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10.30 16:12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조회 수 1361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얼마 전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1930년대 근대화돼 가는 경성을 배경으로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소설가 구보의 하루를 담고 있다.

 소설가 구보는 ‘하릴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할 일 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각각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할 일 없는’을 사용해야 할 자리에 ‘하릴없는’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릴없다’는 “버스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하릴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 “내가 잘못해 일어난 상황이니 혼이 나도 하릴없는 일이다”에서처럼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또 “머리도 못 감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이 폐인의 형국이다” “누더기를 기워 입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는 거지였다”에서와 같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할 일 없이’는 말 그대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한 단어가 아니므로 ‘할일없이’와 같이 붙여 쓰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영락없이’로 바꿔 쓸 수 있다면 ‘하릴없이’, ‘빈둥빈둥’의 의미를 지닌다면 ‘할 일 없이’를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구보는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66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2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944
2974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727
2973 군불을 떼다 바람의종 2007.12.28 12959
2972 귀추가 주목된다 바람의종 2007.12.28 18105
2971 막바로 바람의종 2007.12.28 8409
2970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7533
2969 기가 막히다 바람의종 2007.12.29 19797
2968 깨가 쏟아지다 바람의종 2007.12.29 10490
2967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540
2966 다르다와 틀리다 바람의종 2007.12.29 7378
2965 녹초가 되다 바람의종 2007.12.30 9713
2964 덜미를 잡히다 바람의종 2007.12.30 9261
2963 꽈리 바람의종 2007.12.30 10887
2962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7026
2961 덤터기 쓰다 바람의종 2007.12.31 7112
2960 동티가 나다 바람의종 2007.12.31 14197
2959 체로키 글자 바람의종 2007.12.31 6474
2958 억수 바람의종 2007.12.31 6959
2957 들통나다 바람의종 2008.01.02 12545
2956 등골이 빠진다 바람의종 2008.01.02 9754
2955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7499
2954 메뚜기 바람의종 2008.01.02 6775
2953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71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