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새장처럼 부서진 사랑

  늙은 죄수가 있었습니다. 평생 감옥을 전전했기에 그에게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었으며 고독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어느 날 늙은 죄수는 감옥 창 밖에 날아온 참새 한 마리를 만나게 됩니다. 참새는 매일 죄수가 주는 빵부스러기를 쪼아 먹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죄수로서 70 평생 처음 느끼는 행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참새에게 정을 쏟은 죄수는 비로소 사랑에 눈을 뜹니다. 하지만 지상의 모든 행복이 그러하듯 불행의 여신은 질투의 비수를 꽂기 위해 죄수를 바다 깊숙한 섬으로 이감시킵니다. 참새를 두고 떠날 수 없는 늙은 죄수는 철사 부스러기를 주워다 조그만 조롱을 만들었습니다.  노인은 허술한 조롱을 소중히 가슴에 품고 배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죄수들의 밀고 당기는 혼잡 속에 아차 하는 순간 노인의 허술한 조롱이 부숴지고 말았습니다. 놀란 참새는 푸르르 날아올라갔으나 이내 수면으로 푹 떨어졌습니다. 참새가 조롱에서 빠져나와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염려한 노인이 새의 꼬리를 잘랐기에 그 새는 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참새를 건져 달라는 부르짖음은 뱃고동소리에 삼켜지고 애타게 울부짖는 노인의 처절한 사연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찬란한 낙조가 어려 붉게 출렁이는 수면에 팽개쳐져 파닥거리는 작은 새를 늙은 죄수는 난간에 기댄 채 그저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것은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로티의 "늙은 죄수의 사랑"이란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노죄수의 쓰라린 고통을 목격한 간수가 친구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친구는 "좋은 새를 구해서 그 가엾은 죄수에게 줘야겠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간수는 "소용없는 일이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갖다 주더라도 늙은 죄수의 슬픔은 달랠 길이 없어"라고 단언합니다.

  늙은 죄수에게는 그 참새가 아름다운 새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고 오직 사랑의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또 사랑이란 결코 다른 것으로 대치할 수 있는 성질의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다 마셔 버린 깡통처럼 언제든지 획 던져 버릴 수 있게 편리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늙은 죄수에게 있어서 사랑의 알파와 오메가는 오직 참새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아름다운 새를 준다 해도 그 마음에 뚫린 구멍을 메울 수도 치료할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오직 한 길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925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8543
2177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風文 2022.01.13 1010
2176 '우리 팀'의 힘 風文 2022.12.13 1013
2175 관중과 포숙아를 아십니까? 風文 2020.07.04 1018
2174 희열을 느끼는 순간 風文 2020.05.01 1021
2173 공전과 자전 風文 2020.05.08 1025
2172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風文 2019.06.06 1028
2171 자기 느낌 포착 風文 2022.05.17 1028
2170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風文 2022.05.31 1035
2169 희망이란 風文 2023.08.04 1037
2168 나쁜 습관이 가져다주는 것 風文 2023.11.27 1041
» 새장처럼 부서진 사랑 風文 2020.06.17 1043
2166 나이테 風文 2023.11.20 1046
2165 온 세상과 맞서자! 風文 2020.07.01 1047
2164 지도자를 움직인 편지 한통 風文 2022.10.25 1050
2163 영원한 승리자 風文 2019.08.28 1053
2162 스승의 존재 風文 2022.02.01 1053
2161 위대한 필란트로피스트 風文 2020.07.08 1054
2160 꿈의 공책을 만들어라 - 패티 한센 風文 2022.09.08 1066
2159 주머니 속의 어머니 얼굴 風文 2020.07.07 1068
2158 한 걸음 진보하기 위해서 風文 2020.07.09 1074
2157 별빛 風文 2022.05.20 1094
2156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33. 거듭나기 風文 2020.07.09 1099
2155 스토리텔링(Story Telling)과 스토리두잉(Story Doing) 風文 2022.05.17 1130
2154 자라는 만큼 닳는 운동화 風文 2020.06.24 1141
2153 당신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風文 2022.11.22 12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