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10.08 23:52

정치인들의 말

조회 수 8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정치인들의 말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며 전망이 불확실해지자 거대 정당들의 주력부대가 이런저런 아쉬운 지역을 다니며 ‘사과’와 ‘반성’을 외치면서 열심히 조아린다. 그것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과를 조심해서 받아야 하는 이유는 사과를 수용함과 동시에 그가 저지른 행위는 면소 처분이 되기 때문이다. 법적 용어로는 기소중지가 된다. 그리고 바로 그 행위를 또다시 문제 삼기가 무척 곤혹스러워진다. 다시 사과를 받으려면 과오가 추가로 발견되거나, 사과의 절차나 표현에 문제가 있을 때에나 가능하다.

사과를 영리하게 받아들이려면 확실한 ‘재발 방지’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더 확실하게 그 사람의 ‘권리’를 담보로 잡는 것이 유용하다. 그냥 ‘인간적으로’ 덜컥 사과를 받아들이면 결국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던 그 ‘힘’은 사라지고 만다.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확실한 미래 약속이나 현실적인 권력 일부를 담보물로 차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유권자, 영리한 유권자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정치인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말은 유난히도 상황의존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시시각각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그래서 그들의 변심을 욕만 할 수도 없다.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유권자 중심의 전략 말이다.

유권자들에게는 정치세력들끼리 상호견제를 시키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유권자들이 ‘이이제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쪽만 강하게 만들면 유권자들만 허약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일단 잘못을 저지른 정치인에게는 아무리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가장 가혹한 징벌을 내리는 것이 다시는 유권자들을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마음 착한 정치인을 기대하지 말고 강한 유권자가 되자. 허약한 유권자 앞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없다.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356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16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4Mar
    by 바람의종
    2007/03/24 by 바람의종
    Views 10655 

    젬병

  5. No Image 20Nov
    by 바람의종
    2008/11/20 by 바람의종
    Views 7486 

    젠 스타일

  6. No Image 07Sep
    by 바람의종
    2009/09/07 by 바람의종
    Views 7226 

    제트(Z)

  7. No Image 05Jul
    by 바람의종
    2010/07/05 by 바람의종
    Views 14344 

    제작, 제조, 조제

  8. No Image 20Jan
    by 바람의종
    2010/01/20 by 바람의종
    Views 11961 

    제우 요것뿐이오!

  9.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11466 

    제왕절개

  10.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10/02/12 by 바람의종
    Views 11382 

    제수용품 / 꼬지, 꽂이, 꼬치

  11. No Image 23Mar
    by 바람의종
    2007/03/23 by 바람의종
    Views 14136 

    제비초리

  12. No Image 29May
    by 바람의종
    2009/05/29 by 바람의종
    Views 7419 

    제비

  13. No Image 05Jan
    by 바람의종
    2008/01/05 by 바람의종
    Views 7861 

    제맛

  14. No Image 18Aug
    by 바람의종
    2007/08/18 by 바람의종
    Views 9756 

    제6공화국

  15. No Image 08Feb
    by 風文
    2022/02/08 by 風文
    Views 1363 

    정치인의 애칭

  16. No Image 08Oct
    by 風文
    2021/10/08 by 風文
    Views 827 

    정치인들의 말

  17. No Image 29Jan
    by 風文
    2022/01/29 by 風文
    Views 1525 

    정치의 유목화

  18. No Image 13Oct
    by 風文
    2022/10/13 by 風文
    Views 1376 

    정치와 은유(2, 3)

  19. No Image 24Oct
    by 바람의종
    2007/10/24 by 바람의종
    Views 9150 

    정종

  20.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8711 

    정정당당

  21. No Image 10May
    by 바람의종
    2010/05/10 by 바람의종
    Views 11097 

    정육점과 푸줏간

  22. No Image 13Mar
    by 바람의종
    2010/03/13 by 바람의종
    Views 11167 

    정오(正誤)

  23. No Image 25Oct
    by 바람의종
    2007/10/25 by 바람의종
    Views 9803 

    정서적 의미

  24.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9/02/21 by 바람의종
    Views 6415 

    정상 정복, 등정

  25. No Image 15Jun
    by 風文
    2022/06/15 by 風文
    Views 1343 

    정보와 담론, 덕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