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01 13:27

갸냘픈

조회 수 825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갸냘픈


처서를 지나서도 이어지는 비와 무더위에 과연 가을이 올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이뤄지는 모양이다. 요 며칠 사이 높고 청명해진 하늘에는 비늘구름이 뜨고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길가에 가을꽃의 대명사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긴 줄기 끝에 달린 코스모스 꽃잎은 하나씩 볼 때는 단순하고 별로 인상적이지 않지만 무리 지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약한 코스모스의 자태를 묘사할 때 흔히 '갸날프다'란 표현을 쓴다. "키도 크고 목도 긴 그 여선생님의 갸날픈 모습을 뵐 때마다 코스모스가 떠올랐어요." "여리디여린 갸날픈 몸으로 하늘을 나는 양 제 몸 흔들어 가을 문 여는 네 모습이 참 곱기도 해라." 하지만 이때의 '갸날프다'는 '가냘프다'를 잘못 쓴 것이다. '가냘프다'는 '몹시 가늘고 연약하다'라는 뜻으로 '가녀리다'로 바꿔 써도 비슷한 의미가 된다.

'가냘프다'를 활용할 때도 "너무 가냘퍼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처럼 '가냘퍼'라고 쓰기 쉬운데 '가냘파'가 맞다. 일반적인 맞춤법 원칙은 '막다→막아' '돌다→돌아' '겪다→겪어'처럼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는 '-어'로 적는다. 그러나 '가냘프다, 바쁘다, 아프다, 고프다 ' 등은 '가냘퍼, 바뻐, 아퍼, 고퍼'가 아니라 '가냘파, 바빠, 아파, 고파' 를 바른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4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95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827
3084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1085
3083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910
3082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1189
3081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1097
308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1041
3079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996
3078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964
3077 옹알이 風文 2021.09.03 1304
3076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892
3075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1011
3074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1122
3073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風文 2020.07.20 2378
307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다르게 생각해야 '물건'이 보인다 風文 2020.07.19 2786
3071 사라진 아빠들 / 피빛 선동 風文 2020.07.19 2355
307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디어도 끈기다 風文 2020.07.19 2732
3069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風文 2020.07.18 2186
306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포도밭의 철학 風文 2020.07.17 2645
3067 '명문'이라는 이름 / 가족의 의미 風文 2020.07.16 2657
306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대기업은 싫습니다 風文 2020.07.15 2563
3065 포퓰리즘 / 특칭화의 문제 風文 2020.07.15 2290
306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들은 잡초처럼 키워라 風文 2020.07.14 2593
3063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風文 2020.07.14 22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