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새장처럼 부서진 사랑

  늙은 죄수가 있었습니다. 평생 감옥을 전전했기에 그에게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었으며 고독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어느 날 늙은 죄수는 감옥 창 밖에 날아온 참새 한 마리를 만나게 됩니다. 참새는 매일 죄수가 주는 빵부스러기를 쪼아 먹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죄수로서 70 평생 처음 느끼는 행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참새에게 정을 쏟은 죄수는 비로소 사랑에 눈을 뜹니다. 하지만 지상의 모든 행복이 그러하듯 불행의 여신은 질투의 비수를 꽂기 위해 죄수를 바다 깊숙한 섬으로 이감시킵니다. 참새를 두고 떠날 수 없는 늙은 죄수는 철사 부스러기를 주워다 조그만 조롱을 만들었습니다.  노인은 허술한 조롱을 소중히 가슴에 품고 배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죄수들의 밀고 당기는 혼잡 속에 아차 하는 순간 노인의 허술한 조롱이 부숴지고 말았습니다. 놀란 참새는 푸르르 날아올라갔으나 이내 수면으로 푹 떨어졌습니다. 참새가 조롱에서 빠져나와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염려한 노인이 새의 꼬리를 잘랐기에 그 새는 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참새를 건져 달라는 부르짖음은 뱃고동소리에 삼켜지고 애타게 울부짖는 노인의 처절한 사연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찬란한 낙조가 어려 붉게 출렁이는 수면에 팽개쳐져 파닥거리는 작은 새를 늙은 죄수는 난간에 기댄 채 그저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것은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로티의 "늙은 죄수의 사랑"이란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노죄수의 쓰라린 고통을 목격한 간수가 친구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친구는 "좋은 새를 구해서 그 가엾은 죄수에게 줘야겠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간수는 "소용없는 일이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갖다 주더라도 늙은 죄수의 슬픔은 달랠 길이 없어"라고 단언합니다.

  늙은 죄수에게는 그 참새가 아름다운 새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고 오직 사랑의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또 사랑이란 결코 다른 것으로 대치할 수 있는 성질의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다 마셔 버린 깡통처럼 언제든지 획 던져 버릴 수 있게 편리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늙은 죄수에게 있어서 사랑의 알파와 오메가는 오직 참새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아름다운 새를 준다 해도 그 마음에 뚫린 구멍을 메울 수도 치료할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오직 한 길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9985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9290
1652 생명 바람의종 2010.01.09 3529
1651 생긋 웃는 얼굴 바람의종 2008.12.11 5078
1650 생각의 집부터 지어라 바람의종 2008.07.12 6364
1649 생각의 산파 바람의종 2009.03.30 5759
1648 생각은 아침에 風文 2024.02.17 372
1647 생각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風文 2023.03.07 399
1646 생각도 진화한다 바람의종 2012.01.01 3786
1645 생각 관리 바람의종 2010.09.13 3154
1644 새해에는... 風文 2014.12.13 6358
1643 새해에는... 風文 2016.12.10 4937
1642 새해 소망 風文 2014.12.15 7417
1641 새해 새 아침 바람의종 2011.01.30 3227
1640 새해 산행 - 도종환 (116) 바람의종 2009.01.23 6283
1639 새처럼 연약한 것 바람의종 2008.03.06 5613
» 새장처럼 부서진 사랑 風文 2020.06.17 1057
1637 새장에 갇힌 새 風文 2015.06.03 5018
1636 새벽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風文 2023.11.01 789
1635 새벽에 용서를 바람의종 2012.10.02 7871
1634 새벽 풀 냄새 바람의종 2012.07.16 6484
1633 새벽 겸손 바람의종 2010.03.23 4436
1632 새롭게 시작하자 바람의종 2013.01.02 7391
1631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바람의종 2012.12.21 8215
1630 새로운 선택 바람의종 2010.08.31 4600
1629 새로운 발견 바람의종 2008.09.24 4879
1628 새로운 땅 바람의종 2011.08.29 51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