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36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구실'은 서로 다른 단어

  "구실을 삼다", "사람 구실을  못한다" 의 두 문장에서 쓰이는 두 가지의 '구실'은 같은 단어일까요,  서로 다른 단어일까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핑계의 밑천으로 삼다'는 뜻이고, "사람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응당 하여야 할 일'을 뜻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단어입니다. 한 번 사전을 찾아 보시지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한자어입니다. 즉 '입구, 열매실'로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한자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원래의 뜻을 아신다면, 아마 이 해하시기 힘드실 것입니다. 원래'구실'은 이전에는 '구위실', 또는 '구의실'로  쓰이었던 것입니다. 이 '구위실'은 그 뜻이 '공공 또는 관가의 일을 맡아 보는 직무'라는 뜻이었습니다.  한자를 보면 '관직'이란 뜻이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다시 '조세의 총칭'으로도 변하였습니다. 아마도 옛날에는 관직으로서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세금'을  받아내는 것이었던 모양이지요? 가렴주구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던 것이   '직책'이란 뜻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러니까 '구위실'에서 '구의실'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구실'로 음운변화를 거치면서 그 뜻도 '관직'에서 '조세'(세금)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직책'이란 뜻으로 변한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자를 배울 때만도 '공공기관'의 맨 앞의 '공'을 '귀 공'이라고 배웠는데(지금은  '공 공'이라고 하더군요), 이 때의 '귀'가  '귀하다'의  '귀'가 아니라,  바로 '관청'이란 뜻이었던  것을 안 것은 국어학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나서의 일이었습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1 '곧다'와 '굳다'에서 나온 '꼿꼿하다'와 '꿋꿋하다' 風磬 2006.10.22 4568
220 우리말의 속살 - 임신, 출산 용어 삼신 할머니는 노여움을 푸소서 바람의종 2008.03.16 4566
219 철원과 한탄강 - 큰 여울 줄기 따라 한탄의 전설이 바람의종 2008.07.31 4564
218 '씨름'은 옛말 '힐후다'에서 나온 말 風磬 2006.09.07 4544
217 '자유'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 아니라 중국의 '백화문'에서 온 말 風磬 2006.09.07 4544
216 16. '무지개'는 '물'로 된 '문'이라는 뜻 風磬 2006.10.05 4529
215 '지아비' '지어미'의 '지'는 '집'...곧 '집아비, 집어미'의 뜻 風磬 2007.01.20 4496
214 우리말의 상상력 1 - 11. 고움과 원형(圓形) 바람의종 2009.06.30 4488
213 '대리다' '대리미'는 전북 지방의 방언입니다. 風磬 2006.11.07 4479
212 '집사람'은 본래 '가족'이란 뜻 風磬 2006.11.19 4477
211 엄마, 아빠에서 "어이 어이"까지 바람의종 2008.03.19 4477
210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기침'의 어원 風磬 2006.10.23 4474
209 17. '닭의알'-->'닭이알'-->'달걀'......'달걀'은 토박이말 風磬 2006.10.06 4469
208 낭떠러지, 벼랑 & 칭송, 칭찬 風磬 2006.09.14 4466
207 '가물치'는 '검은 고기'라는 뜻 風磬 2007.01.11 4461
206 '수저'는 '숫가락'과 '젓가락'이 쳐진 말 風磬 2006.09.07 4459
205 '옛날 옛적 고리짝에'는 '옛날 옛적 고려 적에'의 뜻 風磬 2006.12.13 4429
204 우리말의 상상력- 3. 울 안의 복숭아나무, 기다림의 미학(美學) 바람의종 2010.02.23 4411
203 '노들강변'은 '노량진 나루터'를 말하는 고유명사 ...버드나무와 상관없어 風磬 2007.01.18 4394
202 '먹거리'는 옳지 않은 말...그 까닭은? 風磬 2007.01.19 4380
201 '학독'이란 단어의 뜻을 아십니까? 風磬 2006.11.10 4375
200 섬유회사 '코오롱'은 '코리아'+'나이롱' 風磬 2006.11.28 4369
»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風磬 2006.10.25 4363
198 '새'는 '동쪽'의 의미...'샛별'은 동쪽에 제일 먼저 뜨는 별 風磬 2006.11.11 4359
197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風磬 2006.11.27 43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