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6.20 13:48

주워섬기다

조회 수 936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주워섬기다

"워낙 빠른 속도로 주워삼키는 그의 말을 쫓아가느라 나 역시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자기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철학자나 이론가의 이름을 주워삼기 일쑤인 사람들과 달리 유쾌하고 경쾌한 언어에 슬쩍슬쩍 자기가 얘기하고자 하는 이론을 스며 넣는 솜씨는 내게 그저 한없는 열등감을 안겨줄 뿐이다."

예문에서 보듯이 들은 대로 본 대로 이러저러한 말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는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주워삼키다' '주워삼다'는 바른 말이 아니다. 이런 뜻을 가진 올바른 단어는 '주워섬기다'이다. "그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수다스럽게 주워섬겼다" "그녀는 '신문.요구르트 배달, 접시 닦기, 쓰레기 수거, 건물 청소원, 웨이트리스, 심야다방 DJ…'로 한참 주워섬기다가 '당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 다만 호스티스만 빼고'라며 씁쓸하게 웃었다"처럼 사용된다.

'주워삼키다'를 '주워 삼키다'로 띄어 쓰면 말이 된다.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집는다는 의미의 '줍다'와 무엇을 입에 넣어 목구멍으로 넘긴다는 뜻의 '삼키다'를 함께 이를 때, 즉 "손님 중에는 감자튀김을 주워 삼키는 사람도 있었다" "모래알을 주워 삼키는 수탉들"처럼 쓰이기 때문이다.

'주워섬기다'와 '주워대다'는 비슷한 말 같지만 조금 다르다. '주워섬기다'는 들은 대로 본 대로 자기가 체험한 사실들을 죽 들어 늘어놓는 것이고, '주워대다'는 생각이나 논리가 없이 제멋대로 이 말 저 말을 한다는 뜻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7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21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347
2026 에누리 바람의종 2010.01.06 9398
2025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397
2024 미래를 나타내는 관형형 바람의종 2010.03.06 9394
2023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392
2022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385
2021 대장금②·신비 바람의종 2008.05.25 9384
2020 오음산과 오름 바람의종 2008.06.21 9370
2019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367
2018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363
2017 어머님 전 상서 바람의종 2012.01.23 9363
» 주워섬기다 바람의종 2012.06.20 9363
2015 새라새롭다 바람의종 2008.02.29 9361
2014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360
2013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360
2012 외골수, 외곬으로, 투성이여서 바람의종 2009.04.30 9358
2011 곤욕과 곤혹 바람의종 2010.04.30 9355
2010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352
2009 겸손해 하다 바람의종 2010.05.06 9351
2008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0.03.07 9349
2007 접미사 ‘-짜리’ 바람의종 2010.02.09 9339
2006 숙맥 바람의종 2010.05.30 9336
2005 딴죽걸다 바람의종 2008.01.03 93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