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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왠지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세속의 인연을 끊고 사는 산문(山門)의 승려도 깊어가는 가을빛을 보고 벗이 그리웠나 봅니다. 그래서 윤결(尹潔·1517∼1548)이라는 벗에게 불쑥 짚신을 한 켤레 보냈습니다. 윤결은 을사사화에 희생된 강직한 선비로 알려져 있지만 운치를 아는 시인이었기에, 벗이 짚신을 보낸 뜻을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어찌 이리 발걸음이 뜸하신가요? 듣자니 세사(世事)가 싫어 두문불출한다지요. 아마 마당에는 오가는 이 없어 이끼만 파랗게 덮였겠구려. 작년 깊어가는 가을날에 붉은 단풍잎 밟고 다닌 일 그립지 않으신가요? 올가을도 저물어가니 한번 들러 함께 단풍구경이나 하시지요.”

승려가 짚신을 보낸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조선 전기 시인 이행(李荇)이 “짚신 신고 지리산 다시 밟고서, 평생 흙먼지 속세의 자취를 다 씻었네(芒鞋更踏頭流上, 淨盡平生塵土종)”라고 한 대로, 거친 짚신은 세사의 번뇌를 씻는 데 효험이 있습니다. 속세를 등진 승려가 보낸 짚신에는 이러한 뜻도 함께 담은 것일 겁니다.

깊어가는 가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짚신을 보내 한번 찾아와 주기를 은근히 청하는 멋을 부리면 어떨까요. 짚신이 어려우면 예쁜 단풍잎을 하나 부쳐 보내도 좋겠습니다. 단풍잎에 좋아하는 시 한 수 적어 보내면 더욱 운치가 있겠지요.


조선 후기 문인 홍한주(洪翰周)가 “단풍 숲은 비로 씻겨 취한 듯 붉은데, 감잎은 가을에 살져 글 쓸 만큼 크구나(楓林雨洗明如醉, 枾葉秋肥大可書)”라고 한 대로 감잎이 더 좋겠습니다. 혹 그립다는 뜻을 더하자면 붉은 콩 하나를 함께 보내어도 좋겠습니다. 홍두(紅荳)라는 붉은 콩은 별칭이 상사자(相思子)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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