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9.24 10:01

밤새 / 밤새워

조회 수 1079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밤새 / 밤새워

사내는 어스름한 새벽에 잠에서 깼다. 길가 전봇대 밑이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으스스 한기가 살갗을 파고들었다.
“무슨 일 있나? 얼굴이 왜 그래?”
“홍대 뒷골목에서 친구와 함께 밤새 술을 마셨어. 택시 탄 뒤론 기억이 없네.”
“밤새 마셨다고? 아니면 밤새워 먹었다고?”
“왜? 무슨 차이가 있는데?”

“‘밤새’는 ‘밤사이’의 준말이야. ‘밤새’ 술을 마셨다고 하면 초저녁부터 몇 시까지인지, 밤 12시부터 새벽까지인지 알 수가 없잖아. 물론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아 ‘밤사이’에 그냥 술을 마셨다고 강변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렇구먼.”
“전봇대 밑에서 잘 정도였다면 ‘밤새워’ 마셨다고 해야 말이 되지. ‘밤새우다’가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내다’란 의미의 타동사니까. ‘밤새도록’ 마셨다고 해도 돼. ‘밤새다’가 ‘밤이 지나 날이 밝아 오다’라는 뜻의 자동사니까.”
“일상 대화에서 ‘밤새’를 ‘밤새도록’으로 알아듣지 ‘밤사이’로 해석할 사람은 별로 없을 텐데. 밤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마시는 건 현실적으로 좀 어렵잖아.”
“말하고 글하곤 다르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84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5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247
2952 딴전보다, -피우다, -부리다 바람의종 2008.01.03 8825
2951 딴죽걸다 바람의종 2008.01.03 9357
2950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1243
2949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726
2948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596
2947 떡해먹을 집안이다 바람의종 2008.01.04 8301
2946 떼어논 당상 바람의종 2008.01.04 10469
2945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627
2944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7228
2943 뚱딴지같다 바람의종 2008.01.05 6857
2942 마가 끼다 바람의종 2008.01.05 16699
2941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999
2940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852
2939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523
2938 막간을 이용하다 바람의종 2008.01.06 9261
2937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69
2936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991
2935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494
2934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417
2933 맞장구 치다 바람의종 2008.01.07 12018
2932 먹통 같다 바람의종 2008.01.07 9727
2931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90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