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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구실'은 서로 다른 단어

  "구실을 삼다", "사람 구실을  못한다" 의 두 문장에서 쓰이는 두 가지의 '구실'은 같은 단어일까요,  서로 다른 단어일까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핑계의 밑천으로 삼다'는 뜻이고, "사람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응당 하여야 할 일'을 뜻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단어입니다. 한 번 사전을 찾아 보시지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한자어입니다. 즉 '입구, 열매실'로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한자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원래의 뜻을 아신다면, 아마 이 해하시기 힘드실 것입니다. 원래'구실'은 이전에는 '구위실', 또는 '구의실'로  쓰이었던 것입니다. 이 '구위실'은 그 뜻이 '공공 또는 관가의 일을 맡아 보는 직무'라는 뜻이었습니다.  한자를 보면 '관직'이란 뜻이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다시 '조세의 총칭'으로도 변하였습니다. 아마도 옛날에는 관직으로서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세금'을  받아내는 것이었던 모양이지요? 가렴주구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던 것이   '직책'이란 뜻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러니까 '구위실'에서 '구의실'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구실'로 음운변화를 거치면서 그 뜻도 '관직'에서 '조세'(세금)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직책'이란 뜻으로 변한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자를 배울 때만도 '공공기관'의 맨 앞의 '공'을 '귀 공'이라고 배웠는데(지금은  '공 공'이라고 하더군요), 이 때의 '귀'가  '귀하다'의  '귀'가 아니라,  바로 '관청'이란 뜻이었던  것을 안 것은 국어학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나서의 일이었습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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