두 번 다시 못할 거라면, 저에게 진정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시렵니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의 두 뺨 위로 눈물 방울이 흘러내렸다.

  "나를 그토록 생각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우."

  그녀는 흐느꼈다. 나는 한 손을 가볍게 그녀의 어깨에 얹고 위로하며 말했다.

  "여기 제가 있잖습니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항상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다우. 하지만 우리 어머니 말씀이, 내  행동이 너무 굼뜨다는 거야.  그래서 발레를 배울 기회조차 갖지 못했수. 하지만 나에게는 비밀이 있다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나는 네 살 때부터 나만의 춤을 연습해 왔어. 나는 어머니 몰래 옷장에 숨어서 연습했었다우."
  "저에게 그 춤을 보여 주십시오."

  내가 청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나를 다시 보았다.

  "내 춤을 보고 싶수?"
  "그럼요."

  그리고 나는 기적을 봤다. 그녀의 얼굴에서 오랜 세월에 걸친  고통의 흔적은 사라졌다. 이제 그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높이 들고 어깨를 뒤로 활짝 펴고 당당하게 일어났다. 그녀는 자리에서 한 바퀴  빙그르 돌아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마치 온 세상이  그녀를 위해 멈춰선 것처럼 보였다. 지금이야말로 그녀가 평생토록 기다려  왔던 무대였던 것이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나를 위해 춤을 추고 싶어했다. 그녀는 내 앞에 서서 큰 숨을 들이켰다. 몇  초 전만 해도 흐릿했던 그녀의 눈빛이 지금은 살아  있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그녀는 우아하게 발끝으로 서서 양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실로  대가다운 몸짓이었다. 나는 내 눈앞에서 펼쳐진 기적을 응시했다. 추하고, 늙고, 비참한 노파가  유리 구두를 신은 신데렐라로 변신한 것이다.  그녀는 평생을 걸려 춤을 익혔고, 단 몇 초 동안 춤을 췄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달성되었다. 그녀는 춤을 췄다! 이제 그녀는 울며 웃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그녀가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을 비롯한 여러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녀의 모든 말에 귀를 귀울였다.

  "당신은 정말 훌륭한 발레리나입니다. 당신을 만나게 되어 몹시 기쁩니다."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작별 인사를 했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 이후로 나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미소와 손을 흔들며 작별하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부터, 나는 어디를 가든 발걸음을 멈춰서서 사람들의  진면목을 보려고 힘쓴다. 나는 그들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질 때마다 기적을 목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184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1279
2731 맘껏 아파하고 슬퍼하세요 風文 2022.05.10 665
2730 딱 한 번의 실천이 가져온 행복 - 클로디트 헌터 風文 2022.08.23 666
2729 역사의 흥망성쇠, 종이 한 장 차이 風文 2023.05.12 667
2728 너무 고민 말고 도움을 청하라 風文 2020.05.05 668
2727 모든 싸움은 사랑 이야기다 風文 2021.11.10 668
2726 지혜의 눈 風文 2022.12.31 668
2725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風文 2023.08.24 668
2724 극복할 수 있다! 風文 2020.05.05 669
2723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 風文 2023.04.28 669
2722 시간이라는 약 風文 2023.08.17 669
2721 꽃이 핀 자리 風文 2023.05.22 670
2720 교실의 날씨 風文 2023.10.08 670
2719 밧줄 끝에 간신히 매달려서... 風文 2019.08.16 671
2718 어른다운 어른 風文 2020.05.05 671
2717 출근길 風文 2020.05.07 671
2716 인생이라는 파도 風文 2022.01.29 671
2715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風文 2022.02.10 671
2714 신에게 요청하라 3, 4, 5 風文 2022.12.01 671
2713 우리 삶이 올림픽이라면 風文 2023.02.25 671
2712 자기 마음부터 항복하라 風文 2019.06.21 672
2711 정상에 오른 사람 風文 2019.08.16 672
2710 아직은 '내 아이'다 風文 2019.08.26 673
2709 잇몸에서 피가 나왔다? 風文 2022.02.24 673
2708 걸음마 風文 2022.12.22 673
2707 우주의 자궁 風文 2023.06.07 67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