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2.06 07:21

프레임 설정

조회 수 15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프레임 설정

‘프레임’(frame)이라는 개념은 ‘기본 뼈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틀거리’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틀을 가리키며, 그 틀과 연관된 ‘언어’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사용하여 사람들을 그 틀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 버린다. 프레임은 정치 영역에서, 특히는 선거 전략에서 많이 활용, 혹은 악용되기도 한다. 유권자들에게 특정한 ‘생각의 덫’을 씌워 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이 결혼해서 아기도 낳고, 육아에도 힘쓰며, 직장 생활도 잘 해내는 것을 ‘슈퍼우먼’으로 생각하는 프레임과 반면에 그것을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이중고’로 보는 프레임이 있다. 이런 것은 정치적으로 여성 유권자를 응집시키기 좋은 소재들이어서 선거 공약 같은 데에 많이 이용된다.

슈퍼우먼 프레임에서는 여성들이 직장에 충실하고 남성과 동등한 역할 분담을 하며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여성의 발전’이라는 틀로 보는 것이요, 반면에 ‘여성의 고통’이라는 프레임에서는 보수와 승진 기회도 적고 그러면서도 육아에 독박을 써야 하는 직장 여성들의 고달픈 삶을 더 강조한다. 곧 어떤 프레임의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선거의 막바지에 이르니 안보와 관련한 사드 문제가 또 우리의 정치적 판단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 논란의 문제점은 논쟁의 틀거리가 지나치게 외재적이라는 점에 있다. 국가의 안전과 민족 문제의 해결이라는 우리의 내재적인 프레임이 아니라 주로 다른 나라들이 만든 ‘북한 미워하기’라는 프레임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다. 논쟁의 틀거리를 잘못 정하면 최선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정세를 바르게 보는 ‘눈’과 ‘생각의 틀’을 갖춘 후보자와 유권자라야 우리의 미래를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1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7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627
3080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336
3079 진력나다, 진력내다 바람의종 2011.12.28 13333
3078 X-mas 바람의종 2011.12.26 13329
3077 초를 치다 바람의종 2010.09.05 13302
3076 도시이름 바람의종 2011.11.14 13299
3075 깍둑이, 부스럭이 바람의종 2008.10.27 13296
3074 응큼하다 바람의종 2012.10.09 13291
3073 ‘강시울’과 ‘뒤매’ 바람의종 2010.06.20 13281
3072 간지는 음력 바람의종 2010.01.20 13281
3071 ‘팜므파말’ 바람의종 2011.12.22 13280
3070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바람의종 2009.10.06 13278
3069 아퀴를 짓다 바람의종 2008.01.21 13273
3068 추근대다, 찝적대다 바람의종 2011.12.12 13264
3067 가시 돋힌 설전 바람의종 2010.04.01 13260
3066 안절부절못하다 바람의종 2010.03.24 13259
3065 해장 바람의종 2012.07.23 13241
3064 퍼센트포인트 바람의종 2011.11.24 13235
3063 ‘때식을 번지다’와 ‘재구를 치다’ 바람의종 2010.05.07 13217
3062 일본식 용어 - ㅌ ~ ㅎ : "政治는 일본식 우리식은 政事" - 김성동 / 소설가 바람의종 2008.03.15 13212
3061 전송과 배웅 바람의종 2010.12.19 13208
3060 바치다,받치다,받히다 바람의종 2010.04.19 13203
3059 하릴없다와 할 일 없다 바람의종 2010.03.08 131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