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2차대전 중에 열대 밀림 한복판에 있던 일본군의 포로수용소에는 늘 짙은 어둠이 가득했습니다. 전기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지독한 무더위와 살인적인 배고픔 때문에 포로들의 얼굴에는 이미 검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량이 거의 공급되지 않았던 수용소에서 쥐를 잡아먹었다면 큰 행운이라고 부러움을 받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수용소 안에 먹을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인으로 가방 깊숙한 곳에 양초를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는 절친한 단 한 명의 포로에게 그 양초가 가장 위급할 때 중요한 식량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친구에게도 꼭 나눠주리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고백을 들은 포로는 그 뒤부터 혹 친구가 양초를 혼자 다 먹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밤마다 가방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날 한 포로가 서글픈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어느새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군. 내년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보낼 수 있었으면......
  그러나 배고픔에 지친 포로들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밤, 양초가 든 가방을 괴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던 그 포로는 친구가 부시시 일어나 조심스럽게 가방 속에서 양초를 꺼내들자 친구가 자기 혼자만 양초를 먹으려는 줄 알고 놀라서 숨을 죽이고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양초를 꺼내 판자 위에 올려 놓고 숨겨 놓았던 성냥으로 불을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오두막 안이 환해졌습니다. 포로들은 작고 약한 불빛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에서 깨어난 뒤 하나둘 촛불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촛불은 포로들의 얼굴을 환하게 비췄습니다. 그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은 없습니다."
  촛불은 활활 타올라 점점 커져서 포로들의 마음까지 비추는 듯했습니다.
  "우리 내년 크리스마스는 반드시 집에서 보내자구."
  누군가 또 이렇게 말하자 포로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 뒤, 서로의 소원을 얘기했습니다. 그 날 그렇게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던 포로들은 아무도 배가 고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희망을 갖지만, 희망은 언제나 실망과 맞붙어 있는 것이어서 실망하게 되면 풀이 죽고 만다. 희망을 질러 나아가고, 잃지 않게 하는 것은 굳센 용기뿐이다. (양계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3535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2880
610 '겹말'을 아시나요? 風文 2022.01.30 865
609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風文 2022.08.18 865
608 대머리도 머리를 말린다? - 존 페카넨 風文 2022.10.24 865
607 나무도 체조를 한다 風文 2022.06.04 864
606 하루하루가 축제다 風文 2019.08.24 863
605 바쁘다는 것은 風文 2023.04.13 863
604 젊은이가 사라진 마을 風文 2023.04.25 863
603 '희망은 격렬하다' 風文 2022.01.15 861
602 '아침'을 경배하라 風文 2019.08.17 860
601 살아야 할 이유 風文 2023.02.08 860
600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風文 2020.07.03 857
599 정열적으로 요청한 부부 - 젝키 밀러 風文 2022.08.30 857
598 꽃에 물을 주는 사람 風文 2019.09.02 855
597 나 하나쯤이야 風文 2020.05.13 855
596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風文 2023.10.09 854
595 세계 평화를 요청한 소년 - 마크 빅터 한센 風文 2022.08.28 853
594 '고맙습니다. 역장 올림' 風文 2020.06.02 852
593 한마음, 한느낌 風文 2023.01.21 852
592 인생의 투사 風文 2019.08.13 851
591 무시당하고 자란 아이 風文 2020.06.08 850
590 한 통의 전화가 가져다 준 행복 - 킴벨리 웨일 風文 2022.08.20 850
589 슬프면 노래하고 기뻐도 노래하고 風文 2023.11.15 850
588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風文 2019.08.19 849
587 건강해지는 방법 風文 2019.09.05 849
586 두 팔 벌려 안고 싶다 風文 2019.09.02 84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