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708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행상을 한 할머니는 철수가 바르게 클 수 있도록 궂은일도 마다 않고 뒷바라지를 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먼 길을 마다 않고 한달음에 달려와 자기 일처럼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눈에 자주 띄는 예문이다. 여기서 ‘마다 않고’의 ‘마다’는 ‘마다하다’의 어근이다. ‘마다하다’는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다’를 뜻한다. 어근은 단어를 분석할 때 필요한 개념이다. 용언으로서 단어가 문장에서 제 기능을 다하려면 어근만 가지고선 안 된다. 따라서 ‘마다하지 않고’로 적어야 옳다.

인터넷상의 축약된 언어가 일상 언어에 영향을 미쳐서인지 이처럼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잘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바깥의 소란에도 아랑곳 않고 영자는 고개를 숙인 채 일에 열중했다”의 ‘아랑곳 않고’는 어떨까. 여기서도 ‘아랑곳하지 않고’로 쓰는 것이 바른 용법이다. 그러나 ‘아랑곳 않고’는 허용될 만하다. ‘마다’와 달리 ‘아랑곳’은 ‘일에 나서서 참견하거나 관심을 두는 일’이란 뜻의 명사다. 또 “그녀는 그 젊은이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을 않으려는 투였다”처럼 ‘아랑곳’ 뒤에 ‘을’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못하다, 머지않다, 못지않다’처럼 한 단어로 인정받았으면 모를까 ‘마다않다’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4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0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807
3304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480
3303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風文 2022.07.06 1482
3302 정당의 이름 風文 2022.01.26 1483
3301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1486
3300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1487
3299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1489
3298 국가 사전을 다시?(2,3) 주인장 2022.10.21 1489
3297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491
3296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491
3295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491
3294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1492
3293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492
3292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1492
3291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1492
3290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6.22 1493
3289 사수 / 십이십이 風文 2020.05.17 1494
3288 사저와 자택 風文 2022.01.30 1495
3287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1495
3286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1496
3285 벌금 50위안 風文 2020.04.28 1497
3284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1497
3283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4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