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7.02 13:32

어린이를 위하여

조회 수 8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어린이를 위하여

  5월이 되면 생각나는 선구자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가슴에 사랑의 선물을 듬뿍 안겨 준 인자한 동화 속의 아저씨 같은 사람입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요, 희망이며 이상이다"라고 주장하던 소파 선생은 1899 년 서울에서 미곡상을 경영하던 가난한 집의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불우한 환경에도 명랑하고 의욕적이었던 그는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선린상업학교에 들어가 가장 바람직한 독립운동을 위해선 어린이 육성운동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일생을 어린이를 위하여 바치겠다고 결심하고 소년 운동에 뛰어듭니다.

  천도교 신자가 된 그는 '어린이는 하늘과 같다'고 믿고 장인인 손병희 선생과 당시 천도교 비밀신문인 '조선 독립신문'이 위기에 처하자 보성전문학교 학생의 신분으로 비밀리 신문을 만들어 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 형사대에 잡혀가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끌려온 급사 아이가 맞는 것을 보고 '저 아이 대신 나를 때려라'고 외쳤습니다. 또 동화연구가로도 유명했던 방정환 선생은 잡지 '어린이'에 '쫓겨가신 선생님'이란 소설을 발표, 일본 총독부 검열관에 걸려 옥살이를 했습니다. 옥살이 동안에도 옛날 이야기를 어떻게나 구수하게 했는지 간수들은 그가 풀려 나가는 것을 섭섭해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한번은 천도교 대강당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화 대회를 열었는데 오줌은 마렵고 이야기는 재미있고 해서 고무신을 벗어 오줌을 누는 아이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손깍지를 낄 수 없을 만큼 배가 나온 그가 단 위에 올라가 말라깽이 흉내를 내면, 마른 사람으로 보일 만큼 동작과 화술이 놀라워 아무도 그를 따를 사람이 없었습니다.

  1921 년 동경에서 세계명작 동화집 '사랑의 선물'을 번역 출판하기도 한 그는 1923 년 세계 최초의 어린이 헌장이라고도 할 만한 '어린이날의 약속'이란 글을 발표한 뒤 희망을 위하여, 내일을 위하여, 다같이 어린이를 잘 키우자고 호소했습니다. 소설과 연극운동도 함께 펼친 소년 같은 아저씨 소파 방정환은 눈물어린 동요와 동시 수백 편을 남기고 민족의 광복을 맞기 전, 30 대 초반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자기가 이 세상에 와서 우주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가? 또한 떠나간다고 해서 어떤 변화가 있었던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와서 떠나가는 것인가? 이 귀에 알아듣게 말해 준 사람이 있었던가? (르바이아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61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6078
635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風文 2023.09.25 1032
634 아하! 실마리를 찾았어요 風文 2022.01.30 1031
633 책을 '먹는' 독서 風文 2023.09.07 1031
632 '밥은 제대로 먹고 사는지요?' 風文 2019.09.05 1029
631 '변혁'에 대응하는 법 風文 2020.05.07 1029
630 나무도 체조를 한다 風文 2022.06.04 1029
629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1. 비어있음 - 궁극 風文 2020.05.27 1026
628 짧은 치마, 빨간 립스틱 風文 2022.01.29 1025
627 진통제를 먹기 전에 風文 2023.01.27 1025
626 갑자기 눈물을 터뜨린 30대 남성 風文 2020.05.22 1024
625 오래 슬퍼하지 말아요 風文 2019.08.19 1023
624 감사 훈련 風文 2023.11.09 1023
623 51. 용기 風文 2021.10.09 1021
622 혈당 관리가 중요한 이유 風文 2023.04.13 1021
621 마음 치유 風文 2019.08.08 1020
620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16. 모방 風文 2020.06.11 1020
619 단도적입적인 접근이 일궈낸 사랑 風文 2022.08.21 1020
618 신묘막측한 인간의 몸 風文 2023.09.04 1020
617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風文 2019.08.10 1018
616 장미빛 인생 風文 2019.08.31 1017
615 마음을 읽어내는 독심술 風文 2023.09.22 1017
614 새벽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風文 2023.11.01 1017
613 불화의 목소리를 통제하라 風文 2022.01.29 1015
612 다시 기뻐할 때까지 風文 2020.05.06 1014
611 차 맛이 좋아요 風文 2022.12.14 10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