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033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어느 분이 방귀를 '꾸는' 것이 아니고 '뀌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셨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방귀'와 연관되어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에 방언조사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이 용암리는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습니다. 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방귀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는지가 궁금해서 사람이 보리밥을 먹으면 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똥뀐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조사를 하던 학생들이 한참 웃었지만,  저는 웃음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이 오래 전부터 쓰이었던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귀를 뀌고서도 다른 사람이 방귀를 뀐 것인 양 남에게 돌려댄다는 뜻이겠지요.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위'는 고어로서는 '바회'였습니다. 소위  '히읗'이있지요. 이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컨대 '죠희'가 '종이'가 되었던가 하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히읗'이 '기역'으로도 변화를 겪습니다. 그래서'바위'와 '방귀'가 같은 음으로 발음되니까, 이것을 피하기 위하여 한 낱말을 다른 낱말로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을 우리는 '동음충돌 회피현상'이라고 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1. '곰보'는 '곪다'의 '곪-'에 접미사 '-보'가 붙어서 된 말

    Date2007.01.14 By風磬 Views4039
    Read More
  2. 주술적 용어 2 - 고마워하고 비는 기원의 말

    Date2008.04.10 By바람의종 Views4037
    Read More
  3. '딴따라패'는 영어 'tantara'의 음을 빌려 온 것

    Date2006.12.06 By風磬 Views4036
    Read More
  4.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Date2006.11.17 By風磬 Views4033
    Read More
  5. '박쥐'의 '박'은 '눈이 밝다'의 '밝-'

    Date2006.12.09 By風磬 Views4033
    Read More
  6. 모주

    Date2008.05.03 By바람의종 Views4032
    Read More
  7. '마요네즈'는 스페인 항구도시 '마욘'의 특산품

    Date2006.12.25 By風磬 Views4015
    Read More
  8. 질병용어 - 든 병, 난 병, 걸린 병

    Date2008.03.22 By바람의종 Views4014
    Read More
  9. 허망한 언사들 2 - 구호가 없는 사회

    Date2008.05.03 By바람의종 Views4013
    Read More
  10. '멀국/말국'은 전라도 방언...'국물'이 표준어

    Date2006.11.06 By風磬 Views4008
    Read More
  11. '가게'는 널판지로 만든 시렁에 물건을 진열하여 놓고 파는 곳

    Date2006.12.18 By風磬 Views3986
    Read More
  12. 우리말의 상상력 1 - 10. 막다른 골목 (2/2)

    Date2009.06.29 By바람의종 Views3968
    Read More
  13. 우리말의 상상력 2 - 1. 한강의 뿌리, 우통수(于筒水)

    Date2009.07.15 By바람의종 Views3967
    Read More
  14. 주술적 용어 1 - 끼, 그 가능성의 유전자

    Date2008.04.09 By바람의종 Views3961
    Read More
  15.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Date2007.01.25 By바람의종 Views3955
    Read More
  16. '감기'는 옛날에 '고뿔'이라고 불렀습니다. 곧 '코에 불(열)이 난다는 뜻

    Date2006.12.14 By風磬 Views3953
    Read More
  17. 22. '온갖'은 '수적으로 전부의 종류'란 뜻

    Date2006.10.11 By風磬 Views3936
    Read More
  18. 우리말의 속살 - 유아의 언어 습득 말문은 저절로 트인다

    Date2008.03.18 By바람의종 Views3925
    Read More
  19. '곰'과 '팡이'의 어원을 아셔요?

    Date2006.10.21 By風磬 Views3912
    Read More
  20. '다니다'는 원래 '달려 간다'는 뜻

    Date2006.11.16 By風磬 Views3906
    Read More
  21. 우리말 사랑 4 - 신토불이와 토사구팽

    Date2008.04.29 By바람의종 Views3894
    Read More
  22. 서울의 어원

    Date2009.08.01 By바람의종 Views3864
    Read More
  23. 망나니 호칭 - 지존이 무상하다

    Date2008.05.12 By바람의종 Views3859
    Read More
  24. '사냥'의 어원에 대한 부연설명

    Date2006.11.02 By風磬 Views3845
    Read More
  25. 부위별 고기 명칭 - 아롱사태의 그 은밀한 맛

    Date2008.03.29 By바람의종 Views384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