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물은 모두 시계를 갖고 있다


    거미

  견고한 왁스층 외피를 가진 곤충류나 거미류에 있어서 호흡을 위해 가스를 교환하는 일은 동시에 수분의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호흡을 하면서도 수분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 거미의 두 종류,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와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를 비교 관찰해 보면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이 두 종류의 거미가 살아가는 영역은 어느 정도는 겹쳐 있지만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조금 건조한 환경에 사는 경향이 있다. 특별한 장치를 이용해서 이들 거미의 활동을 기록해 보면, 양쪽 모두 야행성의 습성을 갖고 있고, 활동의 90% 이상이 밤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수분을 잃는 정도를 보면 양쪽 모두 섭씨 35도 이상의 건조한 공기에서는 증발을 통해 똑같은 정도로 조금씩 수분을 잃지만, 그 이하에서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 쪽이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보다 폐서(거미의 호흡기관)로부터 훨씬 빨리 수분을 잃는다. 그리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10%가 되면 양쪽 모두 수분을 잃는 속도가 배로 느는데, 이는 호흡을 위해 폐서가 열리기 때문이다.

  상대 습도 50%라는 건조한 공기 속에서 살아남는 시간의 길이는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 쪽이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길다. 거미의 경우 체중의 5분의 1에서 4분의 1 사이의 수분을 빼앗기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최고 속도로 계속 달리게 하면 아마우로비우스 시밀리스가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보다 더 빨리 지친다. 그러나 산소를 공급해 주면 양쪽 모두 훨씬 오래 달릴 수 있다. 에테르 증기를 쏘이면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 쪽이 더 빨리 마취된다. 이는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의 폐서에 이파리 모양을 가진 갈피가 더 많기 때문이다. 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는 호흡기의 표면적이 더 크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을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환경에서 주어지는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활동을 위해 호흡해야 한다는 목적과 수분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목적은 이렇게 서로 모순된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거미도 그랬지만, 물이나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는 외피를 가진 곤충류 중에도 야행성을 보이는 것이 있다. 또 커다란 몸집을 갖고 있어서 몸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수분의 손실이 적은 척추동물의 경우에도 야행성 행동을 보이는 것이 있다. 이렇게 수분의 손실이 적은 동물이 야행성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 될 것이다. 이는 사막의 동물에서 보았듯이 기온이나 습도 같은 환경의 물리적 요소 때문이기도 하고, 먹이와 같은 환경의 생물적 요소 때문이기도 하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new 風文 2024.05.22 107
공지 음악 좋아하는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update 風文 2024.05.18 24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20961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23459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4423
1127 기적의 성자 바람의종 2010.05.10 3072
1126 2010 5ㆍ18문학작품 공모 1 lovebess 2010.05.10 32315
1125 하늘을 나는 검은 고양이 바람의종 2010.05.11 3882
1124 그림사진 강아지들 바람의종 2010.05.11 40004
1123 소설가 이외수 항복하다 바람의종 2010.05.12 32665
1122 불을 내뿜는 사나이 바람의종 2010.05.12 3791
1121 손가락으로 물체를 보는 소녀 바람의종 2010.05.13 3665
1120 좋은글 좋은 의도 나쁜 의도 바람의종 2010.05.14 28680
1119 55세 퇴임 아버지의 구겨진 이력서 바람의종 2010.05.15 31073
1118 우주에서 온 흡혈귀 바람의종 2010.05.17 3538
1117 정부 5·18 홀대에 사상 첫 기념식 파행…파장 우려 1 바람의종 2010.05.18 25958
1116 남북전쟁 때의 유령 바람의종 2010.05.18 3476
1115 정몽준, 5·18 기념식장에 조화 대신 축하화환? 바람의종 2010.05.18 33210
1114 [re] 2010 방아타령과 5.18 바람의종 2010.05.18 32035
1113 좋은글 참된 교육 바람의종 2010.05.27 30852
1112 좋은글 강물같은 슬픔 바람의종 2010.05.27 29765
1111 <b>6.2 지방선거 후보자 검색</b> 바람의종 2010.05.28 38303
1110 소설가 공지영, 트윗에 천안함에 대해 한마디 바람의종 2010.05.28 31399
1109 지구의 종말은 올 것인가 바람의종 2010.05.28 33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