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13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어느 분이 방귀를 '꾸는' 것이 아니고 '뀌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셨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방귀'와 연관되어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에 방언조사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이 용암리는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습니다. 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방귀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는지가 궁금해서 사람이 보리밥을 먹으면 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똥뀐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조사를 하던 학생들이 한참 웃었지만,  저는 웃음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이 오래 전부터 쓰이었던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귀를 뀌고서도 다른 사람이 방귀를 뀐 것인 양 남에게 돌려댄다는 뜻이겠지요.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위'는 고어로서는 '바회'였습니다. 소위  '히읗'이있지요. 이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컨대 '죠희'가 '종이'가 되었던가 하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히읗'이 '기역'으로도 변화를 겪습니다. 그래서'바위'와 '방귀'가 같은 음으로 발음되니까, 이것을 피하기 위하여 한 낱말을 다른 낱말로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을 우리는 '동음충돌 회피현상'이라고 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성가시다'는 원래 '파리하다, 초췌하다'는 뜻 風磬 2007.01.12 5964
270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風磬 2006.09.07 5388
269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風磬 2006.10.25 4555
»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風磬 2006.11.17 4135
267 "영낙없이 지 애비 탁했네" -> "영낙없이 지 애비 닮았네" 風磬 2006.11.03 4473
266 '가게'는 널판지로 만든 시렁에 물건을 진열하여 놓고 파는 곳 風磬 2006.12.18 4119
265 '가물치'는 '검은 고기'라는 뜻 風磬 2007.01.11 4602
264 '감기'는 옛날에 '고뿔'이라고 불렀습니다. 곧 '코에 불(열)이 난다는 뜻 風磬 2006.12.14 4139
263 '값이 싸다'는 원래 '값이 적당하다'는 뜻 風磬 2006.10.24 3884
262 '거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風磬 2006.12.12 5059
261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본래 다른 뜻이었습니다 風磬 2006.12.31 3711
260 '고독'이란 말을 함부로 말씀하지 마셔요. 風磬 2006.12.21 5452
259 '고주망태'의 '고주'는 원래 토박이말...그 뜻은? 風磬 2006.11.22 5132
258 '곡식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 --> '한 마지기' 風磬 2006.10.20 3941
257 '곧다'와 '굳다'에서 나온 '꼿꼿하다'와 '꿋꿋하다' 風磬 2006.10.22 4776
256 '곰'과 '팡이'의 어원을 아셔요? 風磬 2006.10.21 4072
255 '곰보'는 '곪다'의 '곪-'에 접미사 '-보'가 붙어서 된 말 風磬 2007.01.14 4156
254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風磬 2006.12.29 3729
253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바람의종 2007.01.25 4133
252 '귀고리'는 귀에 거는 '고리'...'귀거리'는 틀린 말 風磬 2007.01.10 3942
251 '김치'는 한자어...'짠지'는 토박이말 風磬 2006.11.18 4926
250 '깡패'에는 두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風磬 2006.12.07 4427
249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風磬 2006.11.27 4442
248 '낮다'의 어간 '낮'에 '-브다'가 붙어 생긴말 --> 나쁘다 風磬 2006.10.30 3670
247 '노들강변'은 '노량진 나루터'를 말하는 고유명사 ...버드나무와 상관없어 風磬 2007.01.18 455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