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12.04 15:33

자처하다, 자청하다

조회 수 26257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자처하다, 자청하다

   “주말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는 뇌사에 빠진 라임을 살리기 위해 영혼 바꾸기를 자처하는 주원의 애절한 사랑이 그려졌다.” 얼마 전 종료된 한 인기 드라마의 내용을 전한 글이다. ‘영혼 바꾸기를 자처하다’, 맞는 표현일까.

 ㄱ. 야구대표팀의 이대호는 특타 훈련을 자처했다.
 ㄴ. 김수로가 데뷔 후 처음으로 노 개런티 출연을 자처했다.
 ㄷ. 지성인을 자처하는 그가 그러다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ㄹ. 1980년대부터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했다.

 ‘자처(自處)’는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함’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반면 ‘자청(自請)’은 ‘어떤 일에 나서기를 스스로 청함’이란 뜻이다. ㄱ, ㄴ처럼 쓰면 이대호가 자신을 ‘특타 훈련’이라고 여겼다는 것이고, 김수로가 자신을 ‘출연’이라고 여겼다는 것이어서 말이 안 된다. 이 경우는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이므로 ‘자청’을 써야 한다. ㄷ과 ㄹ은 스스로를 ‘지성인’, ‘아시아 축구의 맹주’로 여겼다는 것이므로 ‘자처’를 제대로 쓴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660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14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074
3414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977
3413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983
3412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1002
3411 재판받는 한글 風文 2021.10.14 1014
341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1027
3409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1050
3408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1062
3407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1073
3406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1084
3405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1093
3404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1096
3403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1113
3402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1114
3401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1125
3400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1127
3399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1129
3398 뒷담화 風文 2020.05.03 1133
3397 비판과 막말 風文 2021.09.15 1135
3396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1139
3395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1143
3394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146
339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1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