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8.10 15:35

끼적끼적

조회 수 6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끼적끼적

“요즘 많이 힘들지?”
이 한마디로 자살을 접는 이는 수도 없다.
문제는 둘뿐일 때 오직 둘뿐일 때,
둘이 각자 힘들 때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하지 못할 때
말해야 할 순간을 지나쳤을 때
그저 뒷모습만 바라보며
‘잘 이겨내겠지.’라고 생각할 때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더욱 치명적일 때가 있는데
“요즘 많이 힘들지?”라는 말을 왜 그 사람에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영육의 평화를 깨는 건 아픈 일이다.
그러나 내가 조금 아파도 스스로 조각 낸 것에 내가 시리더라도
내게만 오던, 나를 만족시키던 각광(脚光)을 버리고 그 사람 주변을 비춰보면
그 사람
왜 힘든지 알게 된다.
각광을 받고 있으면 나 아닌 다른 사람도 보이지 않고
보여도 흐릿하며 모두가 나를 주인공으로 받아 줘야만 사는 외발 인생이 된다.

답답한 건
내가 답답한 건
각광의 유한함을 모르고 내게 찔러대는 그 사람의 기침(氣針)이다.
두 손 모아 서로를 위해 기도할 줄만 안다면 족하다.

어린이는 ‘어리석은 이’다. 한자로 유치(幼稚)하다고 말한다.
어른은 유치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맑은 마음을 유지하려 애쓰며 유치를 벗을 때를 아는 사람이다.
시도 때도 없이 유치하면 곤란하다. 그 맑음이 빛을 잃기 때문이다.
매우 처절한 자화상이 된다.
오늘 그린 자화상은 10년 뒤 얼마나 추하게 보일까.

오늘문득 : 2012.01.13. 21:4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8 성급한 어리석음 1 2023.01.10 680
37 기다림 2023.01.28 672
36 너의 편 2023.02.07 671
35 있을 때 잘해야 2023.01.19 668
34 오지 않는 사람 file 2023.02.11 667
33 끼적끼적 2022.08.11 649
32 선택 2022.08.11 648
31 노래 없이 살 수 있나 2022.08.11 643
30 임기응변 2023.01.07 629
29 트위스트 file 2023.01.22 627
» 끼적끼적 2022.08.10 611
27 글은 독방에서 써야한다 2022.08.11 607
26 2023.01.24 603
25 꽃집 1 2023.01.17 586
24 꼬리와 머리 2023.01.25 585
23 사는 이야기 1 2023.01.05 565
22 기준예고 2023.01.18 554
21 설날 2023.01.21 552
20 자유 2023.01.19 546
19 바람 2023.01.29 542
18 답답 2023.03.03 538
17 2022.08.11 536
16 시를 읽다가 2022.08.10 529
15 For a few dollars More - Ennio Morricone 2023.01.28 521
14 A-ha – Take on me 2023.01.24 516
13 친구 1 2023.01.22 509
12 설레발 2023.01.08 5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