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757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8.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기침'의 어원

  감기가 심하게  들면 고통스럽지요. 저는 늘 감기 때문에 고생을 한답니다. 감기하고  같이 살지요.  그래서 제 처가 걱정을 태산같이 합니다. 제  처는 농담으로, 저에게 이혼당할까 전전긍긍 한다고  합니다. 제가 감기하고  혼인을 할까 보아서 하는 소리입니다. 감기가 혼인식은 안 했지만, 꼭  저하고 동거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잠시도 저하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으니까 하는  농담입니다. 금년에는 꼭 감기하고 별거를 해야 하겠습니다. 

  객적은 소리 그만하고 이제 '기침'에 대해서 이야기하지요. '기침'은 옛말 '깃다'(치읓 받침 이하  아래의 모든 것에 해당)(이런 글자도 나오지 않는 완성형 한글 코드는 통신상에서 언제 없어지나?)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 란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적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지요. 즉 '울음을  울다, 잠을자다, 꿈을  꾸다  '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지요. 물론 '울음을 울다,  꿈을 꾸다, 잠을 자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참'자는 아래 아자)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지요.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6 우리말의 상상력 1 - 6. 가루와 분절 바람의종 2009.05.28 3366
245 농경 생활 용어 1 - 북돋워 주고 헹가래치고 바람의종 2008.04.06 3371
244 우리말의 애매성 - 너무나 인간적인 언어 바람의종 2008.04.30 3371
243 상거래 용어 - 에누리와 디스카운트 바람의종 2008.04.02 3373
242 음료수 용어 1 - 꽃 꺽어 산 놓으며 드사이다. 바람의종 2008.03.30 3385
241 마산과 무학산 - 가고파의 바다가 보이는 마잿골 바람의종 2008.09.23 3385
240 음료수 용어 2 - 차 한잔의 여유와 향기 바람의종 2008.03.31 3387
239 우리말의 상상력 2 - 2. 곰신앙과 땅이름 바람의종 2010.02.07 3391
238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죽령(竹嶺)과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바람의종 2010.01.19 3396
237 '사냥'은 원래 한자어 風磬 2006.11.14 3402
236 우리말의 상상력 2 - 2. 소리란 무엇인가 바람의종 2010.01.22 3412
235 남원과 춘향 - 여성의 절개, 남성의 절개 바람의종 2008.09.18 3415
234 안동과 하회 마을 - 제비연에서 물도리동까지 바람의종 2008.09.04 3417
233 과메기 바람의종 2008.03.22 3421
232 잃어버린 지명 - 아름다운 이름, 보은단, 고운담 바람의종 2008.06.03 3421
231 우리말의 상상력 1 - 9. 겨레와 분화 (1/2) 바람의종 2009.06.15 3424
230 우리말의 상상력 1 - 10. 막다른 골목 (1/2) 바람의종 2009.06.17 3425
229 '메리야스'(내의)는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요? 風磬 2006.12.23 3429
228 농경 생활 용어 2 - 바람의 고유 이름 바람의종 2008.04.07 3436
227 '시냇물'은 '실'+'내'+'물'이 합쳐서 생긴 말 風磬 2007.01.02 3440
226 우리말의 상상력 2 - 1. 백마강, 강릉 바람의종 2009.09.21 3443
225 보은과 속리산 - 속세가 산을 떠나 있네 바람의종 2008.09.02 3450
224 막가파 용어 - 전쟁과 파괴의 시대 바람의종 2008.05.23 3465
223 우리말의 상상력 2 - 1. 두만강과 조선왕조, 대동강과 한겨레 바람의종 2009.07.16 3467
222 우리말의 상상력 1 - 8. 힘과 해 (2/2) 바람의종 2009.06.12 34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