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12.05 09:59

휘거

조회 수 247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거

스포츠 종목은 다양하다. 같은 육상이지만 10초 만에 ‘허무하게’ 끝나는 남자 100미터 달리기가 있는가 하면 2시간 내내 ‘지루하게’ 선수만 따라가야 하는 마라톤이 있다. 격렬한 현장 분위기 따라 함성 터지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사격이나 양궁처럼 사수의 호흡에 맞춰 숨죽여야 하는 종목도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승패가 갈려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격투기가 있고, ‘경기 관전’보다는 ‘연기 감상’이라 하는 게 어울리는 ‘아름다운 종목’이 있다. 리듬체조와 피겨스케이팅이 그렇다.

지난 주말 펼쳐진 김연아의 연기는 눈부셨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플라잉 카멜 스핀, 더블 악셀, 레이백 스핀, 스텝 시퀀스-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구성된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은 훌륭했다. 트리플 악셀을 내세운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의 라이벌이 아니었다. ‘트리플’은 ‘(공중)3회전’이고 ‘러츠’는 기술을 처음 선보인 사람 이름에서 온 명칭이다. 트리플 악셀은 피겨스케이팅에서 유일하게 앞으로 뛰어오르는 기술이다. ‘2회전 콤비네이션…3회전 루프…원형 스텝…3회전 살코 점프…’(토리노올림픽 중계 해설자) 같은 설명이 실황중계에서 사라진 게 아쉽다.

지난달 북한 보통강변에 있는 ‘빙상관’(아이스링크, 빙상경기장)에서는 ‘빙상무용’(피겨스케이팅)이 펼쳐졌다. ‘모범출연’(시범경기) 방식이었다. 중계 영상을 보니 연기와 기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신 스포츠를 체제유지 수단으로 삼으려는 뜻은 강하게 드러났다. “장군님의 약속을 지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스케트’(스케이트)를…”처럼 삼대세습을 찬양하며 시작한 행사는 ‘… 목숨으로 사수’하겠다는 노래에 맞춰 수십 명이 나선 ‘집체출연’과 ‘스케트무용’(아이스댄싱), ‘쌍경기’(듀엣) 등으로 구성되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이 행사 이름은 ‘백두산상 국제휘거축전’. ‘휘거’는 피겨를 가리키는 북한말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5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3026
3410 내숭스럽다 風磬 2006.10.30 10021
3409 넋두리 風磬 2006.10.30 8408
3408 넓이뛰기 風磬 2006.10.30 10375
3407 뇌까리다 風磬 2006.10.30 11090
3406 누비다 風磬 2006.11.01 8428
3405 눈시울 風磬 2006.11.01 6242
3404 늦깎이 風磬 2006.11.06 6044
3403 닦달하다 風磬 2006.11.06 10812
3402 단골집 風磬 2006.11.06 8361
3401 단출하다 風磬 2006.11.06 7668
3400 대수롭다 風磬 2006.11.06 12537
3399 대충 風磬 2006.11.06 8505
3398 댕기풀이 風磬 2006.11.06 13028
3397 도무지 風磬 2006.11.06 10089
3396 風磬 2006.11.06 6740
3395 돌팔이 風磬 2006.11.16 7939
3394 되바라지다 風磬 2006.11.16 14257
3393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712
3392 뒤웅스럽다 風磬 2006.11.16 7391
3391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6927
3390 마누라 風磬 2006.11.26 8221
3389 망나니 風磬 2006.11.26 778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