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주워섬기다
"워낙 빠른 속도로 주워삼키는 그의 말을 쫓아가느라 나 역시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자기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철학자나 이론가의 이름을 주워삼기 일쑤인 사람들과 달리 유쾌하고 경쾌한 언어에 슬쩍슬쩍 자기가 얘기하고자 하는 이론을 스며 넣는 솜씨는 내게 그저 한없는 열등감을 안겨줄 뿐이다."
예문에서 보듯이 들은 대로 본 대로 이러저러한 말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는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주워삼키다' '주워삼다'는 바른 말이 아니다. 이런 뜻을 가진 올바른 단어는 '주워섬기다'이다. "그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수다스럽게 주워섬겼다" "그녀는 '신문.요구르트 배달, 접시 닦기, 쓰레기 수거, 건물 청소원, 웨이트리스, 심야다방 DJ…'로 한참 주워섬기다가 '당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 다만 호스티스만 빼고'라며 씁쓸하게 웃었다"처럼 사용된다.
'주워삼키다'를 '주워 삼키다'로 띄어 쓰면 말이 된다.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집는다는 의미의 '줍다'와 무엇을 입에 넣어 목구멍으로 넘긴다는 뜻의 '삼키다'를 함께 이를 때, 즉 "손님 중에는 감자튀김을 주워 삼키는 사람도 있었다" "모래알을 주워 삼키는 수탉들"처럼 쓰이기 때문이다.
'주워섬기다'와 '주워대다'는 비슷한 말 같지만 조금 다르다. '주워섬기다'는 들은 대로 본 대로 자기가 체험한 사실들을 죽 들어 늘어놓는 것이고, '주워대다'는 생각이나 논리가 없이 제멋대로 이 말 저 말을 한다는 뜻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116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754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2631 |
2904 | 과욋돈 | 바람의종 | 2012.08.21 | 8883 |
2903 | 몸 달은 | 바람의종 | 2012.08.21 | 7035 |
2902 | 묫자리 / 묏자리 | 바람의종 | 2012.08.20 | 12314 |
2901 | 바람 | 바람의종 | 2012.08.20 | 9240 |
2900 | 가이없는 은혜 | 바람의종 | 2012.08.17 | 9002 |
2899 | 스포츠 중계 | 바람의종 | 2012.08.17 | 11570 |
2898 | 들어눕다 / 드러눕다, 들어내다 / 드러내다 | 바람의종 | 2012.08.16 | 20648 |
2897 | 애저녁에 / 애초에 | 바람의종 | 2012.08.16 | 14874 |
2896 |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 바람의종 | 2012.08.14 | 32674 |
2895 | 날개쭉지 | 바람의종 | 2012.08.14 | 10518 |
2894 | 뇌졸중 / 뇌졸증 | 바람의종 | 2012.08.13 | 11899 |
2893 | 마린보이 | 바람의종 | 2012.08.13 | 12232 |
2892 | 아언각비 | 바람의종 | 2012.08.13 | 11406 |
2891 | 불은 라면 | 바람의종 | 2012.08.01 | 8961 |
2890 | 갸냘픈 | 바람의종 | 2012.08.01 | 8134 |
2889 |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 바람의종 | 2012.07.27 | 13877 |
2888 | 깃 | 바람의종 | 2012.07.27 | 9215 |
2887 | 양수겹장 / 양수겸장 | 바람의종 | 2012.07.25 | 30402 |
2886 | 시도하다 | 바람의종 | 2012.07.23 | 8538 |
2885 | 해장 | 바람의종 | 2012.07.23 | 13296 |
2884 | 정계 / 정가 | 바람의종 | 2012.07.16 | 9322 |
2883 | 가능한 / 가능한 한 | 바람의종 | 2012.07.16 | 10293 |