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9.24 10:01

밤새 / 밤새워

조회 수 1074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밤새 / 밤새워

사내는 어스름한 새벽에 잠에서 깼다. 길가 전봇대 밑이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으스스 한기가 살갗을 파고들었다.
“무슨 일 있나? 얼굴이 왜 그래?”
“홍대 뒷골목에서 친구와 함께 밤새 술을 마셨어. 택시 탄 뒤론 기억이 없네.”
“밤새 마셨다고? 아니면 밤새워 먹었다고?”
“왜? 무슨 차이가 있는데?”

“‘밤새’는 ‘밤사이’의 준말이야. ‘밤새’ 술을 마셨다고 하면 초저녁부터 몇 시까지인지, 밤 12시부터 새벽까지인지 알 수가 없잖아. 물론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아 ‘밤사이’에 그냥 술을 마셨다고 강변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렇구먼.”
“전봇대 밑에서 잘 정도였다면 ‘밤새워’ 마셨다고 해야 말이 되지. ‘밤새우다’가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내다’란 의미의 타동사니까. ‘밤새도록’ 마셨다고 해도 돼. ‘밤새다’가 ‘밤이 지나 날이 밝아 오다’라는 뜻의 자동사니까.”
“일상 대화에서 ‘밤새’를 ‘밤새도록’으로 알아듣지 ‘밤사이’로 해석할 사람은 별로 없을 텐데. 밤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마시는 건 현실적으로 좀 어렵잖아.”
“말하고 글하곤 다르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85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33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234
2534 어간에서 ‘하’의 줄임 바람의종 2010.02.23 10775
2533 ‘-어하다’ 바람의종 2010.05.07 10773
2532 개떡같다 바람의종 2008.02.21 10764
2531 봉우리, 봉오리 바람의종 2009.07.26 10764
2530 은폐, 은닉 바람의종 2011.10.25 10760
2529 나들목, 분기점 바람의종 2010.05.18 10748
» 밤새 / 밤새워 바람의종 2012.09.24 10746
2527 죽음을 당하다 바람의종 2010.01.26 10738
2526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37
2525 ~에 대해, ~에 관해 바람의종 2009.03.26 10737
2524 담비 바람의종 2009.11.15 10731
2523 ‘몇 일’이 아니고 ‘며칠’인 이유 바람의종 2009.12.01 10731
2522 건넛방, 건넌방 바람의종 2011.12.22 10730
2521 ‘달 건너 소식’과 ‘마세’ 바람의종 2010.05.31 10729
2520 '연륙교'의 발음은? 바람의종 2012.01.06 10728
2519 애가 끊어질 듯하다 바람의종 2008.01.24 10721
2518 준말 "럼" 바람의종 2009.04.09 10717
2517 자(字) 바람의종 2011.11.15 10714
2516 삼우제 바람의종 2007.07.20 10714
2515 날아왔다 / 날라왔다 바람의종 2010.03.08 10711
2514 앙징맞다 / 한자어의 사이시옷 바람의종 2008.12.15 10702
2513 귓밥을 귀후비개로 파다 바람의종 2009.04.03 106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