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94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3. '낭떠러지'와 '벼랑'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낭떠러지'와 '벼랑'은 어떤 차이가 있지요?  둘 다 '언덕'이나 '비탈'을 뜻하는 단어인데, 분명하게 그 차이를 말하기 어렵지요?   사전을 찾아 보면 '낭떠러지'는 '깎아지른 듯한 언덕', '벼랑'은 '낭떠러지가 험하게 비탈진 언덕' 또는 '험하고 가파른 비탈'로 되어 있습니다.  그 경사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하나는 한자어이고 하나는 고유어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사론적으로 보아서, 문장에서 쓰이는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형태론적으로 합성어나 파생어를 만드는 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도무지 알 수 없는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음동의어는 더더구나 아니지요. 원래 어원이 다르니까요.
  그 차이를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그 어원만 말씀드리지요. '낭떠러지'는 '낭  + 떠러지'로 구성되어 있음을 금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떠러지'는 알 수 있지요. '낭'은 그 자체가 '낭떠러지'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처음엔 '낭'으로만 사용하다가 이 단어의 원래 뜻을 잘 이해 못하니까, 여기에 다시 '떠러지'를  붙여서 그 뜻을 분명히 한 셈이지요. 이렇게 동일한 뜻을 가진 단어를 연결하여 한 단어를 구성하는 방식은 우리 국어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요.

  '벼랑'은 더 분석될 수 없는 단어 같지만, 이 단어는 '별 + 앙'으로 분석됩니다. '별'은 그 자체가 '벼랑'이란 뜻이었는데, 여기에 접미사 '-앙'이 붙어서 '벼랑'이 되었습니다. 가끔 '벼락'으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벼락'이 천둥 번개치고 벼락치는 '벼락'이 아니고 '벼랑'처럼 '깎아지른 듯한 비탈'을 뜻하는  단어가  또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이 댐부락 같은 녀석'이라는 욕을 들은 사람이 있나요?  '댐부락'은 '담벼락' 또는 '댐벼락'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원래 '담 + 벼락'이 합쳐진 말입니다. '담'의 뜻은 아실 것이고, 이 때 '담'이 '댐'이 된 것은 낮춰서  말할 때 쓰는 방식이지요.  즉'이' 모음을 첨가시키면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되지요. '겨집'이  '계집'이 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소위'이 모음의 역행동화'가 아니지요.  그리고 '벼락'은 역시 '벼랑'과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성가시다'는 원래 '파리하다, 초췌하다'는 뜻 風磬 2007.01.12 6106
270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風磬 2006.09.07 5568
269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風磬 2006.10.25 4763
268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風磬 2006.11.17 4276
267 "영낙없이 지 애비 탁했네" -> "영낙없이 지 애비 닮았네" 風磬 2006.11.03 4649
266 '가게'는 널판지로 만든 시렁에 물건을 진열하여 놓고 파는 곳 風磬 2006.12.18 4199
265 '가물치'는 '검은 고기'라는 뜻 風磬 2007.01.11 4767
264 '감기'는 옛날에 '고뿔'이라고 불렀습니다. 곧 '코에 불(열)이 난다는 뜻 風磬 2006.12.14 4347
263 '값이 싸다'는 원래 '값이 적당하다'는 뜻 風磬 2006.10.24 3998
262 '거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風磬 2006.12.12 5218
261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본래 다른 뜻이었습니다 風磬 2006.12.31 3809
260 '고독'이란 말을 함부로 말씀하지 마셔요. 風磬 2006.12.21 5594
259 '고주망태'의 '고주'는 원래 토박이말...그 뜻은? 風磬 2006.11.22 5267
258 '곡식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 --> '한 마지기' 風磬 2006.10.20 4095
257 '곧다'와 '굳다'에서 나온 '꼿꼿하다'와 '꿋꿋하다' 風磬 2006.10.22 4972
256 '곰'과 '팡이'의 어원을 아셔요? 風磬 2006.10.21 4225
255 '곰보'는 '곪다'의 '곪-'에 접미사 '-보'가 붙어서 된 말 風磬 2007.01.14 4289
254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風磬 2006.12.29 3855
253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바람의종 2007.01.25 4256
252 '귀고리'는 귀에 거는 '고리'...'귀거리'는 틀린 말 風磬 2007.01.10 4087
251 '김치'는 한자어...'짠지'는 토박이말 風磬 2006.11.18 5044
250 '깡패'에는 두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風磬 2006.12.07 4570
249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風磬 2006.11.27 4593
248 '낮다'의 어간 '낮'에 '-브다'가 붙어 생긴말 --> 나쁘다 風磬 2006.10.30 3820
247 '노들강변'은 '노량진 나루터'를 말하는 고유명사 ...버드나무와 상관없어 風磬 2007.01.18 46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