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21 13:29

몸 달은

조회 수 701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몸 달은

“내가 읽은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내가 읽는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이 두 예문을 구별 짓는 근본적인 차이는 무얼까. 시제다. 앞 문장은 과거를 나타내고 뒤 문장은 현재를 나타낸다. 예문에서 상이한 부분은 ‘읽은’과 ‘읽는’이므로 여기에서 그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말의 동사 어간(‘보다, 보니, 보고’의 ‘보-’처럼 활용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에 ‘-은’이나 ‘-ㄴ’을 붙이면 과거시제의 관형사형을 만들 수 있다. 관형사형이란 ‘읽은 책, 읽는 책’처럼 뒤에 오는 명사, 대명사, 수사 등을 꾸밀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둘 중 ‘-은’은 ‘먹은’ ‘웃은’ ‘젖은’처럼 앞에 오는 어간이 자음일 때 쓰고, ‘-ㄴ’은 ‘(잠을) 잔, (총을) 쏜, (홈런을) 친’처럼 어간이 모음일 때 사용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 ‘이슬람 펀드 잡아라, 몸 달은 금융계’ ‘30년 살은 개’ ‘5㎝나 줄은 허리둘레’ 의 경우를 보자. ‘달은, 살은, 줄은’은 위 법칙에는 들어맞는다. 어간 ‘달-, 살-, 줄-’이 모두 자음으로 끝나고 어미가 ‘은’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다.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는 ㄹ이 자음이지만 ‘-은’이 아니라 ‘-ㄴ’을 쓰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몸 단 금융계’ ‘30년 산 개’ ‘5㎝나 준 허리둘레’라고 써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81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4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385
2926 맨 처음, 맨손 바람의종 2008.12.07 5683
2925 감동·어루동 바람의종 2008.07.04 5699
2924 값과 삯 바람의종 2007.12.26 5701
2923 도구 바람의종 2007.06.26 5705
2922 무궁화 바람의종 2008.03.30 5708
2921 세밑 바람의종 2009.05.17 5709
2920 생각두룩새 바람의종 2009.05.28 5712
2919 서로 바람의종 2009.03.30 5713
2918 모순 바람의종 2007.07.03 5715
2917 우리말 계통 바람의종 2007.12.22 5723
2916 공쿠르, 콩쿠르 바람의종 2009.06.16 5736
2915 곤혹과 곤욕 바람의종 2008.04.17 5741
2914 오마이 바람의종 2008.11.16 5743
2913 나비나물 바람의종 2008.04.24 5745
2912 양지꽃 바람의종 2008.08.08 5748
2911 바람의종 2008.08.08 5750
2910 미치광이풀 바람의종 2008.07.04 5756
2909 프로 바람의종 2008.11.22 5761
2908 사자 바람의종 2008.12.26 5770
2907 불우 바람의종 2007.07.17 5770
2906 왔수다! 바람의종 2009.03.03 5771
2905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7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