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1.13 19:54

주권자의 외침

조회 수 16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주권자의 외침

세상이 들끓고 있다. 들끓는다는 말은 너도나도 하고 싶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는 뜻일 게다. 살아가면서 거침없이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

두루 알고 있다시피 우리 헌법 1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주권이라 함은 매우 논쟁적이기는 하나, 한 국가가 자기결정권을 집행할 수 있는 천부적이고도 법적인 정당성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러한 주권의 바탕이 되는 권력이 바로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니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문제는 우리의 이 권력이 그냥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로 뽑힌 자들에게 위임됨으로써 효력을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을 위임받은 그들이 일을 그르치고 있으면 국민들은 답답하기 짝이 없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주권의 원천이자 주인인 국민이 직접 정치에 가담하게 된다. 이것이 격렬해지면 혁명이 되고, 온건하면 저항운동이다.

주권자로서의 국민이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일단 ‘외치는 일’이다. 거리에서나 시장에서나 가리지 않고 외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럴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꿈의 정치라고 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권자 다수가 행동하면 그것이 바로 법이다. 주권자가 권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위임했던 입법권과 사법권의 회수를 외치는 순간은 그래서 준엄하다. 거리의 함성은 개돼지들의 비명이 아니라 주권자의 선언이다. 투표가 끝나면 늘 허전했던 국민들이 ‘비로소’ 스스로 권력을 집행하는 것이다. 절대로 주눅 들 일이 아니다. 진정한 주권자는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말’로 표현해야 한다. 그것이 주권의 구체적 실현이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144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2922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0May
    by 風文
    2022/05/10 by 風文
    Views 1687 

    성인의 세계

  5. No Image 02Sep
    by 風文
    2023/09/02 by 風文
    Views 1689 

    지긋이/지그시

  6. No Image 18Nov
    by 風文
    2022/11/18 by 風文
    Views 1691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7. No Image 18May
    by 風文
    2022/05/18 by 風文
    Views 1692 

    콩글리시

  8. No Image 03Aug
    by 風文
    2022/08/03 by 風文
    Views 1694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9. No Image 29Jul
    by 風文
    2022/07/29 by 風文
    Views 1695 

    노랗다와 달다, 없다

  10. No Image 16Jun
    by 風文
    2023/06/16 by 風文
    Views 1695 

    ‘파바’와 ‘롯리’

  11. No Image 14Apr
    by 風文
    2023/04/14 by 風文
    Views 1696 

    어쩌다 보니

  12. No Image 15Jun
    by 風文
    2020/06/15 by 風文
    Views 1697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13. No Image 06Jan
    by 風文
    2024/01/06 by 風文
    Views 1699 

    북한의 ‘한글날’

  14. No Image 10Nov
    by 風文
    2023/11/10 by 風文
    Views 1700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15. No Image 06Feb
    by 風文
    2023/02/06 by 風文
    Views 1701 

    국가의 목소리

  16. No Image 15Jan
    by 風文
    2022/01/15 by 風文
    Views 1702 

    지도자의 화법

  17. No Image 18Oct
    by 風文
    2023/10/18 by 風文
    Views 1702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18. No Image 02Jun
    by 風文
    2023/06/02 by 風文
    Views 1707 

    ‘부끄부끄’ ‘쓰담쓰담’

  19. No Image 22May
    by 風文
    2023/05/22 by 風文
    Views 1709 

    단골

  20. No Image 28May
    by 風文
    2023/05/28 by 風文
    Views 1711 

    아이 위시 아파트

  21. No Image 25Apr
    by 風文
    2023/04/25 by 風文
    Views 1714 

    개양귀비

  22. No Image 06Dec
    by 風文
    2022/12/06 by 風文
    Views 1715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23. No Image 29Dec
    by 風文
    2023/12/29 by 風文
    Views 1715 

    ‘~스런’

  24. No Image 24Sep
    by 風文
    2022/09/24 by 風文
    Views 1719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25. No Image 24Apr
    by 風文
    2023/04/24 by 風文
    Views 1720 

    너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