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5 15:02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조회 수 17064 추천 수 2 댓글 0
[우리말바루기]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행상을 한 할머니는 철수가 바르게 클 수 있도록 궂은일도 마다 않고 뒷바라지를 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먼 길을 마다 않고 한달음에 달려와 자기 일처럼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눈에 자주 띄는 예문이다. 여기서 ‘마다 않고’의 ‘마다’는 ‘마다하다’의 어근이다. ‘마다하다’는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다’를 뜻한다. 어근은 단어를 분석할 때 필요한 개념이다. 용언으로서 단어가 문장에서 제 기능을 다하려면 어근만 가지고선 안 된다. 따라서 ‘마다하지 않고’로 적어야 옳다.
인터넷상의 축약된 언어가 일상 언어에 영향을 미쳐서인지 이처럼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잘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바깥의 소란에도 아랑곳 않고 영자는 고개를 숙인 채 일에 열중했다”의 ‘아랑곳 않고’는 어떨까. 여기서도 ‘아랑곳하지 않고’로 쓰는 것이 바른 용법이다. 그러나 ‘아랑곳 않고’는 허용될 만하다. ‘마다’와 달리 ‘아랑곳’은 ‘일에 나서서 참견하거나 관심을 두는 일’이란 뜻의 명사다. 또 “그녀는 그 젊은이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을 않으려는 투였다”처럼 ‘아랑곳’ 뒤에 ‘을’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못하다, 머지않다, 못지않다’처럼 한 단어로 인정받았으면 모를까 ‘마다않다’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93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46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373 |
2952 | 하릴없이, 할 일 없이 | 바람의종 | 2012.10.30 | 13535 |
2951 | 어기여차 | 바람의종 | 2012.10.30 | 11907 |
2950 | 뭘로 / 뭐로 | 바람의종 | 2012.10.17 | 12839 |
2949 | 그분이요? / 그분이오? | 바람의종 | 2012.10.17 | 9264 |
2948 | 사이시옷 | 바람의종 | 2012.10.15 | 10658 |
2947 | 드론 | 바람의종 | 2012.10.15 | 12319 |
2946 | 응큼하다 | 바람의종 | 2012.10.09 | 13440 |
2945 | 진면목 | 바람의종 | 2012.10.09 | 10457 |
2944 | 이었다, 이였다 | 바람의종 | 2012.10.08 | 30340 |
2943 | 전년도, 회계연도 | 바람의종 | 2012.10.08 | 12464 |
» |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 바람의종 | 2012.10.05 | 17064 |
2941 | 개쓰레기 | 바람의종 | 2012.10.05 | 12300 |
2940 | 북녘말 | 바람의종 | 2012.10.04 | 12246 |
2939 | 까탈스럽다 | 바람의종 | 2012.10.04 | 8830 |
2938 |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 바람의종 | 2012.10.02 | 16214 |
2937 | ~도 불구하고 | 바람의종 | 2012.10.02 | 11690 |
2936 | 고육지책, 궁여지책 | 바람의종 | 2012.09.28 | 11772 |
2935 | 퍼드레기 | 바람의종 | 2012.09.28 | 12959 |
2934 | 눈발, 빗발, 화장발 | 바람의종 | 2012.09.27 | 9036 |
2933 |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 바람의종 | 2012.09.27 | 14009 |
2932 |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 바람의종 | 2012.09.26 | 31737 |
2931 | 귀향객, 귀성객 | 바람의종 | 2012.09.26 | 8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