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여간 쉽지 않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다음 예문에서는. “정작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혼자서 실컷 울고 싶은 데를 집 안에서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
혼자서 실컷 울고 싶은 데를 집 안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게 말하고자 한 바일 텐데 결과적으로 ‘쉽다’는 얘기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된 까닭은 ‘여간(如干)’이란 단어 때문이다. ‘여간’은 부사로서 그 상태가 보통으로 보아 넘길 만한 것임을 나타내는 말인데, 주로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인다. 예를 보자.
“여자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내가 혼자 지내다 보면 외식이 잦아질 것이고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만 먹다 보면 편식과 채소 섭취 부족으로 건강이 나빠질 것이라고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어떤 상태가 보통으로 보아 넘길 만한 것이 ‘여간’의 의미이니까 그 뒤에 ‘아니다’가 와서 ‘여간 …이 아니다’는 보통으로 보아 넘길 수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간 걱정이 아니다’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매우) 걱정이다’를 뜻한다.
첫머리의 예문은 ‘여간’을 빼버려야 올바른 문장이 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914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5675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0600 |
» | 여간 쉽지 않다 | 바람의종 | 2012.09.20 | 9754 |
1257 | 연합전술로 패했다 | 바람의종 | 2010.07.30 | 9757 |
1256 | 괴다와 사랑하다 | 바람의종 | 2008.02.02 | 9758 |
1255 | 박쥐 | 바람의종 | 2009.10.28 | 9767 |
1254 | 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 바람의종 | 2009.11.10 | 9768 |
1253 | 유해 식품, 위해 식품 | 바람의종 | 2009.11.08 | 9770 |
1252 | 파투 | 바람의종 | 2007.09.04 | 9771 |
1251 | 높임말 | 바람의종 | 2009.11.24 | 9772 |
1250 | 비듬나물 | 바람의종 | 2009.02.21 | 9777 |
1249 | ~으로 / ~을 알고 있다 | 바람의종 | 2010.01.09 | 9781 |
1248 | 동생과 아우 | 바람의종 | 2010.06.16 | 9789 |
1247 | 가검물(可檢物) | 바람의종 | 2010.05.12 | 9791 |
1246 | 금싸래기 땅 | 바람의종 | 2012.01.08 | 9793 |
1245 | 버무르다, 버무리다 | 바람의종 | 2011.12.12 | 9794 |
1244 | 강다짐 | 바람의종 | 2010.02.25 | 9795 |
1243 | '아' 다르고 '어' 다르다 | 바람의종 | 2008.04.22 | 9795 |
1242 | 사뭇 / 자못 | 바람의종 | 2010.03.12 | 9795 |
1241 | 귀지하다 | 바람의종 | 2008.02.15 | 9797 |
1240 | 차돌이 | 바람의종 | 2009.05.20 | 9806 |
1239 | 피난과 피란 | 바람의종 | 2008.04.24 | 9814 |
1238 | 강냉이, 옥수수 | 바람의종 | 2011.10.27 | 9814 |
1237 | 사리 | 바람의종 | 2011.11.11 | 9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