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8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물은 모두 시계를 갖고 있다


    거미

  견고한 왁스층 외피를 가진 곤충류나 거미류에 있어서 호흡을 위해 가스를 교환하는 일은 동시에 수분의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호흡을 하면서도 수분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 거미의 두 종류,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와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를 비교 관찰해 보면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이 두 종류의 거미가 살아가는 영역은 어느 정도는 겹쳐 있지만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조금 건조한 환경에 사는 경향이 있다. 특별한 장치를 이용해서 이들 거미의 활동을 기록해 보면, 양쪽 모두 야행성의 습성을 갖고 있고, 활동의 90% 이상이 밤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수분을 잃는 정도를 보면 양쪽 모두 섭씨 35도 이상의 건조한 공기에서는 증발을 통해 똑같은 정도로 조금씩 수분을 잃지만, 그 이하에서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 쪽이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보다 폐서(거미의 호흡기관)로부터 훨씬 빨리 수분을 잃는다. 그리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10%가 되면 양쪽 모두 수분을 잃는 속도가 배로 느는데, 이는 호흡을 위해 폐서가 열리기 때문이다.

  상대 습도 50%라는 건조한 공기 속에서 살아남는 시간의 길이는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 쪽이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길다. 거미의 경우 체중의 5분의 1에서 4분의 1 사이의 수분을 빼앗기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최고 속도로 계속 달리게 하면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가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더 빨리 지친다. 그러나 산소를 공급해 주면 양쪽 모두 훨씬 오래 달릴 수 있다. 에테르 증기를 쏘이면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 쪽이 더 빨리 마취된다. 이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의 폐서에 이파리 모양을 가진 갈피가 더 많기 때문이다.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는 호흡기의 표면적이 더 크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을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환경에서 주어지는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활동을 위해 호흡해야 한다는 목적과 수분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목적은 이렇게 서로 모순된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거미도 그랬지만, 물이나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는 외피를 가진 곤충류 중에도 야행성을 보이는 것이 있다. 또 커다란 몸집을 갖고 있어서 몸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수분의 손실이 적은 척추동물의 경우에도 야행성 행동을 보이는 것이 있다. 이렇게 수분의 손실이 적은 동물이 야행성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 될 것이다. 이는 사막의 동물에서 보았듯이 기온이나 습도 같은 환경의 물리적 요소 때문이기도 하고, 먹이와 같은 환경의 생물적 요소 때문이기도 하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990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4325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46415
공지 동영상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風文 2019.06.20 5128
1361 옥석혼효 바람의종 2008.02.27 4829
1360 옥상가옥 바람의종 2008.02.25 5026
1359 오합지중 바람의종 2008.02.24 5087
1358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바람의종 2007.08.14 2926
1357 오월동주 바람의종 2008.02.23 6142
1356 오십보 백보 바람의종 2008.02.22 5732
1355 오비가 삼척이라 바람의종 2008.06.22 5122
1354 오만했던 여자, 클레오파트라 바람의종 2010.03.09 5221
1353 오리섬도 없어지고... 낙동강 오리알은 어디서 줍나 바람의종 2010.05.09 32348
1352 좋은글 오리섬 이야기 2 바람의종 2010.08.10 25381
1351 좋은글 오리섬 이야기 바람의종 2010.01.14 23026
1350 오리무중 바람의종 2008.02.21 4392
1349 오라버니, 어디 계슈? 風文 2020.07.01 2079
1348 사는야그 오늘 하루의 짧으면서 긴 하루. 바람의 소리 2007.08.02 34073
1347 오늘 사냥감은 바로 네놈이다 風文 2022.02.01 1337
1346 예황제 부럽지 않다 바람의종 2008.06.21 5550
1345 예술정책토론회 바람의종 2010.12.19 32406
1344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바람의종 2007.08.13 3317
1343 동영상 예술? 분야야 많지. 하나만 파봐 風文 2017.01.29 124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