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7.23 10:33

시도하다

조회 수 855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시도하다

요즘 특이한 말버릇 가운데 하나가 '~을 시도하다'는 표현이다. 특히 축구 중계방송을 하면서 "역습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직접 슈팅을 시도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중거리 슛을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선수 교체를 시도해봄 직하다" 등처럼 '시도'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도(試圖)'는 한자어로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몇 번 시도한 끝에 겨우 성공했다" "이번 일은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 등과 같이 쓰인다. '시도'는 어려운 용어도 아니고 또 실제로 널리 쓰이는 말이라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남용하는 게 문제다.

"직접 슈팅을 시도했더라면~" "선수 교체를 시도해봄 직하다"에서는 '시도'가 아예 불필요한 말이다. '시도'가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다. "직접 슈팅을 했더라면~" "선수 교체를 해봄 직하다"로 충분하며, 오히려 이게 정확한 표현이다. "역습을 시도한다는~"은 "역습을 노린다는~"이 적절한 표현이다.

'시도하다'가 이처럼 남용되는 데는 영어를 배우면서 익숙해진 'try~'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어에서는 우리말의 '시도하다'에 해당하는 'try'가 '노력하다' '(실제로, 시험 삼아) 해 보다' '도전해 보다' 등 여러 가지 의미로 두루 쓰이고 있다. 그만큼 영어에서는 'try'의 사용 빈도가 높다.

'시도'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시도'라는 한자어를 섞어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말에 무언가 무게를 준다고 생각하거나 영어의 'try~'를 무의식적으로 흉내 낸 결과다. '시도'를 넣는다고 말의 품위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 남용해 온 탓에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 뿐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39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86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016
2048 무더위 바람의종 2009.08.29 5985
2047 무더위 바람의종 2010.07.09 7555
2046 무더위, 불볕더위 바람의종 2012.05.18 7422
2045 무데뽀 바람의종 2008.02.12 8697
2044 무데뽀, 나시, 기라성 바람의종 2008.07.29 6847
2043 무동태우다 바람의종 2007.05.09 8729
2042 무량대수 바람의종 2008.04.16 8151
2041 무료와 공짜 바람의종 2009.10.27 8737
2040 무릎노리 바람의종 2008.02.01 8708
2039 무색케, 도입케 / 무색게, 도입게 바람의종 2012.07.03 8607
2038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風文 2022.09.29 1178
2037 무적쇠·구즉이 바람의종 2008.07.01 6708
2036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625
2035 무진장 바람의종 2007.07.04 7302
2034 무크(지) 바람의종 2009.11.08 7489
2033 묵어 불어 바람의종 2009.07.14 6602
2032 묵음시롱 바람의종 2009.05.12 6323
2031 문어발 / 징크스 風文 2020.07.02 1850
2030 문외한 바람의종 2007.07.05 8679
2029 문장의 앞뒤 바람의종 2010.01.10 8211
2028 문진 바람의종 2009.08.07 7770
2027 문책과 인책 바람의종 2010.11.02 98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