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4.28 14:33

남과 북의 협력

조회 수 10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과 북의 협력

북의 미사일이 날아가고 언제 또 핵실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남과 북이 서로 협력할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철이 없거나 아니면 허무맹랑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엄중하다 해도 역사적으로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또한 계속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나 경제, 또는 군사나 스포츠 등은 손익과 우열, 그리고 승패의 문제가 얽혀 있다. 그러나 그런 것 말고도 남과 북이 해결해 나가야 할 일도 퍽 많다. 서로의 언어와 표현 차이의 극복, 믿음직하고도 유용한 사전 편찬, 맞춤법의 공통성 확대 등은 싸우면서도 늘 해야 할 숙제들이다. 더 나아가 해외 동포들과의 소통 문제, 올바르고 적절한 번역 등을 위한 사업은 한시도 외면할 수 없는 일들이다.

굳이 언어 문제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역사 분야로 넘어들어가 서로 유적 발굴을 함께 한다든지, 박물관 수장품들을 공동 전시한다든지 공동 목록집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요란한 언론 플레이를 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끼리 이러한 ‘안전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국제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이미 남과 북은 함께 ‘겨레말사전’이라는 것을 편찬하는 중이었다. 그간의 정치적 장애로 지체되었던 사업을 이럴 때일수록 정치적 긴장과 관계없이 대범하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것은 민족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종 ‘국제적 제재’와 굳이 연동시킬 필요도 없다. 정치적 군사적 갈등의 전제는 언젠가는 통합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갈등이 심할수록 이런 사업에는 더욱더 힘을 쏟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기나긴 분단의 세월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어줄, 가늘면서도 질긴 명주실을 언어와 역사의 문제에서 찾아보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일 것이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0149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6727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1720
    read more
  4. 언어적 자해

    Date2022.02.06 By風文 Views1224
    Read More
  5. 프레임 설정

    Date2022.02.06 By風文 Views1680
    Read More
  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Date2022.02.06 By風文 Views864
    Read More
  7. 정치인의 애칭

    Date2022.02.08 By風文 Views1066
    Read More
  8. 언어적 적폐

    Date2022.02.08 By風文 Views1039
    Read More
  9. 권력의 용어

    Date2022.02.10 By風文 Views836
    Read More
  10. 받아쓰기 없기

    Date2022.02.10 By風文 Views2060
    Read More
  1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Date2022.02.10 By風文 Views816
    Read More
  12. 되묻기도 답변?

    Date2022.02.11 By風文 Views1049
    Read More
  13. 역사와 욕망

    Date2022.02.11 By風文 Views864
    Read More
  14. 새말과 소통, 국어공부 성찰

    Date2022.02.13 By風文 Views1029
    Read More
  1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Date2022.02.13 By관리자 Views782
    Read More
  16.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Date2022.02.24 By風文 Views884
    Read More
  17.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Date2022.04.27 By風文 Views959
    Read More
  18. 남과 북의 협력

    Date2022.04.28 By風文 Views1094
    Read More
  19. 외국어 차용

    Date2022.05.06 By風文 Views905
    Read More
  20. 호언장담

    Date2022.05.09 By風文 Views954
    Read More
  21. 인종 구분

    Date2022.05.09 By風文 Views832
    Read More
  22. 마그나 카르타

    Date2022.05.10 By風文 Views861
    Read More
  23. 성인의 세계

    Date2022.05.10 By風文 Views1101
    Read More
  24. 한국어의 위상

    Date2022.05.11 By風文 Views1017
    Read More
  25. 세계어 배우기

    Date2022.05.11 By風文 Views93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