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썰매를 지치다
연일 한파가 맹위를 떨치며 몸을 움츠리게 만들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꽁꽁 언 빙판을 신나게 즐기고 있다.
“동네 작은 개천에 만들어진 썰매장에서 얼음을 제치며 놀았다” “빙판을 제치던 왕년의 실력이 죽지 않았다” 등에서와 같이 얼음 위에서 놀 때 ‘제치다’는 낱말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지치다’를 사용해야 한다.
‘제치다’와 ‘지치다’는 발음과 표기가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제치다’가 여러 의미를 지니고 다양한 표현에 쓰이는 것과 달리 ‘지치다’는 ‘얼음 위를 미끄러져 달리다’는 의미 하나만을 지니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낮아 이런 단어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제치다’는 “박지성 선수가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에서와 같이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 “어떻게 나를 제쳐 두고 놀러 갈 수 있니?”에서처럼 ‘일정한 대상이나 범위에서 빼다’는 의미로 쓰인다. “박태환 선수가 선두를 제치고 맨 앞으로 나왔다”에서와 같이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서다’, “그런 일이라면 만사 제쳐 두고 가겠다”에서처럼 ‘일을 미루다’ 등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썰매 타기’를 의미할 땐 ‘썰매 지치기’라고 해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134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7702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2810 |
3388 | ‘내 부인’이 돼 달라고? | 風文 | 2023.11.01 | 802 |
3387 |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 風文 | 2022.08.15 | 808 |
3386 | '-시키다’ | 風文 | 2023.12.22 | 809 |
3385 | 장녀, 외딸, 고명딸 | 風文 | 2023.12.21 | 820 |
3384 | 이중피동의 쓸모 | 風文 | 2023.11.10 | 823 |
3383 | 치욕의 언어 | 風文 | 2021.09.06 | 831 |
3382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 風文 | 2022.05.26 | 837 |
3381 | 영어 절대평가 | 風文 | 2022.05.17 | 841 |
3380 | 내색 | 風文 | 2023.11.24 | 841 |
3379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 관리자 | 2022.02.13 | 845 |
3378 |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 風文 | 2022.10.07 | 846 |
3377 | 막냇동생 | 風文 | 2023.04.20 | 849 |
3376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 風文 | 2022.05.23 | 850 |
3375 |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 風文 | 2022.08.18 | 850 |
3374 | 편견의 어휘 | 風文 | 2021.09.15 | 853 |
3373 | 댄싱 나인 시즌 스리 | 風文 | 2023.04.21 | 854 |
3372 |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 風文 | 2022.06.28 | 860 |
3371 |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 風文 | 2022.06.07 | 861 |
3370 | 안녕히, ‘~고 말했다’ | 風文 | 2022.10.11 | 864 |
3369 | 배뱅잇굿 | 風文 | 2020.05.01 | 865 |
3368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 風文 | 2022.02.10 | 865 |
3367 | 몰래 요동치는 말 | 風文 | 2023.11.22 | 8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