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584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8.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기침'의 어원

  감기가 심하게  들면 고통스럽지요. 저는 늘 감기 때문에 고생을 한답니다. 감기하고  같이 살지요.  그래서 제 처가 걱정을 태산같이 합니다. 제  처는 농담으로, 저에게 이혼당할까 전전긍긍 한다고  합니다. 제가 감기하고  혼인을 할까 보아서 하는 소리입니다. 감기가 혼인식은 안 했지만, 꼭  저하고 동거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잠시도 저하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으니까 하는  농담입니다. 금년에는 꼭 감기하고 별거를 해야 하겠습니다. 

  객적은 소리 그만하고 이제 '기침'에 대해서 이야기하지요. '기침'은 옛말 '깃다'(치읓 받침 이하  아래의 모든 것에 해당)(이런 글자도 나오지 않는 완성형 한글 코드는 통신상에서 언제 없어지나?)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 란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적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지요. 즉 '울음을  울다, 잠을자다, 꿈을  꾸다  '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지요. 물론 '울음을 울다,  꿈을 꾸다, 잠을 자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참'자는 아래 아자)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지요.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6 우리말의 상상력- 3. 목숨과 어우르기 / 술 바람의종 2010.02.09 3762
245 우리말의 상상력- 3. 물과 불의 만남 - 생명의 기원 바람의종 2010.02.08 3079
244 우리말의 상상력 2 - 2. 곰신앙과 땅이름 바람의종 2010.02.07 3180
243 우리말의 상상력 2 - 2. 달홀(達忽)과 가라홀(加羅忽)의 어우름 바람의종 2010.01.26 3600
242 우리말의 상상력 2 - 2. '해'의 소리 상징, 말하는 남생이 바람의종 2010.01.23 3295
241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소리란 무엇인가 바람의종 2010.01.22 3277
240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지리산과 파랑새 꿈 바람의종 2010.01.20 3329
239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죽령(竹嶺)과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바람의종 2010.01.19 3251
238 우리말의 상상력 2 - 2. 말 달리던 선구자 바람의종 2010.01.09 3486
237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치악의 말미암음 바람의종 2009.12.14 3422
236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새로움과 관동(關東) 바람의종 2009.12.01 3154
235 우리말의 상상력 2 - 2. 마니산과 하늘신 바람의종 2009.11.29 3021
234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조선의 소리 보람 바람의종 2009.11.08 3580
233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옛 조선의 맥, 춘천 바람의종 2009.11.03 3519
232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스승은 거룩한 교황 바람의종 2009.10.28 3535
231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임과 해우러름 바람의종 2009.10.27 3507
230 우리말의 상상력 2 - 2. 팔공산은 믿음의 터 바람의종 2009.10.07 3378
229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어머니와 곰신앙 바람의종 2009.10.06 3664
228 우리말의 상상력 2 - 1. 강과 삶 바람의종 2009.10.02 3195
227 우리말의 상상력 2 - 1. 횡성, 금호 바람의종 2009.09.27 3901
226 우리말의 상상력 2 - 1. 백마강, 강릉 바람의종 2009.09.21 3288
225 우리말의 상상력 2 - 1. 영산강과 용, 섬진강과 두꺼비 바람의종 2009.09.01 3435
224 서울의 어원 바람의종 2009.08.01 3886
223 우리말의 상상력 2 - 1. 두만강과 조선왕조, 대동강과 한겨레 바람의종 2009.07.16 3355
222 우리말의 상상력 2 - 1. 한강의 뿌리, 우통수(于筒水) 바람의종 2009.07.15 39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