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2 09:22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조회 수 15789 추천 수 1 댓글 0
[우리말바루기]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뻐꾸기는 참 파렴치한 새다. 다른 새집에 알을 낳고 부화부터 양육까지 죄다 떠넘긴다. 그 새끼들도 원래 둥지의 새알을 밀어내 버리는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가졌지만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뻐꾸기처럼 ‘염치’도 두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을 이르는 ‘파렴치(破廉恥)’와 염치가 없음을 일컫는 ‘몰염치(沒廉恥)’는 ‘염치’에 각각 ‘파-’와 ‘몰-’이 붙은 같은 구조의 말인데 왜 달리 표기할까?
‘염치(廉恥)’를 ‘렴치’로 쓰지 않는 것은 단어의 첫머리가 ‘ㄴ’이나 ‘ㄹ’로 시작하는 한자어는 ‘ㅇ’이나 ‘ㄴ’으로 바꾼다는 두음법칙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몰렴치’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몰염치’가 바른말이다. 복합어의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된 상태에서 합쳐진 것(몰-염치)으로 본다. 선이자(先利子)는 ‘선-이자’, 해외여행(海外旅行)은 ‘해외-여행’처럼 합성어와 파생어는 뒤의 단어에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
문제는 ‘파렴치’다. ‘몰염치’와 같은 구조인데도 ‘파염치’가 아닌 ‘파렴치’로 쓰는 건 이미 사람들의 발음이 원래 음의 형태로 굳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음법칙의 예외 규정인 셈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8997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556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0450 |
2970 | 박물관은 살아있다 | 바람의종 | 2012.11.30 | 18384 |
2969 | 함바집, 노가다 | 바람의종 | 2012.11.28 | 28949 |
2968 | 펴다와 피다 | 바람의종 | 2012.11.27 | 50485 |
2967 |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 바람의종 | 2012.11.23 | 24133 |
2966 | 명-태 | 바람의종 | 2012.11.23 | 20702 |
2965 | 충돌과 추돌 | 바람의종 | 2012.11.22 | 13637 |
2964 | 일절과 일체 | 바람의종 | 2012.11.21 | 15115 |
2963 | 참공약 | 바람의종 | 2012.11.21 | 17443 |
2962 | 불식과 척결 | 바람의종 | 2012.11.14 | 11149 |
2961 | 표피 | 바람의종 | 2012.11.14 | 77381 |
2960 | 조리다, 졸이다 | 바람의종 | 2012.11.06 | 15227 |
2959 |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 바람의종 | 2012.11.06 | 40337 |
2958 | 건더기, 건데기 | 바람의종 | 2012.11.05 | 11450 |
2957 | 龜의 독음 | 바람의종 | 2012.11.05 | 8539 |
2956 |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 바람의종 | 2012.11.02 | 8781 |
2955 | 황제 | 바람의종 | 2012.11.02 | 18375 |
2954 | 결단과 결딴 | 바람의종 | 2012.11.01 | 9090 |
2953 | 세노야 | 바람의종 | 2012.11.01 | 15011 |
2952 | 하릴없이, 할 일 없이 | 바람의종 | 2012.10.30 | 13173 |
2951 | 어기여차 | 바람의종 | 2012.10.30 | 11825 |
2950 | 뭘로 / 뭐로 | 바람의종 | 2012.10.17 | 12662 |
2949 | 그분이요? / 그분이오? | 바람의종 | 2012.10.17 | 90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