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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우리가  집안  일 중에서  제일  싫어  하는 것이  '설겆이'지요. 이 '설겆이'는 '설겆- + -이'로 분석할 수  있고, 이 '-이'가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임은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설겆-'은 무엇일까요?


  이 '설겆다'는  옛말에서는 '설엊다'였습니다.  그리고 '설다'라는 동사가 있었는데, '설다'는 '치우다,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자로는 '수습'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엊다'는 "먹거든 또 그릇들  설어저 오라"(먹거든 또 그릇들을  정리하여 와라)라는 우리가 지금 쓰는  문장도 보이지만,"우리 잘 데를 설엊자"(우리가 잘 곳을 정리하자)라는 문장도 쓰이고 있지요.


  그러니까 '설엊-'은 자연히 '설- + 엊-'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엊-'은 또 무엇이지요?


  이 '엊-'은  '설'의 '리을' 밑에서 '기역'이  탈락한 것입니다. 즉 '겆-'입니다. 만약에 '겆-'이  아니고 '엊-'이었다면,  이것은 '서'기역'이 탈락하였기에  '설엊다'로 표기된 것이지요.  이 '겆'은 '걷다'의 '걷'이  구개음화된 것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개음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겆-'이었으니까요.


 


  '겆다'도 역시 '수습하다, 정리하다'란  동사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설겆이'는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진  두 개의 동사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9-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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