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무좀에 한번쯤 걸리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주로 발가락 사이에 잘게 물이 잡히는 부스럼이지요. 혹시 이 말을 외래어로 아시고 계신 분은 안 계신지요? '좀'의 뜻은 아시지요? '좀'은 벌레 이름입니다. 보통은 '좀벌레'라고 하는 것인데, 나무, 곡식, 옷, 종이 따위를 쏘는 벌레의 하나입니다. 저는 아직도 고서 속에 생기는 이 좀벌레를 없애기 위해 '좀약'(나프타린)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좀'의 '무'는 무엇일까요? 앞의 '보조개'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좀'이 '니다. '좀'은 '좀이 쑤신다'처럼 참고 기다리지 못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앉았다 섰다 하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이지요. 그만큼 '좀'이 몸을 쑤시면, 가려워서 견디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좀도둑'의 '좀'은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좀(쫌)스럽다, 좀(쫌)팽이' 좀(쫌)상스럽다, 좀(쫌)생원'의 '좀'으로, '조금'의 준말로 쓰이는 것입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