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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3 10:15

독서편지 - 제9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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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955호

2013.5.13 (음 4.4) / 발송인:

nowmaster@nate.com

한자 등 텍스트가 물음표(?)로 보이는 경우 누리집에 오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문학나눔 → 오늘의 어록


가정의 난로가가 가장 좋은 학교. - 아놀드 H.글래소
 

문학나눔 → 말글 / 한글바로쓰기


CCTV

시시티브이(CCTV)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이 V2로켓 발사대에 설치한 것이 시초이기 때문이다. 로켓 발사대 안처럼 사람이 직접 지켜볼 수 없는 곳을 보기 위해 고안한 시시티브이는 미국에 건너가 용도가 추가되었다. 1973년 뉴욕 경찰이 범죄 감시를 위해 타임스스퀘어에 설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시시티브이 시대가 열린 때는 서울 주요 교차로 12곳에 설치해 교통관제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1971년이다.

우리나라에 시시티브이가 급증한 것은 21세기 이후의 일이다. 1988년 잠실 주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불과(?) 24대였고, 잠수교에 수위 감시용 카메라가 설치된 때는 1991년이었다. 사설 독서실에 설치된 카메라 때문에 학생 인권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던 1992년과 지금은 사뭇 다른 세상이 되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시시티브이를 증설해야’ 하고, 서울시민이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511m를 걷는 3분 동안 20차례, 9초에 1번꼴로 카메라에 찍히는(국가인권위원회, 2010년) 세상인 것이다.

‘시시티브이’의 표기는 여러 형태로 드러난다. ‘폐쇄회로 텔레비전’은 영어 CC(Closed Circuit)를 직역한 것이다. 괄호 안에 한글을 넣기도 하고, 아예 영어로만 쓰는 경우도 있다. <한겨레>는 ‘폐회로텔레비전’으로 표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이 제시한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쓸모의 뜻을 담은 ‘감시카메라’도 널리 쓰이고, 관공서에서는 ‘영상정보처리기기’라 하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다듬기(2009년 3월)’에서 국립국어원이 내놓은 ‘상황관찰기’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시시티브이’를 잘못 쓰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 CCTV를 분석…’(ㄷ일보),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ㅅ방송)가 그런 경우이다. ‘CCTV 자료(화면)를 분석…’해야 앞뒤가 맞는다. ‘분석 대상’은 카메라·텔레비전이 아닌 촬영된 자료(화면)이기 때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문학나눔 → 우리나라 詩



할증된 거리에서 - 허영숙   

따뜻한 불빛이 있는 쪽으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는
어둠만 곱으로 남았다
중앙선만 선명한 자정이 넘은 거리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
할증된 사연을 안고 떠다니는 사람들 속으로
가로등이 뱉는 황색 불빛이 섞인다
준비도 안된 가슴 안으로
초단위로 들어와 앉는
낮이 저질러 놓은 하루의 풍경들
돌아보면 늘 서럽기만 한 시간이
지나온 길 뒤에 버려지듯 서있다
색깔을 잃어버린 신호등
연신 노란 불만 깜박인다
시작과 멈춤의 잣대가 없으니
알아서 가란 소리다
파란불이 주는 익숙한 편안에 길들여진 나는
이 무책임한 경계에서
어쩌라는 것인지
망설임이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차들은 휙휙 제한 속도를 넘기며 지나가고 있다

 

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2 -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은 지금까지 수없이 실패해 왔다.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당신은 걸음마를 배울 때 수없이 넘어졌다. 처음으로 수영을 배울 때는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익사할 뻔한 적도 있었다. 처음으로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힐 수나 있었는가? 홈런을 가장 많이 친 사람들은 삼진 아웃을 가장 많이 당한 사람들이기도 하 다. 미국 최대의 쇼핑 센터 체인점 사장 R. H. 메이시는 뉴욕에서 가게가 성공할 때까지 일곱 번이나 실패했다. 영국 소설가 존 크리시는 753번이나 출판 거절을 당한 끝에 564권의 책을 출간했다. 야구왕 베이브 루스는 삼진 아웃을 1, 330번이나 당했지만 또한 714개의 홈런을 쳤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시도해 보지도 않고 기회를 놓쳐 버리는 걸 두려워마라. 

- 미국 유나이트 테크롤로지 회사가 <월 스트리트 저널>지에 발표한 메세지


 링컨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의무가 있다. 우리 모두는 노력할 의무가 있 으며, 나는 그 의무가 부르는 소리를 늘 듣곤 했다. - 에이브라함 링컨

 포기하지 않는 삶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아마도 에이브라함 링컨일 것이다. 당신이 중단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굳이 다른 인물을 찾을 필요 가 없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링컨은 평생에 걸쳐 실패와 마주쳐야만 했다. 그는 무려 여덟 번이나 선거에서 패배했으며, 두 번이나 사업에 실패했고, 신경쇠약증 으로 고통받았다. 링컨은 수없이 중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링컨은 승리자였으며,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링컨이 백악관에 도착할 때까지 걸어야 했던 험난한 길을 여기에 간단히 소개한다.

 1816년 그의 가족이 집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났다. 그는 혼자 힘으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만 했다.
 1818년 그의 어머니 사망.
 1831년 사업에 실패.
 1832년 주 의회에 진출하려 했으나 선거에서 낙선.
 1832년 직장을 잃고서 법률 학교에 입학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1833년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연말에 완전히 파산. 이때 진 빚을 갚기 위해 17년 동안이나 일을 해야 했다.
 1834년 다시 주 의회에 진출을 시도해 성공했다.
 1834년 결혼을 하기로 했으나 약혼자가 갑자기 사망했다.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음.
 1836년 극도의 신경쇠약증에 걸려 병원에 6개월 간 입원.
 1838년 주 의회 대변인 선거에 출마했으나 패배.
 1840년 정부통령 선거위원에 출마했으나 패배.
 1843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패배.
 1846년 또다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이번에는 성공했다. 워싱턴으로 간 그는 좋은 일자리를 구했다.
 1848년 하원의원 재선거에 출마했으나 패배.
 1849년 고향으로 돌아가 국유지 관리인이 되고자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 다.
 1854년 미국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 패배.
 1856년 소속 정당의 대의원 총회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전에 출마했으나 100표 차로 패배.
 1858년 다시 상원의원에 출마, 또 패배.
 1860년 미국 대통령에 선출되다.

 내가 걷는 길은 험하고 미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미끄러져 길바닥 위 에 넘어지곤 했다. 그러나 나는 곧 기운을 차리고는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이 약간 미끄럽긴 해도 낭떠러지는 아니야."

 - 에이브라함 링컨(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문학자료 → 과학


이기적인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제10장 - 내 등을 긁어 다오. 나는 네 등을 타고 괴롭히겠다 (3/3)

        상리 공생
  다른 종의 개체에게 상호 이익을 주고 받는 관계를 '상리 공생'이라고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틀린 '기능'을 가지고 협력할 수가 있으므로 때로는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기본적 비대칭성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상호 협력 전략을 발생하게 하는 수가 있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흡입하기에 적합한 구기를 가지고 있으나 그와 같은 흡입용의 구기는 자기 방어에는 별로 적합하지 못하다. 한편  개미는 식물의 즙을 흡입하기에는 서툴지만 싸움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개미의 체내에는  진딧물을 보호하고 시중드는 유전자가 개미의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됐다. 그리고 진딧물의 체내에는 개미와 협력을 바라는 유전자가 진딧물의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호 이익을 가져오는 상리 공생적 관계는 동식물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지의류는 언뜻 하나의 식물처럼 보이나 실제로 그것은 균류와 녹조류가 밀접한 상리 공생적 결합을 하고 있는 형태이다. 어느쪽도 다른 쪽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들의 결합이 좀더 밀접했다면 지의류가 도저히 이중 생물이라고는 판별 못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고 하면 아직도 우리들이 알지 못한 이중 생물 또는 다중 생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우리들 자신도 그 하나일지도 모른다.

  미토콘드리아와 바이러스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작은 몸체가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다. 만일 미토콘드리아를 잃으면 우리는 즉사하고 말 것이다. 이 미토콘드리아는 진화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우리의 세포와 같은 형태에 억지로 밀어 넣어져 연합된 공생 박테리아가 지원이었다는 논의가 최근에 설득력 있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다른 미세한 구조물에 관해서도 행해지고 있다. 혁명적인 사고란 익숙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인데 위의 설도 이와 같은 생각 중의 하나이다. 다만 이 설에 관해서는 이제 인정될 때가 도래했다. 사람이 실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의 고생 단위체라고 하는 나의 생각이 언젠가는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생적인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이 생각을 지지하는 증거를 실제로 들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제1장에서 내가  전하려고 했듯이 우리가 유성 생식 생물의 유전자 작용을 생각할 때의 바로 그 사고 방식 속에 이미 위의 생각이 실제로 내재하고 있다. 이 생각을 뒤집어 놓고 보면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과 같은 '유전자 집합체'에서  이탈된 유전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순수한 DNA(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자기 복제분자인 RNA)로 되어 있고 주위에 단백질의 옷을 입고 있다. 그것들은 예외없이 기생적 존재이다. 위의 견해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바이러스는 도망쳐 온 '반역' 유전자로부터 진화된 것으로 이제는 정자와 난자라고 하는 통상의 운송 수단에 매개됨이 없이 생물의 몸에서 몸으로  직접 공중을 여행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견해가 옳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바이러스의 집합체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이 바이러스들의 일부는 상리 공생적 협력관계를 맺고 정자와 난자에 실려 몸에서 몸으로 이동한다. 그들이 관례적인 '유전자'이다. 그 밖의 것은 기생적인 생활을 하고 가능한 각종의 방법으로 몸에서 몸으로 이동한다. 이 기생적인 DNA가 만일에 정자와 난자에 실려 이동하면 아마도 그것은 제 3장에서 소개한 '역설적인' 여분의  DNA로 될 것이다. 만일 그것이 공중 경유 또는 다른 직접적 수단으로 이동한다면 통상적 의미의 '바이러스'라고 불려진다.

  이상은 장래를 위한 가설이다. 당장은 생물체 내부의 문제를  벗어나서 다세포 생물 상호간의 관계라는 높은 수준으로 상리 공생을 생각하기로 하자. 상리 공생이란 말은 이종 개체간의 상호 관계에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종을 위한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진화를 보는 것을 삼가기로 한 이상,  이종 개체간의 교제를 동종 개체간의 교제와 특별히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는 논리적 근거는 없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교제하는 두 개체가 각각 투입량 이상의 이익을 그 관계에서 얻을 수가 있다면 상호 이익적인 교제 관계가 진화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같은 무리 중의 하이에나 개체간에 대해 말할 경우 또는 개미와 진딧물,  꽃 피는 식물과 꿀벌 등의 서로가 동떨어진 별개의 생물 간에 대해서 말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진짜로 양쪽에 상호 이익을 가져오는 사례와 한편이 다른 편을 이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례를 실제로 판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유전자는 이익을 예측할 수 있다
  지의류를 구성하는 파트너들의 경우와 같이 양자가 이익을 동시에 주고받는다고 하면 상호 이익적인 교제 관계의 진화를 상상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쉽다. 그러나 이익의 제공과 이에 대한 갚음 사이에 시간적 차이가 개입할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익을 먼저 받은 개체는 상대를 속이고 자기가 갚을 차례가 와도 그것을 거부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재미있기 때문에 자세히 논할 가치가 있다. 여기에서도 가설적인 예를 내놓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알기 쉬울 것이다. 어떤 종류의 새에게 해로운 병을 옮기는 매우 더러운 진드기가 기생한다고 가정하자. 이 진드기에게 붙들리면 가급적 빨리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그 새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보통 몸에 붙은 진드기는 깃털을 손질할 때 스스로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의 부리로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 즉, 머리 윗부분이다. 인간이라면 즉시 해결책을 강구한다. 자기 부리로는 머리 윗부분에 미치지 못해도 친구가 대신 쪼아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은가. 이 친절한 새는 후일에 자기에게 진드기가 옮았을 때에 전번에 베푼 친절에 대한 보답을 받을지도 모른다. 사실 새와 포유류에서는 상호적인 털손질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직관적으로 납득되는 해결책이다. 선견지명을 가진 자라면 서로 상대의 등을 털손질해 주는 짝관계를 맺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이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라고  배웠다. 유전자는 선견지명이 없다. 친절행위와 이에 대한 갚음 사이에 시간적 지연이 개재하는 조건하에서 유전자의 이기성 이론은 상호적인 등긁기 관계, 즉 '호혜적 이타주의'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을까? 윌리엄스는 내가 이미 언급한 1966년의  저서중에서 이 문제를 간단히 논하고 있다. 그는 다윈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즉, 지연성 호혜적 이타주의는 서로를 개체로서 식별하고 또 기억하는 종에서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트라이버스는 1971년의 노문에서 이문제를 더 상세히 논하고 있다. 이 논문을 쓸 때에 메이나드-스미스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의 개념은 아직 그의 심중에 없었다. 나는 만일 이것이 이용되고  있었다면 그는 당연히 그것을 활용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의 이론을 표현하기에 꼭 맞는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 이론의 유명한 수수께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으로 그가 이미 메이나드-스미스와 비슥한 방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라고 하는 개체가 머리 윗부분에  진드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A라는 개체는 그것을 잡아 준다. 얼마 있다가 이제는 A의 머리에 진드기가 붙었다. 그는 당연히 B를 찾아간다. B가 전날의 친절에 보답을 해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B는 A를 깔보고 사라져 버린다. B는 사기꾼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기꾼이란 다른 개체의 이타적 행위의 이익을 받아들이나, 상대에게 보답을 않는 개체 또는 불충분한 보답밖에 않는 개체를 말한다. 대가를 지불할 것 없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기꾼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이타주의자보다 유리하다. 위험한 진드기를 없앤 이익에 비하면 다른 개체의 머리털을 손질해 주기 위한 대가 같은 것은 분명히 사소한 것으로 생각되나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의 귀중한 에너지와 시간이 쓰여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선심파와 사기꾼파
  집단을 구성하는 개체가 두 개의 전략 중 어느쪽이든 한쪽을 채택한다고 하자. 메이나드-스미스의 분석과 같이 여기서 사용되는 전략이라는 말은 의식적인 전략이 아닌 유전자가 규정하는 무의식적인 행동 프로그램을 가리키고 있다. 이 두 전략을 '선심' 전략과 '사기꾼' 전략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선심파'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대라면 누구에게나 상관없이 털손질을 해 준다. '사기꾼파'는 선심파의 이타 행동을 받아들이나 다른 개체에 대해서는 이체 털손질을 하지 않고 비록 상대가 이전에 자기를 도와주었던 개체일지라도 무시한다. 비둘기파와 매파의 분석의 경우와 같이 여기서도 각각의 이득에 적당한 수치를 줄 때 털손질을 받았을 경우의 이익 쪽이 털손질을 해 줄 경우의 대가보다 크다면 각각의 수치의 실제값은 어떻게 정하든 좋다. 진드기의 기생률이 높을  경우, 선심파 집단 중 임의 개체에게 털손질을 해준 것과 같은 빈도로 자기도 털손질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선심파 집단중의 선심파 개체의 평균 이득은 정의 값이 된다. 이때에 그들은 한 개체도 빠짐없이 실제로 잘해 내고 있기 때문에 선심파라는 호칭은 부적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사기꾼파 한 마리가 집단 중에 출현하면 어떻게 될까? 사기꾼은 자기 한 마리뿐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개체로부터 털손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여 자기는 봉사를 일체 하지 않는다. 그의 평균 이득은 선심파의 평균 이득 이상이 된다. 그러므로 사기꾼파의 유전자가 집단 중에 퍼지기 시작하여 선심파의 유전자는 곧 절멸의  길로 몰리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집단 중의 구성비에 상관없이 사기꾼은 항상 선심파보다 높은 성적을 올리기 때문이다. 가령 사기꾼과 선심파가 50%씩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선심파의 평균 이득도, 사기꾼의 평균 이득도 선심파만으로 된 집단의 임의의 개체의 평균 이득에 비해 둘 다 낮은 값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조건하에서도 아직 사기꾼은 선심파보다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사기꾼은  그 본성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이익을 모두 자기 것으로 하면서 일체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기꾼의 구성비가 90%까지 달하면 집단 속의 어떤 개체의 평균 이득은 매우 낮은 값이 되고 말 것이다. 진드기가 옮기는 병 때문에 어떤 타입도 약간의 사암자를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기꾼은 선심파보다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비록 집단 전체가 절멸로 향해도 선심파가 사기꾼보다 높은 성적을 올릴 기회는 전혀 없다. 즉, 이들 두 전략만으로 생각하는 한  선심파의 절멸은 피할 수가 없고, 뿐만 아니라 집단 전체의 절멸 가능성도 매우 높다.

      원한파
  그렇다면 '원한파'라는 제3의 전략을 생각해 보자. 원한파는 처음 대하는 상대와 이전에 그에게 털손질을 해 준 개체에 대해서는 자기도 털손질을 해 주고 그를 속인 일이 있는  상대라면 그것을 잊지 않고 상대에게 한을 품는다. 즉, 그 후에는 그 개체의 털손질을  거부한다. 원한파형과 선심파형의 개체로 구성된 집단 속에서의 양자의 구별은 불가능하다. 두 종류 모두 다른 개체에게 이타적으로 행하고, 또한 두 종류 모두 같은 득점의 높은 성적을 올리기 때문이다. 집단 속의 대부분의 개체가 사기꾼일 경우 고립된 원한파 개체는 별로 성적을 올릴 수 없다. 집단 속의 모든 사기꾼에게 원한을 가지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는 우연히 만난 거의 모든 개체의 털손질을 해 주게 되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처지에 빠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경우 보답으로 그에게  털손질을 해 줄 자는 하나도 없다. 사기꾼에 비해 원하파가 드물 경에는 원한파의 유전자는 절멸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원한파의 수가 증가해서 집단 속에 차지하는 그들의 비율이 어떤 임계값에 도달하면 그들끼리 만나는 확률이 충분히 높아져서 사기꾼을 돌봐 주기 위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상쇄할 수 있다. 이 임계값에 도달하면 원한파는 사기꾼보다 높은 평균 이득을 올리게 되어 그 이후 사기꾼의 절멸은 가속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기꾼이 절멸 직전까지 감소하면 그들의 감소율은 낮아지기 시작하며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소수파로서 생존을 계속할 것이다. 소수가 되면 사기꾼 개체가 동일한 원한파와 다시 우연히 만나는 확률은 극히 적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임의의 사기꾼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개체는  집단 속의 극히 일부에 한정되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경쟁의 결과
  이상 세 가지 전략에 관해서 나는 마치 무엇이 일어날 것 같은 자명한 직관으로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자명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사전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여 그 직관이 옳다는 것을 확인해 놓았다. 원한파 전략은 선심파 전략이나 사기꾼 전략에 대해 실제로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을 취한다. 즉, 대부분이 원한파로 된 집단에는 사기꾼도, 선심파도 침략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기꾼파도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다.  대부분이 사기꾼인 집단은 원한파나 선심파 양쪽 모두로부터 침략 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은 이 두 가지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의 어느 편에 안주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편에서 다른 편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각각의 이득에 실제로  어떤 수치를 주느냐에 따라 이들 두 개의 안정 상태의 어느 편이 큰 '유인권'을 갖는지를 결정하고, 따라서 어느쪽이 달성되기 쉬운가가 결정된다(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이들의 값은 아주 자의적으로 가정한 것이다). 아울러 좀 주의해 두고 싶다. 사기꾼 집단은 원한파의 집단보다 절멸의 가능성이 클 것 같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기꾼파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의 지위를 잃어버리는 것은 전혀 아니다. 만일에 한 집단이 그 자체를 절멸로 이끄는 식으로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에 도달해 버리면 확실히 절멸해 버릴 것이다. 이것은 그저 운이 나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압도적 다수의 선심파형 개체, 임계빈도를 조금 넘을 정도의 원한파형 개체, 그리고  원한파와 거의 동수의 소수파 사기꾼형 개체의 조합을 출발점으로 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여 그 진행을 보면 매우 재미있다. 우선 최초로 사기꾼의 무정한 착취 때문에 선심파 집단이 심한 감소를 한다. 사기꾼 개체는 대단히 증가하여 최후의 선심파가 없어질 무렵에 그들의 수는 장점에 이른다. 그러나 사기꾼은 아직 원한파를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심파형의 급겹한 감소시에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사기꾼의 공세를 받고 원한파의 수도  점점 감소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아직 겨우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최후의 선심파가 죽고 이미 사기꾼이 지금처럼 쉽게 타임의 이기적 착취가 일어나지 않게 되면 이번에는 원한파가 사기꾼을 희생으로 하여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개체수 증가는 차차로 기세가 높아진다. 그리고 원한파가 크게 증가하여 사기꾼 집단은 절멸 직전까지 격감한다. 이후, 양자의 개체수는 평형을 이룬다. 소수가 된 덕분에 원한을 품을 위험이 좀 감소한다는 소수자 특권을 사기꾼이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기꾼은 서서히  그리고 냉혹하게 말살되어 드디어 원한파가 집단 전체를 제압한다. 언뜻 보아서 모순되는 것 같으나 선심파의 존재는 당초 원하파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그들의 존재는 사기꾼의 일시적 번영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쥐와 청소어의 상리 공생
  그런데 위의 가설적인 사례는 털손질을 받지 않으면 개체는 위험에 처한다고 가정한 것인데 실제로 그러한 가능성은 많이 있다. 예컨대 쥐를 단독으로  키워 보면 스스로 닿지 못하는 머리 부분에 불쾌한 종기가 생기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집단 사육된 쥐는 서로 머리를 생기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집단 사육된 쥐는 서로 머리를 핥아줌으로 해서 종기의 고통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호혜적 이타주의의 이론이 실험적으로 검증된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쥐는 그와 같은 연구에 적합한 재료가 될 것이다. 트라이버스는 청소어(cleaner-fish)의 대단한 상리 공생에 관해서도 논하고 있다. 대형  어종의 체표면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먹으면서 살고 있는 동물이 작은 어종과 새우류를 포함해서 50종 가량 알려져 있다. 대형 어류는 대리 청소라는  분명한 이익을 얻고 있고 청소어는 어느 정도의 먹이를 얻도록 되어 있다. 즉, 이 관계는 상리 공생적이다. 많은 경우, 대형어는 입을 크게 벌리고 청소어가 입 속에 들어가 이를 쪼아 청소하면서 아가미를 통과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대형어는 충분히 깨끗해질 때까지 점잖게 기다렸다가 그 다음에 청소어를 덥석 삼켜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청소어는 아무런 위험 없이 지나쳐 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현상적인 이타주의의 굉장한 장면이다. 왜냐하면 많은 예에서 청소어는 대형어의 통상 먹이와 비슷한 크니이기 때문이다. 청소어는 특별한 세로줄 무늬를 가지고 있고 또한 특별한 춤으로 과시 행동을 한다. 이것들이 청소어라는 표지인 것이다. 대형어는 세로줄 무늬를 하고  그럴듯한 춤을 추면서 접근하는 작은 물고기에 대해 초식을 억제하는 경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작은 물고기와 우연히 만나면 그들은 어떤 종류의 황홀한 경지에 빠져들어 청소어가 그들의 체표면과 입과 아가미 속에 자유로이 출입하는 것을 허락한다. 이기성이라는 유전자의 본성으로 말하면 이 기회를 이용하여 냉혹하게 잡아먹으려고 하는 사기꾼이 있다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다. 사실 대형어에게 안전하게 접근하기 위해 청소어와 똑같은 외양을 가지고 게다가 똑같은 식의 춤을 추는 소형 어류가 있다. 이 사기꾼은 대형어가 청소를 기대하며 황홀한 경지가 되면 그 지느러미에 붙어 살점을 뜯어 물고 줄행랑치곤 한다.

  이런 사기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소어와 그 불청객들의 관계는 대체로 우호적이고 안정되어 있다. 청소꾼이란 직업은 산호초의 생물 군락의 일상 생활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청소어는 각각 자기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대형어들은 거기에 열을 지어 서서 마치 이발소의 손님처럼 자기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 사례로 지연성의 호혜적 이타주의의 진화를 가능케 한 것은 아마도 위와 같은 특정 지역으로의 고집이라는 성질일  것이다. 대형어에게 있어 줄곧 새로운 청소어를 찾는 대신에 같은 '이발소'에 계속해서 다님으로써 생기는 이익은 이 청소어를 포식함으로써 생기는 대가보다 클  것이다. 청소어는 소형어이기 때문에  위의 추정은 충분히 믿을 수 있다. 청소어로 의태한 사기꾼의 존재는  정직한 청소꾼에게 간접적으로 위험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전자의 존재에  의해 대형어로 하여금 그러한  사기꾼 물고기를 잡아먹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세로줄 무늬의 댄서를 위험에 빠뜨린다. 한펀 진짜 청소어가 나타내는 특정 지역으로의 고집이란 성질은 손님들이 진짜 청소어를 발견하고 사기꾼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개체 식별 능력
  인간에게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능력과 개체 식별의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호혜적 이타주의는 인간의 진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예상된다. 트라이버스는 다른 사람을 속이는 능력이나 사기를 알아차리는 능력,  사기꾼이라는 것을 간파하지 못하도록 회피하는 능력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자연 선택이 인간에게 갖추어진 각종의 심리적 특성(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을  형성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교활한 사기꾼'이란 존재이다.  언뜻 보기에 그들은 보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항상 받은 분량보다 조금은 부족하게 갚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비대한 대뇌와 수학적으로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 소질은 보다 연구된 사기 행위를 하고 동시에 타인의 사기 행위를 보다 적절하게 간파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서 진화했을 가능성까지도 생각된다. 이와 같은 견해로 보면 돈은 지연성의 호혜적 이타주의의 공식적 상징이다. 호혜적 이타주의의 개념을 우리 자신이 속하는 종에 적용할 때에 생기는 이러한 매력적인 사변에는 끝이 없다. 확실히 그것은 흥미 있는 문제이지만 이  같은 사변에 내가 특히 재능을 가지고 있는 바도 아니고 해서 이후부터는 독자가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맡기고 싶다.

 

문학나눔 → 고사성어


 
 怒髮衝冠(노발충관)
  怒(성낼 노) 髮(터럭 발) 衝(찌를 충) 冠(갓 관)

  사기(史記) 염파인상여(廉頗藺相如)열전의 이야기. 전국(戰國)시대, 진(秦)나라 소양왕(昭襄王)은 유명한 보물인 화씨벽(和氏璧)이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수중에 있다는 말을 듣었다. 소양왕은 화씨벽을 차지하려는 욕심에 혜문왕에게 진나라의 15성(城)과 바꾸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혜문왕은 화씨벽을 주더라도 15성을 얻지 못한채 속을 것만 같고, 그렇다고 주지 않으면 진나라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 걱정되었다.
  혜문왕은 인상여를 사신으로 임명하여 진나라에 보냈다. 화씨벽을 가지고 진나라에 온 인상여는 소양왕이 15성과 화씨벽을 교환하려는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알고, 소양왕을 속여 다시 화씨벽을 돌려 받았다. 인상여는 화씨벽을 손에 넣자마자 궁전의 기둥에다 깨뜨려버릴 기세로 나섰다. 어찌나 화가 났던지 그의 머리털은 관을 밀어 올릴 정도였다(怒髮上衝冠). 이렇듯 怒髮衝冠이란 분노가 극에 달함을 묘사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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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간디자서전. 시민의 불복종 - 간디 / 함석헌 역


 제2편

 22. 종교의 비교연구

  나는 공동체에 대한 봉사에 몰두하고 있었지만 그 밑에 숨어있는 이유는 나의 자아실현의 소원 때문이었다. 나는 하느님은 오직 봉사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봉사의 종교를 내 종교로 삼은 것이었다. 그리고 봉사는 내게 있어서는 곧 인도에 봉사함이었다. 왜냐하면 내 천성이 거기에 알맞으며 내가 찾지 않아도 그것은 저절로 내게 온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남아프리카로 간 것은 여행을 하기 위해, 카디아와드의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내 생계의 길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아는 하느님을 찾고 자아를 실현하려고 애를 쓰기에 이르렀다. 그리스도교 친구들은 나의 지식욕을 자극해 주었으며, 그것은 거의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이 되었고, 또 그들은 내가 설혹 무관심하려 했다 하더라도,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더반에 머무르고 있을 때 남아프리카 선교총회 회장으로 있던 스펜서 월턴이 나를 찾아냈다. 나는 거의 그의 가족같이 되었었다. 물론 이렇게 알게 된 것은 전에 프리토리아에서 그리스도교 교인들을 만났던 것이 배경이 되어서 된 일이었지만, 월턴씨는 아주 독특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나에게 그리스도교를 믿으라고 권했던 기억이 없다. 그렇지만 그는 자기 생활을 마치 펴놓은 책처럼 내 앞에 보여 주었고, 나로 하여금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목해 보게 하였다. 월턴 부인은 아주 점잖고 현명한 여자였다. 이 부부의 태도가 나는 참 좋았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토론을 아무리 했다 하더라도 그 차이를 없앨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관용과 사랑과 진실이 있을 때는 서로 차이가 있어도 유익했다. 나는 월턴 씨와 월턴 부인의 겸손과 인내와 사업에 대한 열성을 참 좋아해서 우리는 자주 만나곤 했다. 이 사귐때문에 나의 종교에 대한 관심은 늘 살아 있을 수 있었다.

  이제는 프리토리아에서처럼 여가를 가지고 종교 연구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얻을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이라도 있으면 되도록 이용하였다. 나의 종교 통신은 계속되고 있었다. 레이찬드바이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고, 어떤 친구가 나르마다샹커의 저서  다르마 비차르 를 보내 주었는데 그 서문이 매우 좋았다. 나는 그 시인이 아주 자유분방한 생활을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서문 속에서 그가 종교연구를 하다가 영감에 부딪쳐 드디어 생활의 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다는 기록을 보고 내 마음이 사로잡혀 버렸다. 그 책이 마음에 들어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주의깊게 읽었다. 나는 뮈러의 저서  인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와 신령협회에서 발간한 우파니샤드 의 번역본을 흥미를 가지고 읽었다. 이 모든 책들이 나의 힌두교에 대한 존경심을 더해 주었고, 그 우수성이 내 마음속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나로 하여금 다른 종교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가지게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어빙의 마호메트의 생애와 그의 후계자들 과 칼라일의 예언자를 찬양한 글을 읽었는데 그 책들은 내 마음속에 무하마드에 대한 존경심을 일으켜 주었다. 나는 또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읽었다. 이와 같이 하여 나는 다른 종교에 대한 지식을 더 얻었다. 그 연구는 나를 자극하여 내 속 살핌을 하게 해주었고 또 무엇이든지간에 내 마음에 감동을 준 것이면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버릇을 길러 주었다. 그래서 나는 힌두교 경전을 읽음으로 인하여 이해되는 데 따라 요가의 실습도 더러 해 보았다. 그러나 도저히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것은 인도에 돌아간 후 어떤 통달한 사람을 따라서 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그 소원은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나는 또 톨스토이의 책들을 힘써 연구하였다. 간추린 복음서, 우리는 어찌할까?, 그리고 그밖의 책들은 내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는 보편적인 사랑의 무한한 가능성을 갈수록 점점 더 깨닫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에 나는 또 다른 그리스도교 가정과 접촉하게 되었다. 그들의 권유에 따라 나는 일요일마다 웨즐리 교회에 나갔는데 그때에는 언제나 그들의 점심에 초대를 받았다. 그 교회는 별로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이 없다. 설교가 별로 영감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 모임은 각별히 종교적이라는 느낌은 주지 못했다. 그것은 진실한 영혼들의 모임이 되지 못했다. 내게는 오히려 세속적인 생각의 사람들로 보였고, 여흥을 즐기기위해, 도는 습관적으로 교회에 가는 사람들이었다. 거기서 나는 이따금은,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졸곤 했다. 부끄러웠지만, 옆을 보면 그들도 나보다 나을 것 없는 꼴이므로 부끄러움이 좀 가벼워지기도 했다. 나는 이대로는 도저히 오래 갈 수 없어 예배 참석은 곧 그만둬 버렸다. 일요일마다 초대를 받아서 가던 그 가족과의 관계가 갑자기 끊어지게 되었다. 사실을 말한다면 다시는 오지 말아달라는 사절을 받은 것이었다. 일은 이렇게 된 것이었다. 안주인은 착하고 솔직한, 그러면서도 마음이 조금 좁은 여자였다. 우리는 언제나 종교 토론을 하곤 했는데, 그때 나는 아놀드의  아시아의 빛을 다시 읽고 있던 때였는데, 한번은 우리는 예수의 생애와 석가의 생애를 비교해 보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우타마의 자비를 보셔요. 그것은 인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에까지 미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의 어깨 위에서 즐거워하며 앉아있는 어린 양을 생각할 때 우리 마음이 얼마나 사랑으로 넘치고 있습니까? 예수의 생애에서는 이렇게 모든 생물을 사랑하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비교가 이 착한 부인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부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중간에 끊고 우리는 식당으로 갔다. 다섯 살이 될듯말듯한 그 부인의 귀여운 아들도 우리와 같이 있었다. 나는 어린이들 사이에 끼기만 하면 마음이 말로 할 수 없이 좋다. 그래서 이 꼬마와 나는 벌써부터 친구였다. 내가 이 아이의 접시에 있는 고깃점을 가리키며 그것은 좋지 못한 것이고 내 접시에 놓인 사과를 가리키며 이것이 참 좋은 것이라고 했더니, 천진한 어린애는 그말에 끌려 저도 과일이 좋다고 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어떠했나? 그 부인은 당황해 하였다. 나는 주의를 받았다. 나는 말을 중단하고 화제를 돌렸다. 다음 주일 때도 평상시와 같이 그 가정을 방문했으나 불안이 좀 없지 않았다. 생각해 보아도 거기 다시 가지 말아야 할 것은 없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착한부인이 내 일을 쉽게 만들어 주었다. "간디씨",  하고 부인은 말을 끄집어냈다. "이런 말씀 드린다고 언짢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내 자식이 당신과 같이 있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날마다 고기 먹기를 꺼리고 과일을 달라고 해요. 당신이 말씀해 주신 이야기를 하면서 말입니다. 큰일이예요. 그놈이 고기를 안먹는다면, 병까지는 몰라도 약해질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걸 어떻게 해요? 당신의 토론은 앞으로는 우리 어른들과만 합시다. 애들에게는 틀림없이 나쁘게 작용될 것입니다." 나는 대답했다. "부인, 죄송합니다. 어버이되시는 당신의 심정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분 상하게 된 일은 쉽게 끝낼 수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안 먹느냐 하는 것이 말로 하는 것보다 큰 영향을 아이한테 미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길은 제가 방문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우정에 변함이 조금도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부인은 분명히 안심하는 태도였다.


  23. 살림을 차리다.
  살림을 차리는 것이 내게는 처음으로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탈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내가 봄베이나 런던에서 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번은 경비의 일부는 순전히 위신을 위한 것이었다. 나는 나탈의 인도인 변호사로서, 또 하나의 인도인 대표자로서의 내 지위에 맞는 살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요한 지대에 자그마하고 아담한 집을 한 채 장만하고 가구도 적당히 갖추었다. 먹는 것은 간소했지만, 나는 영국인 친구들과 또 인도인 동업자들을 초대하는 일이 늘 있었으므로 살림 비용은 언제나 상당히 들었다. 어느 가정에나 좋은 사환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람을 사환으로 부릴 줄은 몰랐다. 동료 겸 조력자로 친구를 한사람 두었고, 또 요리사가 있었는데 그는 가족의 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또 숙식을 같이 하는 사무 서기가 한 명 있었다. 이러한 실험에서 나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나 약간 쓰라린 인생 경험을 겪지 않은 것도 아니다. 동료로 있던 그 사람은 아주 영리한 사람이었고, 내게 충실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에게 나는 속고 있었다. 그가 나와 같이 있는 사무 서기에 질투를 일으켜 교묘하게 모략을 부려서 내가 그를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이 서기는 또 제 배알이 있는 사람이라, 자기가 내 의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자 곧 내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그만두고 나가 버렸다. 나는 고통스러웠다. 아무래도 내가 그에게 정당하지 못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에 언제나 양심에 가책이 되었다. 그러자 마침 요리사가 며칠 휴가를 얻기 위해서였는지, 또는 무슨 다른 일 때문이었는지 집에 있지 않았다. 그가 없는 동안 다른 사람을 구해야 했다.

  새로 온 사람은 뒤에 알고보니 뜨내기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하느님이 보낸 사람이었다고 해야만 되게 되었다. 그가 온 지 2,3일이 못되어서 그는 우리 지붕 밑에서 어떤 못마땅한 일이 나도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고는 그것을 내게 알려 주기로 결심을 했다. 나는 남을 너무 쉽게 믿지만 곧 다른 평판을 듣는 사람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가 그 일을 발견하자 더욱 놀랐다. 매일 한시면 나는 점심을 먹으려고 사무실에서 집으로 갔다. 하루는 열두시쯤 되어서 그 요리사가 숨이차서 사무실로 찾아와서는,  어서 댁으로 오셔요.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래 어쨌단 말이야? 뭔지 말을 해야지 하고 나는 물었다.  지금 이 시간에 어떻게 그것 때문에 집엘 간단 말이야? 만일 안 오신다면 후회하실 겁니다. 저는 그 말씀밖엔 못 드리겠습니다. 그가 우기는 것을 보니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서기 한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갔고 요리사는 우리보다 앞서 갔다. 그는 곧장 나를 이층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내 동료의 방을 가리키며,  문을 열고 직접 보세요 하고 말했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아챘다. 나는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벽이흔들릴 정도로 쾅쾅 두드렸다. 문이 열렸다. 안에는 갈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더러 어서 나가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다. 그 동료에게 나는 말했다. 이 순간부터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소. 나는 완전히 속았소. 내가 바보였소. 이것이 그래, 당신을 믿었던 것에 대한 보답이요? 그는 정신을 차리기는 커녕 나보고 폭로하겠다고 위협을 했다. "나는 감출 것이 아무것도 없소. 뭐든지 있거든 폭로해 보시오. 하지만 당신은 당장 여기를 떠나야 하오." 그러자 그는 한층 더 사나와졌다. 별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래층에 서있는 서기를 보고 말했다. "경찰서장한테 좀 가시오. 가서, 내가 그러더라고 하면서, 나와함께 사는 사람이 나쁜일을 저질러서 집에 같이 있고 싶지 않은데, 나가라고 해도 버티고 안 나가니, 경찰에서 좀 도와 주시면 참 감사하겠단다고 하시오." 이렇게 되자 그는 내가 진정으로 하는 것임을 알았다. 제가 잘못했으므로, 그는 풀이 죽었다. 내게 사과를 하고, 제발 경찰에 고발은 하지 말아달라고 하며 곧 떠나가마 했고, 그대로 실행했다.

  그 사건은 내 생애에 있어서 때맞추어 온 경고였다. 그제서야 겨우 내가 얼마나 철저히 그 죄악의 천재에게 속아 넘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를 내 집에 붙여둠으로써 선한 목적을 위해 나쁜 수단을 썼다. 나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려 했다. 나는 그 동료가 나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가 내게 대해 충성스럽다고 해서 그를 믿었다. 그를 개선시키려다가 하마터면 나 자신을 망칠 뻔했다. 나는 친절한 친구들의 경고까지 무시했었다. 홀려 넘어가 눈이 완전히 멀어 버렸던 것이다. 그 새로 온 요리사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끝까지 그 진상을 몰랐을 것이고, 또 완전히 그 동료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내가 바로 시작하고 있었던 초탈한 생활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 때문에 나는 언제나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나를 어둠 속에 잡아 두고 잘못을 저지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전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이 구원하여 주시려고 왔다. 내 기원은 순결한 것이었기 때문에, 잘못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구원이 되었다. 그리고 이 때 이른 체험이 미래를 위해 빠짐없는 완전한 경고가 되었다. 그 요리사는 거의 하늘에서 보내주신 사자였다. 그는 요리를 할 줄을 몰랐다. 요리사로서는 남아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외엔 다른 누구도 내 눈을 열어 줄 수 없었다. 그 후에 알게 되었지만, 여자를 우리집에 들여온 것은 그것이 첫번이 아니었다. 그전에도 여러번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 요리사같이 용감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모두가 다 내가 얼마나 그 동료를 맹목적으로 신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요리사는 정말 이일을 위해 하느님이 보내 주신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바로 그 순간 그는 떠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나는 댁에 오래 못있겠습니다. 당신은 너무도 쉽게 남의 말에 넘어갑니다. 여기는 제가 있을 곳이 못됩니다." 나는 그를 가게 내버려 두었다.  그제서야 나는 내 귀를 속여서 그 서기를 내쫓게 한 것이 바로 그 동료임을 알았다. 나는 그 서기에게 부당하게 대했던 것을 고쳐 보려고 애를 많이 썼다. 그랬지만 그를 끝낸 만족시키지 못하고 만 것은 나의 영원한 유감이다. 아무리 꿰맨다 하더라도 상처는 역시 상처다.
 

문학자료 → 동서고전/신화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홍사석


       제15장 점술자와 예언자

    1. 멜람포스
  멜람포스(Melampus)는 '검은 발'이라는 의미로, 어미가 아들을 낳아 그늘에 누여 놓았는데 발에 햇볕이 낳다 다리만 검게 되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아뮤타온과 에이도메네의 아들로, 크레테우스와 튜로의 손자이다. 어릴 때 펠로폰네소스 퓰로스의 집 마당에 한 그루의 떡갈나무 고목이 있었는데 그 밑둥 동굴은 뱀의 보금자리였다. 하루는 하인들이 늙은 뱀들을 죽여 새끼 뱀만 남게 되었다. 멜람포스는 어린 마음에도 가엾게 여겨 나뭇가지로 대를 만들어 죽은 뱀을 화장시키고 새끼들은 우유를 먹여 양육하였다. 어느 날 떡갈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몸 위로 뱀들이 올라와 마치 자기들의 은인을 알아보는 양 멜람포스의 두 귀를 부드럽게 핥았다. 잠에서 깨자 멜람포스는 자신의 청력이 바뀐 것에 깜짝 놀랐다.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야생 동물, 심지어는 벌레들의 단편적인 언어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앞일을 정확히 예견하는 초자연적 능력까지 지니게 된다. 거기에다 알페오스 강에서 만난 아폴론으로부터는 의술과 약초의 지식도 전수받았다.

  멜람포스의 형제인 비아스는 숙부인 퓰로스 왕의 매력적인 딸 페로를 사랑하였는데 경쟁자가 많았다. 왕은 딸과의 혼인조건으로 퓰라코스의 소문난 우량 소떼를 내걸었는데, 결혼예물로서는 어마어마한 요구라 모든 경쟁자들이 실망하고 물러섰다. 단지 비아스만 미련을 못 버리고 멜람포스에게 협조를 구하니, 둘이서 소를 훔치러 나섰다. 멜람포스는 1년간의 옥살이를 한 다음에야 소를 얻을 수 있음을 예견하였다. 과연 소떼를 훔치는 현장을 목장의 사나운 맹견에 의해 발각당하는 바람에 옥에 갇혔다. 그리고 옥살이를 한 지 거의 1년이 되었을 무렵 천장 대들보 속에 사는 벌레들이 밤중에 속삭이는 말이, 이제 거의 다 파먹어 껍데기만 남고 곧 지붕이 내려앉겠다는 것이었다. 새벽이 되자 방을 당장 옮겨 주기를 간청하고 자기를 감금한 자들에게도 주의하라고 전해주었다. 과연 방을 옮기자 잠시 후 천장이 무너졌다. 이 일을 전해 들은 퓰라코스는 멜람포스가 예사롭지 않은 예언자임을 알게 되어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었다.

  당시 퓰라코스는 이피클로스에게서 소산이 없어 걱정이었다. 멜람포스에게 손자를 갖게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 하니 멜람포스는 소떼를 받는 조건으로 응낙하였다. 우선 멜람포스는 수소 두 마리를 희생시킨 후 고기를 잘게 저며 새들이 모여들게 하였다. 그리고는 고기를 찾아 날아든 독수리에게 물어 보니, 오래 전 퓰라코스가 숫양을 거세한 후 피묻은 칼을 아무 생각 없이 어린 이피클로스 옆에 놓았다가 아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는데 그 직후 이 칼을 성스러운 떡갈나무에 꽂아 놓고는 까맣게 잊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나무껍질에 둘러 싸여 감추어진 이 칼을 찾아 녹을 긁어서 10일간 이피클로스에게 마시게 하면 아이가 생길 것이라 하였다. 칼을 찾아 그대로 하니 과연 이피클로스는 아들 포다르케스를 얻게 되었고, 그 대가로 멜람포스는 소떼를 받았다. 멜람포스는 소떼를 비아스에게 주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페로를 아내로 맞이하게 하였다. 다른 설에는 소떼를 훔치려다 발각된 멜람포스는 큰 자물쇠가 달린 감옥에 갇혀 굶어죽도록 방치되었다 한다. 그런데 그 해가 지나 감옥을 열어 보니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멜람포스는 그간 꿀벌을 불러들여 이 벌들이 자물쇠 구멍으로 날라온 꿀로 생명을 유지하였다고 한다.

  한편 아르고스 여인들이 디오뉴소스 숭배에 광신적인 상태가 되어 실성하였는데 그 중에는 아르고스의 왕 프로이토스의 딸들도 끼여 있었다. 멜람포스가 왕의 요청으로 여인들을 박새풀(나리와 독초)로 완치시켜 주자 왕은 그 대가로 맏딸과 결혼시키고 영토도 나누어 주어 자리를 잡게 하였다. 그 후손들은 6대에 걸쳐 이 지역을 통치하였다. 멜람포스는 그리스 세계의 최초의 예언자라 하며 사후에는 신으로 추앙되어 신전이 건립되고 숭배되었다.

    2. 글라우코스
  글라우코스(Glaucus)는 트로이의 안테노르와 테아노의 아들로, 파리스가 헬레나를 납치하는 것을 도왔다. 이로 인해서 그는 아비로부터 집에서 쫓겨났으며, 전쟁이 일어나자 트로이의 한 용사로 그리스군과 싸우던 중 아가멤논에게 죽임을 당했다 한다. 그러나 보다 보편적 설에 따르면 오듀세우스와 메넬라오스가 구하여 서로 굳은 우정을 맺었다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또 다른 글라우코스는 히폴로코스의 아들로 리시아 왕국의 태조가 되었다. 용감하고 천재적인 자질을 지녔으며 사촌인 사르페돈이 이끄는 트로이의 동맹군 리시아 장병과 함께 출전하였다. 한 번은 트로이 성 밖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그리스의 아킬레스 다음으로 젊고 용맹한 디오메데스와 미주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자신들의 집안이 조상 때부터 친밀한 관계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력을 보면, 히폴로코스의 아들 클라우코스는 벨레로폰의 손자가 되며 디오메데스의 조부 오이네우스는 벨레로폰의 왕실에 초대하여 환대를 해주었다. 겸하여 우정의 증표로 오이네우스는 왕의 휘장을 단 쪽색 어깨띠를, 벨레로폰은 황금잔을 선물로 교환하고 그 후 후손도 계속해서 선물을 주고받으며 우의를 돈독히 하였다. 이에 디오메데스는 글라우코스에게 청동투구를, 글라우코스는 자신의 황금투구를 주고받은 후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글라우코스는 그 후 용전하였고 사르페돈이 쓰러지자 달려가서 구하던 중 테우케르의 저지 공격에 부상을 당하여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간절한 그의 기원으로 아폴론이 그를 곧 낮게 해주니 다시 달려가 사르페돈의 몸체를 구출하였으나 그리스 병사가 갑주를 벗겨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하였다. 그 후 헥토르가 방금 쓰러뜨린 아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놓고 양측에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헥토르에 가세한 글라우코스는 텔라몬의 아들 아옉스의 칼에 살해되었다. 시신은 아폴론의 명령으로 바람신이 리시아로 이송하고 그의 묘역에는 같은 이름의 개울이 흐르게 되었다.

  또 다른 글라우코스는 시슈포스와 메로페의 아들 에퓨라(후에는 코린트로 개칭)라는 도시를 창건하여 왕이 되었다. 니소스의 딸 에우류메네와 결혼하여 아들 벨레로폰을 두었다. 그는 죽음 때문에 특히 유명한데, 즉 펠리아스 장례 기념 경기에 참가하였다가 이피클레스의 아들 이올라오스가 이끄는 4필 기마경기에서 진 후 자기의 포트니아이 목장 암말에게 산 채로 잡아먹혀 버린 것이다. 이는 그가 망아지에게 사람고기를 주어 키웠기 때문에 죽은 자의 망령이 말에 붙은데다 말을 용맹하게 할 의도로 발정기의 망아지가 교합하는 것을 하락하지 않아 아프로디테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라 한다. 일설에는 망아지에게 무심코 흥분 성분을 가진 독초 양귀비 또는 동물을 실성시키는 포트니아이의 샘물을 부주의하게 마시게 하여 일어난 참사라고도 한다.  딴 전승에 의하면, 어느 날 글라우코스가 한 샘물을 마셨는데 그 샘은 불사의 삶을 주는 샘물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믿어 주지 않자 이를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바다에 던져 해신이 되었고, 그 후부터 글라우코스를 바다에서 본 뱃사람은 틀림없이 죽게 되었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네 번째 글라우코스는 보이오티아 안테돈 마을의 어부로, 도시를 창건하고 안테돈과 알큐온스의 아들, 혹은 포세이돈과 개울의 요정 사이에서 난 아들인데 태어났을 때는 인간이었으나 우연히 영초를 먹고 난 후 불사의 몸이 되어 해신이 되었다. 불사의 몸이 될 때 바다의 요정이 몰려와 그에게서 인간의 죽음의 잔재를 말끔히 씻어냈고, 어깨는 넓어지고 하체는 힘찬 고기의 꼬리로 변하였으며 윤기 있는 옅은 동록색을 띤 턱수염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겸해서 예언술을 부여받았는데 마음 내키는 대로 변덕이 심한 예언을 내렸다. 베르길리우스에 따르면, 그는 쿠마이의 여성 예언자 시뷸레의 아비이기도 하다. 메넬라오스는 귀환하던 길에 들른 말레아 곶에서 글라우코스를 만나 그로부터 형제 아가멤논의 참사를 알게 되었다. 딴 전승에는 그는 아르고 호의 건립에 관여하고 항해에도 동반하여 아르고 호 선원이 파도와 싸울 때 도움을 주었다고도 한다.  그가 일방적으로 열애한 대상으로는 요정 스큘라(포르큐스의 딸)가 있다. 그는 스큘라의 사랑을 얻고자 마술사 키르케에게 도움을 청하였는데, 오히려 키르케가 글라우코스에게 반하게 되었다. 그러나 글라우코스가 자신을 외면하자 요정 스큘라를 징그러운 괴물로 변신시켜 버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연정이 사그러들지 않자 심사가 난 키르케는 스큘라가 자주 유영하는 물에 독을 타서 여신으로 변신케 하였다고 한다. 글라우코스는 또한 테세우스가 낙소스 해변에 버린 미노스 왕의 공주 아리아드네의 환심을 사고자 애썼으나 실패하고 디오뉴소스가 공주를 차지하였다.

  마지막 글라우코스는 미노스 왕과 파시파에의 아들로, 어릴 때 쥐를 쫓아다니다 큰 꿀독에 빠져 실신하여 생명을 잃었다. 미노스는 행방이 묘연한 아들을 찾아 대대적인 수색을 펼쳤으나 소용이 없자 점술사 혹은 직접 아폴론의 신탁에 의뢰하였다. 그랬더니 미노스가 소유하고 있는 소들 중에 흰색, 빨간색, 검은색의 세 가지 색으로 변하는 암소 한 마리가 있는데 이 색의 변화를 가장 잘 해명하는 사람이 어린이를 찾아 되살릴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많은 점술사를 모아 물어보니 코이라노스의 아들 폴류에이도스의 해설이 가장 적절하였다. 코이라노스는 멜람포스의 증손이고 그 아비 클레이토스는 여신 에오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 불사의 몸으로 변신한 인물이었다. 이러한 탁월한 가계에서 태어난 폴류에이도스는 암소를 변색하면서 익어가는 뽕나무 열매 오디에 비유하여 처음에는 희고 다음에는 빨개지며 마지막에는 까매진다고 설명하였다. 이는 정국에 가까운 설명임이 인정되어 왕은 그에게 글라우코스를 꼭 찾아 데려올 것을 명령하였다. 이에 홀로 포도주 광에 들어가 궁리하던 폴류에이도스는 꿀벌을 쫓아 나타난 올빼미의 뒤를 밟아 꿀 항아리가 있는 데로 가게 되고 거기에서 꿀항아리에 빠진 어린아이를 찾아내었다. 그러나 미노스는 아이를 살려내야 한다고 우기며 그를 어린이와 같이 가두어 버렸다. 난감한 처지에 빠져 있는데 뱀 한 마리가 나타나 어린아이에게로 다가왔다. 그나마 아이가 해를 받게 되면 영영 자신이 살아날 길이 막힐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폴류에이도스는 돌을 들어 뱀을 죽여 버렸다. 그런데 또 한 마리의 뱀이 나타나 풀잎을 가져다가 죽은 뱀 위에 덮자 다시 살아나서 두 마리가 같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것을 지켜본 폴류에이도스가 같은 풀잎을 따다가 어린아이에게 덮어 놓자 어린아이는 거짓말처럼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미노스 왕은 이번에는 자기 아들에게 점술을 가르쳐 주기 전에는 아르고스 귀향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하였다. 별 수 없이 소년에게 점술을 가르쳐 놓고 고향으로 출범하는데, 전송 나온 소년에게 폴류에도스는 자신의 입 속에 침을 뱉으라고 지시하였다. 그대로 하였더니 글라우코스는 그간 배운 것을 모두 잊고 말았다. 일설에는 글라우코스를 살린 사람은 아스클레피오스라고 한다.

    3. 티레시아스
  티레시아스(Tiresias)는 테베의 고명한 예언자로, 스파르토이족 우데오스(카드모스가 용의 이빨을 땅에 뿌렸을 때 솟아나와 대항한 병사의 한 명)의 후손인 에베레스와 요정 카리클로의 아들이다. 카리클로는 여신 아테나와 수레를 빈번히 같이 타는 친숙한 사이였다. 하루는 둘이서 헬리콘 산의 히포크레테(말의 샘)로 목욕을 갔는데 근처에서 사냥하던 카리클로의 아들 티레시아스가 우연히 벌거벗은 아테타 여신의 나체를 보게 되었다. 그러자 아테나는 그의 눈을 손으로 덮어 맹인으로 만들어 버렸고, 카리클로는 이를 잔인한 짓이라고 비난하였다. 아테나는 불사신이 아닌 인간이 신을 본 죄로 시력을 잃게 된 것이라 하며 그 대신 티레시아스에게 층층나무 지팡이와 새의 소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기막힌 청력과 예언 능력까지 주었다. 그러나 보다 더 유명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하루는 티레시아스가 큘레네(혹은 키타이론) 산에서 두 마리 뱀이 교미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막대기로 떼어 놓고 암놈에게 상처를 입혔다(혹은 죽였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여성으로 변해 버렸다. 세월이 흘러 7년 후 다시 같은 장소를 지나는데 공교롭게도 또 교미하고 있는 뱀을 만났다. 과거에 자신이 했던 것과 똑같이 개입하니 이번에는 남성으로 전환되어 원상태로 복구되었다. 당시 그는 여성으로 지내면서 이미 결혼생활까지 한 상태였기 때문에 양성을 경험한 셈이 되었다.

  하루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남녀간의 사랑의 교합으로 느끼는 쾌락이 어느 쪽이 더 강하느냐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해결이 나지 않자 양성 모두 경험이 있는 티레시아스에게 묻기로 하였다. 티레시아스를 불러 물으니 그는 거침없이 교합의 기쁨을 10이라 하면 여자가 9를, 남자는 1을 차지할 뿐이라 대답하였다. 헤라는 자신의 사랑의 비밀을 폭로한 것에 격분하여 티레시아스의 시력을 없애 버렸다. 이에 제우스는 티레시아스의 봉변을 보상하기 위하여 예언술과 장생의 혜택을 주어 인간의 명으로 보면 7대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살 수 있게 하였다. 티레시아스는 테베에서 많은 예언을 행하였다. 예컨대 암피트류온에게는 알크메네의 사랑의 경쟁자를 밝혀 주고, 오이디푸스에게는 본의 아니게 죄지은 것을 밝혔으며, 크레온에게는 오이디푸스를 왕위에서 쫓아내야 병마에 신음하는 테베 사람들의 재난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7인의 맹장이 테베를 침범했을 때는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오스를 희생으로 바쳐야 아레스 신의 노여움을 풀고 멸망을 면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테베를 침공한 에피고노이의 대학살을 모면하려면 그들과 휴전하고 야밤에 도시를 극비로 빠져 나가야 한다고 예언하였다.

  그리스 및 로마의 시문에서는 티레시아스를 테베의 유명한 예언자로서 어디서나 등장시키고 있다. 왕 펜테우스에게는 보이오티아에서의 디오뉴소스 숭배를 반대하지 말도록 충언하고, 요정 에코는 변형되고 운명적인 울림만 남을 것이며 나르키소스의 죽음을 예언하기도 하였다. 고향으로 귀환하던 도중 1년간이나 키르케의 품 안에 있던 오듀세우스는 키르케의 충고를 받아들여 하데스나라로 티레시아스를 찾아와 상의를 하기도 하였다. 제우스는 티레시아스에게 사후에도 예언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선물을 주었다. 즉, 그에게 예언능력을 가진 딸 만토를 낳게 하였는데 이 딸이 바로 예언자 몹소스의 어머니다. 티레시아스의 죽음은 에피고노이의 테베 점령과 관련되어 있다. 즉 테베 피난민에 섞여 탈출한 티레시아스는 어느 날 아침 텔푸사 샘 근처에서 쉬게 되었는데 목이 말라 마신 샘물이 어찌나 찬지 결국은 죽게 되었다. 다른 설에서는 티레시아스는 피난을 가지 않고 딸과 함께 도시에 남아 침략자의 포로가 되었으며 에피고노이가 신으로 모시는 아폴론의 성직자로서 델포이로 보내져 봉사하다 여기에서 생을 마쳤다 한다.

    4. 칼카스

  테스토르의 아들인 칼카스(Calchas)는 고명한 예언자로 주로 새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예언을 하였다. 트로이 원정에는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직접 찾아와서 동반을 종용하였다. 그는 트로이 전쟁 10년 전에 이미 아킬레스와 필로테테스 없이는 트로이 시를 함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다. 또한 아울리스에 원정군이 집합하여 아폴론 신에게 공양을 올릴 때 제단에서 큰 뱀이 나오더니 나무 위의 새둥지로 올라가 둥지에 있는 8마리의 새끼새와 어미새를 삼키고는 돌로 변하는 이변을 보고 9년이 지나야 트로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점쳤다.  트로이 전쟁 막바지에는 크류세이스를 그 아비에게 돌려주지 않는 한 그리스 군에 퍼지는 병을 막을 수 없다고 하였으며 그밖에 행한 여러 예언이 모두 들어맞았다. 칼카스는 아폴론에게서 그 신통력을 전수받았으며 자신의 신통력을 능가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신이 멸망한다는 신탁도 받았다. 트로이 전쟁 후 콜로폰 근처에서 이 신탁이 실현되었다. 즉 칼카스는 한 무화과 나무에 열린 열매의 수를 맞추지 못한 데 반해 몹소스(만토와 아폴론의 아들)가 이를 정확히 맞추자 깊은 시름에 빠져 죽었다 한다. 그러나 후대의 이야기는 리시아왕의 원정을 둘러싸고 몹소스와 칼카스가 정반대되는 예언을 한 적이 있었는 데 몹소스의 말대로 되자 비관하여 죽었다고 한다.

   5. 라오콘

  라오콘(Laocoon)은 트로이 튬브라의 아폴론 신전 신관으로 프리아모스의 둘째부인 헤쿠바의 아들, 혹은 안테노르의 아들이라 하는데 후자의 이야기가 더 유력하다. 안티오페와 결혼하여 두 아들 에트론과 멜란토스를 두었다. 두 아들은 안티파스 및 튬브라이오스라고도 부른다. 트로이 전쟁 막판에 그리스군은 위장 철수하고 해변에 거대한 목마를 남겨 놓았다. 목마는 그리스인이 아테나 여신에게 봉헌한 것이지만, 라오콘은 이 목마가 트로이에게는 재난이 될 수 있다며 성 안으로 들이는 데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목마의 옆구리에 창을 던져 불경한 행위를 저질렀다.  한편 트로이에서는 라오콘에게 해신 포세이돈에 희생공양을 올려 적군의 귀향에 폭풍과 격랑을 일으켜 주도록 기원하였다. 막 황소를 희생공양할 때 아폴론 신이 보낸 두 마리의 큰 바다뱀이 나타나더니 신관 라오콘과 두 아들을 휘감고 서로 엉키고 조여 세 부자를 박살내고 성채 사원에 있는 아테나 여신상앞에 또아리를 틀고 앉았다. 전설에 따르면 두 뱀의 이름은 포르케 및 카리보이아라 한다. 어쨌든 트로이 사람들은 라오콘의 목마에 대한 행위가 아폴론 신을 화나게 했음을 알아차리고 화급히 목마를 아폴론에 바쳤다. 그러나 신의 노여움은 풀리지 않아 마침내 트로이 시는 파멸하였다. 라오콘의 죽음을 둘러싼 다른 설에 따르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기 전, 라오콘이 결혼 첫날밤 신성한 신전에서 동침하는 모독을 저질러 아폴론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대리석상 라오콘(바티칸 소장)은 로도스의 유명한 세 조각가(하게산드로스.폴류도로스.아테나도로스)의 작품이라 하나 복제 전문가의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다.

   6. 프로테실라오스

  프로테실라오스(Protesilaus)는 테살리아 파가사이 만 서쪽 도시의 영주 퓰라케 왕의 아들로 라오다메이아를 신부로 맞이하였으나 제대로 혼인 축하연도 못 열고 서둘러 트로이 원정에 가담하기 위하여 자신의 나라와 인근 도시의 군선 40척을 이끌고 출정하였다. 그런데 그리스인에게는 트로이 땅을 첫 번째로 밟는 자가 제일 먼저 죽는다는 신탁이 있었기 때문에 트로아스 해안에 닿은 그리스군은 트로이 왕자 헥토르와 인근 도시 콜로나이 왕 큑노스가 이끄는 무사와 마주쳐도 상륙을 머뭇거렸다. 이에 프로테실라오스가 솔선하여 해안으로 뛰어내려 공격을 가해 트로이 병사 여럿을 죽였다. 그러나 결국 헥토르와 트로이군의 칼에 쓰러지고 말았고 그 후 형제인 포다르케스가 파견함대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프로테실라오스의 시신은 헬레스폰트 건너 트라키아 케르소네소스에 매장되었으며 영웅으로 칭송하여 세스토스 근처 엘라이오스에 훌륭한 사당을 봉헌하였다. 신부 라오다메이아는 남편의 죽음을 너무나 애타게 슬퍼하였기 때문에 프로테실라오스가 잠시 명계에서 나와 신부를 위무하였으나 끊임없이 슬퍼하고 신랑을 그리워한 나머지 자진 목숨을 끊고 명계로 따라갔다.  그 외 이야기로는 첫 원정 때 트로이로 잘못 알고 뮤시아를 공격할 때 프로테실라오스는 뛰어난 역할을 하여 왕 텔레포스의 방패를 탈취하였고, 이 때문에 아킬레스는 텔레포스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었다 한다. 또한 플리니우스에 의하면 프로테실라오스의 무덤 주위에는 매우 높이 빨리 자라는 나무가 있었는데, 트로이 쪽에서 보일 정도로 자라면 갑자기 시들어 썩어버리고, 다시 자라서 먼저와 같이 거목이 된 후 또 같은 변천을 반복하였다고 한다.

  그 후 몇 대가 지나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 때 케르소네소스가 페르시아인 차하에 들어가게 되고, 세르토스는 욕심 많은 총독 아르타육테스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총독은 프로테실라오스 사당의 보물을 탐내어 노략질을 하고자 하였으나 크세르크세스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이에 총독은 꾀를 내어 거짓 증언으로 반항한 그리스인을 처치하고 본보기로 이들 그리스인의 가옥을 군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락해 줄 것을 청원하였다. 왕의 재가가 떨어지자 총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당을 덮쳐 보물을 노략질하고는 전에 그리스인이 소아시아에서 약탈한 보물을 다시 찾았다고 하였다. 더 나아가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당 성역을 개간하여 곡식을 심게 하였으며 사당에는 창녀를 두었다.  이러한 신성모독에 격분한 아테네군은 응징에 나서서 세스토스를 다시 점령하고 총독과 그 아들을 포로로 삼았다. 전하는 이야기에는 포로를 지키는 그리스인 감시원이 말린 어물을 요리하고 있었는데 마른고기가 강판에서 뛰어 올랐다고 한다. 이에 총독 아르타육테스는 프로테실라오스의 몸이 비록 건어나 다를 바 없이 쪼그리고 있어도 복수의 힘은 아직 남아 있음을 깨닫고, 두려움에 떨며 훔친 사당의 보물을 모두 되돌려 주고 또한 자신과 아들의 몸값으로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겠다고 서약하였다. 그러나 아테네의 장군 크산티포스(페리클레스의 아버지)는 이 감언에 동하지 않고 총독을 십자가로 못박고 그의 아들 눈앞에서 돌로 쳐 죽였다.

 

문학자료 → 수필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2 - 류시화


  인디아 어록 2. 크게 포기하면 크게 얻는다.

     인생을 변화시킨 만남
  "난 어렸을 때 여기서 크리슈나무르티가 강연하는 모습을 보곤했다. 그는 이 바위에 걸터앉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난 그가 하는 얘기를 잘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가 무척 진지한 사람이며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임을 알았다. 그와의 만남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마드라스의 크리슈나무르티 재단에서 일하는 인도 청년은 나와 함께 정원을 산책하던 중 그렇게 말했다.


    대나무와 갈대
  "대나무의 마디들을 쳐다보라. 그것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대나무를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생활 속에 규칙적인 명상이 없다면 마디가 없어 쓰러지는 갈대와 같은 것이다."
  북인도 리시케시의 한 수행자가 한 말.


    날마다 처음 오는 사람
  바라나시에서 배낭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숙소는 비시누 레스트 하우스이다. 그러자 어떤 약삭빠른 인도인이 2백 미터쯤 떨어진 후미진 곳에 비시누 게스트 하우스를 세우고는 릭샤 운전사들에게 커미션을 주고 여행자들을 그곳으로 데려오게 했다. 여행 가이드북에서 비시누 레스트 하우스의 명성을 익히 들은 여행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이름이 비슷한 비시누 게스트 하우스로 끌려가기 일쑤였다. 한밤중에 바라나시에 도착한 나를 젊은 릭샤 운전사는 초보 여행자인 걸로 착각하고는 비시누 게스트 하우스로 데려갔다. 내가 바라나시에 이미 여러 차례 왔음을 주장하며 혼을 내자 그 릭샤꾼은 말했다.
  "당신은 자신이 처음 이곳에 오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는 이곳에 처음 온 사람이다. 난 날마다 처음 이곳에 온다. 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게 새롭다."


    결혼 선물
  "내 딸이 얼마 안 있으면 곧 결혼을 해야 한다. 당신은 내 친구이니까 당신에게서 내 딸의 결혼 선물을 받고 싶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그 카메라를 선물로 준다면 우리 가족 모두가 기뻐할 것이다. 또 만일 당신이 그 카메라를 결혼 선물로 준다면 내 딸을 당신에게 시집 보낼 수도 있다. 진지하게 잘 생각해 달라."
  10 년 전쯤 아그라에서 뉴델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공무원 티와리 씨가 그렇게 익살스럽게 제의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가 보려고 내가 기꺼이 그러겠다고 동의하자 그는 사랑하는 마음도 없이 카메라 하나로 한 여성을 소유하려고 하느냐고 되레 화를 냈다.


    눈과 입
  "눈은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사람을 왜 그렇게 끝없이 쳐다보느냐는 내 질문에 한 인도 청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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