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21 13:29

몸 달은

조회 수 702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몸 달은

“내가 읽은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내가 읽는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이 두 예문을 구별 짓는 근본적인 차이는 무얼까. 시제다. 앞 문장은 과거를 나타내고 뒤 문장은 현재를 나타낸다. 예문에서 상이한 부분은 ‘읽은’과 ‘읽는’이므로 여기에서 그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말의 동사 어간(‘보다, 보니, 보고’의 ‘보-’처럼 활용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에 ‘-은’이나 ‘-ㄴ’을 붙이면 과거시제의 관형사형을 만들 수 있다. 관형사형이란 ‘읽은 책, 읽는 책’처럼 뒤에 오는 명사, 대명사, 수사 등을 꾸밀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둘 중 ‘-은’은 ‘먹은’ ‘웃은’ ‘젖은’처럼 앞에 오는 어간이 자음일 때 쓰고, ‘-ㄴ’은 ‘(잠을) 잔, (총을) 쏜, (홈런을) 친’처럼 어간이 모음일 때 사용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 ‘이슬람 펀드 잡아라, 몸 달은 금융계’ ‘30년 살은 개’ ‘5㎝나 줄은 허리둘레’ 의 경우를 보자. ‘달은, 살은, 줄은’은 위 법칙에는 들어맞는다. 어간 ‘달-, 살-, 줄-’이 모두 자음으로 끝나고 어미가 ‘은’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다.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는 ㄹ이 자음이지만 ‘-은’이 아니라 ‘-ㄴ’을 쓰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몸 단 금융계’ ‘30년 산 개’ ‘5㎝나 준 허리둘레’라고 써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2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7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760
2926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52
2925 괄괄하다 風磬 2006.09.29 14216
2924 괄세, 섭하다 바람의종 2010.02.21 12344
2923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158
2922 광대수염 바람의종 2008.02.13 8429
2921 광안리 바람의종 2012.04.19 12293
2920 괘씸죄 바람의종 2008.03.31 7891
2919 괜스럽다 바람의종 2010.08.05 9320
2918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413
2917 괴기라미 떡이라미 바람의종 2008.11.20 6612
2916 괴나리봇짐, 쇠털, 괴발개발 바람의종 2008.05.23 9221
2915 괴다와 사랑하다 바람의종 2008.02.02 9650
2914 괴발개발(개발새발) 風磬 2006.09.14 20843
2913 교과서 바람의종 2009.02.20 5484
2912 교복물림 바람의종 2008.07.03 6773
2911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986
2910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6690
2909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211
2908 교환 / 교체 바람의종 2010.10.04 13115
2907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040
2906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35
2905 구년묵이(구닥다리) 風磬 2006.10.10 1484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